축 문 소 고 ( 祝 文 小 考 )

 

상주문화원

부원장 금 중 현

 

1. 들어가며

 

이라는 글자를 사전에 아르기를 빌축, 축문축, 하례할축, 축읽을축, 축읽는사람축 이라고 풀어 놓았다. 아울러 이 글자를 파자(破字)하면 땅귀신기()자에 맏형()자를 조합하였는데 기()자의 형상은 제사상을 상징하는 T 자 모양 위에 희생(犧牲)을 얹어서 그 핏방울이 양쪽으로 떨어지는 형상을 두 점으로 표시한 글자이고 형()자는 벌린 입()과 꿀어 앉은 사람 인()자를 합한 글자로 제사 주제자를 의미하는 글자라고 한다.

축문(祝文)이라고 함은 제례(祭禮)에 신명(神明)에게 고()하는 글이라고 정의 하였다.

이것을 일반적으로 해석하면 가정의 기제사(忌祭祀)나 시제(時祭), 장의례(葬儀禮), 서원향사(書院享祀), 향교석전(鄕校釋奠) 똔는 특별한 행사의 고유제(告由祭)에 제례를 주관하는 맏이 주사자(主祀者) 즉 초헌관(初獻官)이 신위(神位)에 잔을 올리는 헌작(獻爵)시에 그 신명의 넋을 추모하고 그 덕망을 흠모하면서 당일 행공하는 뜻을 정성스런 마음으로 일러주는 일종의 추도문(追悼文)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의례 제향사(諸享祀)시에 축문을 읽는 그 시점이 가장 중심되는 시점이고 의례절목으로는 독축(讀祝)이라고한다.

축문이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것은 고려 말에 성리학이 들어오고 주자가례(朱子家禮)가 수용되면서 전래(傳來)되었고 그 후 조선조에 들어와서는 상류층의 사대부 뿐만아니라 국가(國家) 예제(禮制)에 있어서도 이를 표준으로 삼았다고 한다.

전통적인 축문의 형식은 순 한문으로 되어있어 현대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제향에 참여는 하였으되 독축하는 내용이 무슨 말인지 알지 못하고 그저 맹목적으로 읽고 듣는 일이 허다하다는 것을 부인 할 수 없다. 필자 또한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고백하면서 간혹 전통의례 행사에 참사(參祀)할 때마다 자괴감(自愧感)을 금할 수 없었다.

본고는 이와 같은 필자의 경험에 따라 필자 자신이 이에 대한 소양을 쌓고, 아울러서 주변에 관심 있는 분들과 함께 공부하는 기회로 하여 현대인들이 옛 문화를 이해하고 시대에 부응하는 바람직한 방안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서로 의견을 제시하고 나름대로 공약수를 찾아보자는 데 목적을 둔.

 

2. 축문의 기본 ; 상주향교 석전(釋奠) 축문을 중심으로

 

축문은 제례의 대상과 유형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나, 격식(格式)과 문구(文句)가 거의 고정되어있고 그 내용은 제례 행사의 연유를 언제, 누가, 누구에게, 무슨일로, 무엇에 대하여 정해진 차례형식에 따라 고()하니 흠향(歆饗)하시기 바란다는 줄거리로 이루어 졌다. 본고에서는 상주향교 금년 봄 석전(釋奠) 축문을 기본으로 하여 설명 자료로 삼고자한다. 그 이유는 관내 전통 제 의례 중에서 상주향교 춘추 석전제 의례가 가장 큰 행사이고 대 설위 향교로서 축문의 내용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 尙州鄕校釋奠祝文(상주향교석전축문)

 

檀君紀元四千三百四十八年歲次 乙未二月 乙未朔 初三日丁酉

尙州市長李廷白敢昭告于 大成至聖文聖王 伏以 道冠百王萬世宗師 玆値上丁 精禋是宜 謹以 牲幣醴齊 粢盛庶品 式陳明薦 以先師

兗國 復聖公 郕國 宗聖公

沂國 述聖公

鄒國 亞聖公

費公閔損 鄆公冉耕 薛公冉雍 齊公宰予 黎公端木賜 徐公冉求 衛公仲由 吳公 言偃 魏公卜商 穎川侯顓孫師 道國公濂溪周先生 豫國公明道程先生 洛國公伊 川程先生 新安伯康節邵先生 郿伯橫渠張先生 徽國公晦庵朱先生 弘儒侯氷雪 齊薛先生 文昌侯孤 雲崔先生 文成公晦軒安先生 文忠公圃隱鄭先生 文敬公寒暄 堂金先生 文獻公一蠹鄭先生 文正公靜庵趙先生 文元公晦齋李先生 文純公退溪 李先生 文正公河西金先生 文成公栗谷 李先生 文簡公牛溪成先生 文元公沙溪金 先生 文烈公重峰趙先生 文敬公愼獨齋金先生

文正公尤庵宋先生 文正公同春堂宋先生 文純公玄石朴先生

 

유 단군기원4348년 세차 을미 2월 을미삭 초3일 상주시장 이정백 감소고우대성지성 문선 왕 복이 도관백왕 만세종사 자치상정 정인시의 근이 성폐예제 자성서품 식진명천 이선사

연국복성공

성국종성공

기국술성공

추국아성공 배

비공민손 운공염경 설공염옹 제공재여 려공단목사 서공염구 위공중유 오공언언 위공복상 영 천후전손사 도국공염계주선생 예국공명도정선생 낙국공이천정선생 신안백강절소선생 미백횡 거장선생 휘국공회암주선생 홍유후빙설제설선생 문창후고운최선생 문성공회헌안선생 문충공 포은정선생 문경공한훤당김선생

 

문헌공일두정선생 문정공정암조선생 문원공회재이선생 문순공퇴계이선생 문정공하서김선생 문성공율곡이선생 문간공우계성선생 문원공사계김선생 문열공중봉조선생 문경공신독재김선생 문정공우암송선생 문정공동춘당송선생 문순공현석박선생 종상향

 

위 축문의 구문(句文)을 부분적으로 나누어 보면 대개 6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 행사의 시작을 알림

~ ; 언제 ,정확히 어느 해 어느 달 어느 날에

~ ; 어느 위치에 있는 누가 제향의 주사자(主祀者)로서

~ ; 누구에게

; 높이 숭상하여 받들어 오리오니

; 흠향하시옵소서

 

이와 같은 축문의 격식은 다른 축문에도 다를바 없다. 따라서 ~ , , , , ~ 항목의 문구는 통상적으로 정하여진 문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을미(乙未 2015)년 상주향교 춘향(春享) 석전(釋奠) 축문의 내용을 풀어 보기로한다.

 

. 상주향교 축문의 해의(解意)

() ; ‘이제라는 한문어조사로서 생각하건데,가다듬어,머뭇거림, ~ 라고 풀이한다.

자는 실사()자에 새추()자를 조합한 글자로 행사를 시작을 알리는 뜻으로도 통한다. 즉 행사를 진행하므로 새를 실로 묶어 둔 것과 같이 자유스럽지 못하드라도 정신을 차려서 행사에 집중하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 (); , 메다 받치다 굵은바줄

단군기원4348; 전통시대에는 당해연도 왕조의 연호를 기재하였으나 일제강점기 이후에 융희(隆熙)라는 왕조의 연호가 없어지고 단군기원을 쓰다가 근세에 와서는 서기 기원을 쓰므로 하여 자 다음에 한 글자를 띄워서 공란으로 두어 옛 연호를 묵인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향교 등 특별한 전통행사에는 단군 기원을 기재하고 있다.

歲次(세차) ; ‘이해를 맞이하여라는 뜻

乙未(을미)2; 당해 연도 육갑 간지(干支), 올해 4348(2015)년 을미년 2월 달에

乙未朔(을미삭) ; 행사당월의 초하룻날 일진(日辰)을 기재한다. 올해 상주향교 석전 행사 당월인 2월 초하루의 일진(日辰)이 을미(乙未)이다. 초하룻날 일진을 상고 하는 것은 행사 날자를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함이라는 설이다

· () ; 초하루 , 천자가 제후에게 나누어 주던 삭

상주시장 이정백 ; 주사자(主祀者) 즉 초헌관(初獻官)의 직위와 성명을 기명한다. 상주향교의 경우는 춘추석전(春秋釋奠)에 현임 상주시장과 향교전교(鄕校典校)를 봄과 가을에 각각 초헌관으로 행사하는 관례를 정함에 따라 금년 봄 석전에 초헌관인 이정백 시장을 기명한 것이다.

敢昭告于(감소고우) ; 오늘 이와같이 엄숙한 석전(釋奠) 행사에 감히 밝혀 고하나이다.

大成至聖文宣王(대성지성문선왕) ; 향교 대성전(大成殿)에 주벽(主壁)이신 공부자(孔夫子)를 말한다.

伏以(복이) ; 엎드려 겸손하게,

道冠百王 萬世宗師(도관백왕 만세종사) ; 유교(儒敎)를 창도(唱導)한 공부자의 도학(道學)은 이 세상에서 으뜸가는 이념이므로 도()로써 백왕에 으뜸이시고 만세(萬世)에 영원히 종사(宗師)로 받들어 이어 간다는 것을 뜻함.

玆値上丁(자치상정) ; 이 상정(上丁)의좋은 날에

精禋是宜(정인시의) ;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정결하고 정성을 드려서 제사지내는 것이 마땅합니다. · () ; 제사지낼 , 정성드려 제사지낼 인, 천제에게 제사지낼 인

일반적으로 축문의 내용 중에서 위 ~ 까지 4문구 16자로 하여 봉향위(奉享位)의 높고 빛나는 행적(行蹟)을 축약(縮約)한 천양문(闡揚文)이라 할 수 있다.

謹以(근이) ; 삼가 정성을 다하여

牲幣醴齊(생폐예제) ; 희생(犧牲)과 폐백(幣帛)그리고 석전에 드리는 예제(醴齊) 술 이라는 전문적인 용어로 다음과 같이 뜻을 풀어본다.

* 희생(犧牲) ; 천지종묘(天地宗廟) 제사에 드리는 살아있는 짐승을 이르는 말로 희()는 색이 순수한 것이고 생()은 살아있지만 길()함을 얻지 못해 죽이는 것을 뜻한다.

· () ; 희생 , 사랑하여 기르다. 소의 형상을 새긴 술그릇

· () ; 희생 , 통째로 제사에 쓰이는 소

* 폐백(幣帛) ; 임금에게 바치거나 제사 때 신에게 바치는 물건을 말하는데 향교석전이나 서원 향사 등에는 비단을 정성 드려 포장하여 바친다.

· () ; 비단 , 비단. 예물. · () ; 비단 , 비단

*예제(醴齊) ; 향교 석전에 3헌관(獻官)이 드리는 제주(祭酒) 술은 예제(醴齊), 앙제(盎齊), 청주(淸酒)라고 하여 그 품질과 이름이 각각 다르다.

· 예제(醴齊) ; 초헌관(初獻官)이 드리는 술을 말하는데 술이 약간 덜 되어 술 찌꺼기가 서로 어우러진 술을 말한다.

· () ; 단술 , 단술. 달다. 좋은 맛

· 앙제(盎齊) ; 아헌관(亞獻官)이 드리는 술로 술이 다 되어 총백색(蔥白色) 상태의 술을 말한다.

· ; 동이앙, 물동이 가득히 차다

· 청주(淸酒) ; 종헌관(終獻官)과 분헌관(分獻官)이 드리는 술로 겨울에 빚어서 여름에 익은 술이라고 한다.

 

()와 주()는 찹쌀과 누룩으로 빚은 술인데 주()는 맛이 진한 것으로 사람이 먹는 술이고 제()는 맛이 엷은 술로 제사에 드리는 술이다. 이밖에 제향에 드리는 것으로 명수(明水)와 현주(玄酒)라고 이름한 제주가 있다.

· 명수(明水) ; 그늘진곳 의 달빛 아래에서 이슬이 모인 물을 말하고

· 현주(玄酒) ; 태고 때에는 술이 없어서 물을 제주로 하였는데 뒤의 왕들이 옛것을 소중히 여겨 높여서 현주라고 이름 하였다고 한다.

粢盛庶品(자성서품) ; 여러 가지 제수를 정성스럽게 담아

· () ; 기장 , 곡식 자, ‘제사에 쓰이는 곡식’ · () ; 성할 , 담을 성 제상에 담은 음식

式陳明薦(식진명천) ; 법식에 따라 경건하고 정결하게 받들어 올리오니

· () ; 늘어놓을 , 벌려놓음. 진설(陳設) · () ; 천거할 , 드릴

以先師(이선사) ; 이어서 선사에게

~ ; 주벽이신 공자와 함께 배향(配享)한 안자(顔子), 증자(曾子), 자사(子思), 맹자(孟子)의 시호(諡號)를 지칭한 것으로 이 분들의 이력을 다음과 같이 표로 정리한다.

 

상주향교 배향(配享) 4 선사(先師)

번호

출신지역

시호(諡號)

()

()

()

이력약기(履歷略記)

兗國(연국)

復聖公(복성공)

()

()

자연(字淵)

공자 제자중에 일인자이고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전형(典型)

郕國(성국)

宗聖公(종성공)

()

()

자여(子與)

증점(曾點)의 아들로 공자의 초기제자이고 효경(孝經)을 찬술함

沂國(기국)

述聖公(술성공)

()

()

자사(子思)

공자의 손자이고

중용(中庸)을 찬술함

鄒國(추국)

亞聖公(아성공)

 

()

(

자거(子車)

맹자(孟子), 공자사상의 뒤를 이은 두 번째 성인이라고 함

* (), (), (), () ; 고대 중국 9()중에 4개주를 나라로() 높여 표기함

 

() ; 함께 나누어서, · 나눌 , 짝 배, 종사할 배, 아내 배

費公閔損(비공민손) ~ 潁川侯顓孫賜(영천후전손사)는 공문(孔門) 10()을 거명한바 그 약기이력(略記履歷)을 다음과 같이 표로 정리한다.

 

상주향교배향(配享)공문10(公門十哲)

시호(諡號)

성 휘(姓 諱)

()

이력약기(略記履歷)

費公(비공)

閔 損(민 손)

子騫(자건)

공근단정(恭謹端整)하고 심정(沈靜)하여 공자는 공의 덕행을 크게 칭찬하였다.

鄆公(운공)

冉 耕(염 경)

伯牛(백우)

공자가 노나라 사구(司寇)시에 중도(中都)의 재상이었다. 맹자는 성인의 전체를 갖추었다고하였다.

薛公(설공)

冉 雍(염 옹)

仲弓(중궁)

마음이 넓고 크며 중후하여 정치적 역량이 탁월하였다. 논어 옹야편에 공의 덕행이 실려있다.

齊公(제공)

宰 予(제 여)

子我(자아)

공자 열국 주유에 끝까지 동행하였고 언변에 뛰어났으며 외교에 재주가 있었다.

黎公(려공)

端木賜(단목사)

子貢(자공)

마음이 곧고 언변에 능하였으며 낙관적 이었다. 특별히 상업 활동에 재질이 뛰어났다.

徐公(서공)

冉 求(염 구)

子有(자유)

천성이 낙관 활발하였고 솔직 온화하였다 공자는 정사(政事)에 제 일인자로 지목하였다.

衛公(위공)

仲 由(중 유)

子路(자로)

강직 용맹하여 의를 숭상하였다. 정사에 탁월하였고 효도에 정려하였다.

吳公(오공)

言 偃(언 언)

子游(자유)

유가에서 주장하는 예악정치를 실천하였다. 공자 학단에 늦었지만 배움에 철저하였다.

魏公(위공)

卜 商(복 상)

子夏(자하)

일생을 청빈하게 지냈다. 문학에는 자하 라고 할 만큼 공자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穎川侯(영천후)

顓孫師(전손사)

子張(자장)

빈천한 출신으로 공자의 가르침을 항상 공경히 듣고 실천하였다.

道國公濂溪周先生(도국공염계주선생) ~ 徽國公晦庵朱先生(휘국공회암주선)은 중국 송조(宋朝) 6()으로 그 이력을 다음과 같이 표로 약기(略記).

 

상주향교 배향(配享) 송조6(宋朝六賢)

시호(諡號)

()

성 휘(姓 諱)

이력약기(履歷略記)

道國公(도국공)

濂溪(렴계)

周敦頤(주돈이)

북송 때 철학자로 북송5자중 한사람이다. 청빈 강직한 관료였으며 송대 성리학의 연원이었다.

豫國公(예국공)

明道(명도)

程 顥(정 호)

북송5자중한사람으로 주돈이를 사사하였다. 송대 유학정신을 철학적으로 발전시켰다.

洛國公(낙국공)

伊川(이천)

程 伊(정 이)

형 정호와 함께 주돈이로부터 성리학을 전수받아 송대성리학의 2정자로 이기이원론을 근본사상으로 하였다.

新安伯(신안백)

康節(강절)

邵 雍(소 옹)

북송5자로 우주만물의 발생 순서를 상수에 의해 연역하는 원리로서 선천학을 제창하였다.

郿 伯(미 백)

橫渠(횡거)

張 載(장 재)

북송5자의일원, 역경을 종주로 하고 중용을 목적으로 하는 독자적인 철학사상을 세웠다.

徽國公(휘국공)

晦庵(회암)

朱 熹(주 희)

남송의 유학자로 앞의 5현사를 이어 온 성리학을 집대성하여 방대한 사상체계로 하는 주자학을 창시하였다.

 

弘儒侯氷雪齊薛先生(홍유후빙설제설선생) ~ 文純公玄石朴先生(문순공현석박선생)은 우리나라 출신 18현사(賢師)로 그 이력을 다음과 같이 표로 약기한다.

 

 

 

상주향교 배향(配享)우리나라 출신 18현사(賢師)

왕조별

시호(諡號)

()

성휘(姓諱)

생몰(生沒)

이력약기(履歷略記)

신 라

弘儒侯

(홍유후)

氷雪齋

(빙설재)

薛 聰(설 총)

650~740

경덕왕시유학자, 이두창시,9경을 처음강론 유학이 발전계기

 

文昌侯

(문창후)

; 孤雲(고운)

崔致遠(최치원)

857~ ?

헌강왕시유학자 유,,도교를 융합3교조 화론전개.공자존숭

고 려

文成公

(문성공)

晦軒(회헌)

安 珦(안 향)

1243~1306

주자학최초도입 문교진흥을

위해 섬학전설치, 우주론적 이기보다 심성 수양론을 중시

 

文忠公

(문충공)

圃隱(포은)

鄭夢周(정몽주)

1337~1392

공양왕시성리학자,성균관대사성,주자가례사회윤리확립,동방유학의조종으로세칭함

조 선

文敬公

(문경공)

寒暄堂

(한훤당)

金宏弼(김굉필)

1454~1504

김종직문인,무오사화때사사,소학으로실천궁행에정려,수기치인근본원리견지,동방5현의일원

 

文獻公

(문헌공)

一蠹(일두)

鄭汝昌(정여창)

1450~1504

김종직문인, 갑자사화부관참시

, 리기2원론,인욕이천리를덮어악함이생성한다는선악천리론제창

 

文正公

(문정공)

정암(정암)

趙光祖(조광조)

1428~1519

김굉필문인,기묘사화로사사,조선도학파정착최초인물로왕도정치(지치주의)구현노력

 

文元公

(문원공)

晦齋(회재)

李彦迪(이언적)

1491~1553

청백리,좌찬성역임,양재역벽서사건연루강계유배,우주론과수양론을포괄하는사상견지

 

文純公

(문순공)

退溪(퇴계)

李 滉(이 황)

1501~1570

동방유학집대성,소수서원사액,주자서절요등성리학저술다수,거경궁리와리기2원론견지

 

文正公

(문정공)

河西(하서)

金麟厚(김인후)

1510~1560

김안국문인,퇴계와성균관동문수학,중용사상기반천명도를그림,주자학지도이념정착기여

 

文成公

(문성공)

栗谷(율곡)

李 珥(이 이)

1536~1548

어머니 신사임당 에게 글 배움, 모두9차례 과거장원, 격몽요결 등 저술 다수, 기호 학파의 연원

 

文簡公

(문간공)

牛溪(우계)

成 渾(성 혼)

1535~1598

율곡과 6년간 47정논쟁도의교, 임난광해군호종, 퇴계를 흠모사숙, 기발리승일도설견

,

 

文元公

(문원공)

沙溪(사계)

金長生(김장생)

1548~1631

율곡문인,청백리,조선예학의태두,주자학을기반한수신예실천

 

文烈公

(문열공)

重峯(중봉)

趙 憲(조 헌)

1544~1592

율곡문인,퇴계사숙,절의도학겸비학자,임난김산전투의병순국

 

文敬公

(문경공)

愼獨齋

(신독재)

金 集(김 집)

1547~1659

김장생의자,이조판서때효종과북벌계획,부친의예학연구발전

 

文正公

(문정공)

尤庵(우암)

宋時烈(송시열)

1607~1689

노론정파의영수, 율곡학통계

, 1,2차 예송으로 정계실각

 

文正公

(문정공)

同春堂

(동춘당)

宋浚吉(송준길)

1606~1672

율곡문인,정경세의사위,기발리승일도서학설견지,.에능함

 

文純公

(문순공)

玄石(현석)

朴世采(박세채)

1631~1695

김상헌문인,소론의영수,궁리.거경.역행에전념,

() ; 따라가서 · 좇을 · 좇다, 따르다, 다가서다, 시중들다, 모시다

() ; 바라옵건데, 두루두루 빠짐없이, · 숭상할 , 오히려 상, 바라건데, 높이다,

() ; 흠향(歆饗)하시옵소서

 

이상 축문의 내용을 종합하여 풀어보면

 

이제 단기4348년 을미 23일 춘계석전을 맞이하여 상주시장 이정백은 감히 밝혀 고 하나이다. 대성지성문선왕 이신 공자께서는 유교를 창도하시고 그 도로 하여금 이 세상에서 가장 으뜸가는 어른이시니 길이길이 만세토록 좋은 상정의 날을 맞아 깨끗하고 정성스런 마음으로 제사 지내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삼가 정성을 다하여 맛있는 고기와 술 그리고 좋은 선물을 정성스럽게 담아 법식에 따라 진설하여 경건하고 진실하게 받들어 올립니다. 이어서 선사들이신 안자, 증자, 자사, 맹자께서도 함께하시고 공문10, 송조6현 우리나라 현사18현께서도 같이 좇아서 흠향하시기 바랍니다.”

 

라고, 하는 문장이다.

 

향교는 모시는 성현(聖賢)의 위패수(位牌數) 에 따라서 대설위(大設位)로부터 중(),()설위로 구분하는데, 대설위 향교는 상주와 같이 관찰사가 재임하는 감영(監營) 고을에 두었다. 대설위의 전형(典型)은 공자와 배향위 4성인을 일컽는 5성현(聖賢)과 공문10, 송조6현 등 21위를 대성전(大成殿)에 모시고 대성전 아래 동서무(東西廡)에 중국현사 94, 우리나라 현사 18현을 각각 56위씩 나누어 모셔서 모두 133위의 위패를 봉안(奉安)하였다. 그러다가 8.15광복이 되고 1949년과 1961년도에 단행한 향교개혁에 따라서 동서무에 중국현사 94현의 위패는 매안(埋安)하고 현재는 5성위와 공문10, 송조6, 우리나라 현사 18현으로 모두 39현의 위패를 대성전에 승봉합사(陞奉合祠)하였다

 

3. 사례별(事例別) 축문(祝文)

 

축문은 행사의 류형에 따라 그 종류가 많고 사례별로 내용이 다르다.

축문의 류형을 크게 나누어 보면 먼저 가정의 기제사(忌祭祀) 축을 들 수 있고 묘제축(墓祭祝), 상례축(喪禮祝), 이장축(移葬祝), 석물(石物)의 입석축(立石祝), 가토(加土)시 개사초축(改莎草祝), 그리고 종묘사직(宗廟社稷)과 능묘제축(陵墓祭祝)), 서원(書院) 단소(壇所) 사당(祠堂)의 향사(享祀), 묘우(廟宇)에 각종 고유(告由), 기우제(祈雨祭), 시산제(始山祭), 개업고사(開業告辭), 마을 동제사축, 심지어 묘소에 화재나 수재를 당할 때 위안고사를 하는 축 등등 전통시대에는 신위(神位)를 대상으로 하는 의례(儀禮) 행사가 있을 경우에는 모두 축이 있었다. 현대에 와서도 일부전통가문의 제사와 서원, 단소, 사당의 행사에는 독축 절목을 반드시 행하고 있으며, 마을 동제(洞祭)나 기우제(祈雨祭) 그리고 대중들이 모이는 현대식 행사에서도 가끔씩 축문을 읽는 사례도 있다. 이와 같이 수많은 의례의 축문은 앞에서 거론한 상주향교 축문에서 예시한바와 같이 문안의 기본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하겠으나 사례별 경우에 따라서 그 내용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현대인들이 상식적으로 알아 둘 몇 가지 사례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 가정의 기제사(忌祭祀) 축문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부모 조상이 돌아가신 날에 기제사를 지낸다. 전통적인 기제사에서 3()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초헌관이 제주(술잔)를 올린 후에 축문을 읽는 독축(讀祝)의 의절(儀節)을 행한다. 이와 같은 의례는 세태가 변하면서 주사자 혼자 잔을 올리고 독축을 생략하는 이른바 무축단잔(無祝單盞)으로 행사하는 것으로 변하였다. 그러나 전통가문의 종가(宗家)에서나 예전 범절을 지키고자 하는 집에서는 제사에 독축 의례를 반드시 지키는 집들이 많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기제사에도 4대봉사의 경우 부모, 조부모, 증조부모, 고조부모 제사 때 마다 날자가 다르고 제사의 대상에 대한 주사자의 관계가 다른 만큼 축문에서도 몇 가지 문안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기제사 축문의 기본을 아버지 제사를 예시로 하여 다음과 같이 서술 한다

전통적 가정 기제사축문

歲次乙未九月壬戌朔十一日壬申孝子吉童 敢昭告于

顯考學生府君顯妣儒人豐壤趙氏歲序遷易諱日復臨追遠感時昊天 罔極謹以淸爵庶羞恭伸奠獻

유 세차 을미 9월임술삭 11일 효자 길동

감소고우

현고학생부군

현비유인풍양조씨 세서천역 휘일부림 추원감시 호천망극

근이 청작서수 공신전헌 상향

 

위 축문의 내용을 풀어보면,

~ , , , , 항은 앞에 상주향교 축문의 예와 같다. 다만 , , 항은 제사당일의 년 월 일 에 따라 다르고 항의 경우 아내에는 ()자를 쓰지 않고 아들에는 敢昭(감소) 자를 쓰지 않는다.

孝子(효자) ; 이때의 자는 조상의 제사를 이어가는 상속자라는 뜻으로 맏이효 자 또는 조상 제사 받들 효자라고도 한다. 본문은 아버지 제사의 경우인 만큼 효자라고 표기하지만 할아버지 이상은 孝孫(효손), 孝曾孫(효증손), 孝高孫(효고손), 으로 표기하고 맏아들이 아닐 경우는 효자를 빼고 자만 쓴다

吉童(길동) ; 주사자의 이름

顯考學生府君(현고학생부군) ; 하늘같이 높이 받드는 아버지시여 라고 풀어본다.

이 항에서 자는 아버지를 뜻하는 까닭에 할아버지 이상에는 祖考(조고), 曾祖考(증조고), 高祖考(고조고)로 표기하고 學生(학생)이라는 용어는 벼슬을 하지않은 일반 서민을 뜻하므로 덕망이나 관직의 품계 또는 직위에 따라 處士(처사), 郡守(군수), 경찰서장, 육군소장, 등등으로 표기한다. 그리고 아내, , 동생, 등등 사자(死者)에 따라서 문안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

顯妣儒人豐壤趙氏(현비유인풍양조씨) ; 자상하신 어머니시여, 아버지 제사에 내외분이 함께 하셔서, 라고 의역(意譯)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이항의 자 역연 어머니를 뜻하는 글자이니 만큼 할머니 이상에는 祖妣(조비), 曾祖妣(증조비), 高祖妣(고조비)로 표기하고 孺人(유인) 이라는 용어도 아버지에 學生 이라는 용어와 같은 격인만큼 고위(考位)의 덕망과 직위에 따른 적정한 용어를 표기하며 성씨는 어머니, 할머니의 성씨에 따라서 해당성씨를 표기한다.

아버지 제사에 어머니를 합사(合祀)하는 것에 대하여는 이설이 있기도 하나 대개 부부간에 정()으로 함께 모신다고 하는 것이 통설이다. 그리고 어머니 제사일 때는 항의 어머니를 먼저 쓰고 , 아버지를 쓰는 것이 합당하다.

歲序遷易(세서천역) ; 해가 바뀌어, 세월이 흘러,

諱日復臨(휘일부림) ; 아버지 돌아가신 날이 다시 돌아오니, 라는 뜻인데 아내와 동생이하 제사에는 亡日復至(망일복지)라고 하여 예사말을 쓴다.

追遠感時(추원감시) ;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생각이 사무쳐

昊天罔極(호천망극) ; 부모님의 은혜가 높고 넓은 하늘과 같습니다.

이 항목에서 할아버지 이상에는 不勝永慕(불승영모 ; 영원히 사모하는 마음 이길 수 없나이다.)라고 쓴다.

淸酌庶羞(청작서수) ; 맑은 술과 여러 가지 음식을 차려서,

恭伸奠獻(공신전헌) ; 공경을 다하여 제사를 올리오니,

이 항목에서 아내나 동생 이하에는 陳此奠儀(진차전의)라고 쓴다

 

이상 축문의 전체 내용을 풀어보면

이제 (올해) 을미년 911일에 맏아들 길동이는 감히 아버님과 어머님 영전에 고 하나이다. 어느 듯 세월이 흘러서 아버님께서 돌아가신 날이 다시 돌아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생각이 사무쳐 아버님의 은혜가 하늘과 같이 크고 넓어서 끝이 없아옵니다. 삼가 맑은 술과 여러 음식을 차려 공경을 다하여 제사를 드리오니 바라옵건데 흠향 하시옵소서

 

라는 문장이다.

 

. 묘제(墓祭)의 축문

 

농촌에 추수가 끝나면 조상 묘소에 묘사를 지낸다. 묘사는 시조(始祖)로부터 중시조 그리고 부모에 이르기 까지 윗대 묘소 전부 찾아 지냈지만 현대에 와서는 성묘(省墓)로 가름하는 집도 있다고 하나 시조(始祖)를 비릇하여 중시조(中始祖), 입향조(入鄕祖) 그리고 당대에 드러났던 현조(顯祖)에 대하여는 어느 집안이던지 행사를 하고 있는 것이 상례이다. 대체적인 묘제의 축문을 여기에 옮긴다.

 

維 歲次 乙未 十月壬辰朔 十七日戊申 0代孫00 敢昭告于

0代祖考 處士府君 氣序流易 時維仲秋 霜露旣降 瞻掃封塋 不勝感 慕 謹以

淸酌庶羞 祗薦歲事 尙饗

유 세차 을미 10월임진삭 17일무신 0대손00

감소고우

0대조고 처사부군

기서유역 시유중춘 상로기강 첨소봉영 불승감모 근이

청작서수 지천세사 상향

 

이제 을미년 1017일에 0대손 00는 삼가 0대 할아버님께 고합니다. 어느 듯 절기가 바뀌어 늦은 가을이 되니 찬 이슬이 내렸습니다. 이에 할아버님 묘역을 쓸고 봉분을 바라보면서 감동하고 사모하는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삼가 맑은 술과 음식을 차려 놓고 공경을 다하여 세사를 올리오니 바라옵건데 흠향하시옵소서

 

. 상례(喪禮)의 축문

 

전통의 의례(儀禮)에서는 사람이 운명하면 초상으로 부터 소상, 대상을 치루고 담제(禫祭)를 지내며 다시 길제(吉祭)에 이르기 까지 혜아릴 수 없을 만큼 여러 번 제사를 지내는데 일반적으로는 초상과 소, 대상 즉 삼년상(三年喪)에 드리는 예절을 상례 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 과정을 지나는 제사 절목마다에는 축문이 있는 것은 당연하고 그 내용이 각각 달라서 현대인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까다롭다. 현대에 와서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100일 탈상(脫喪)으로 변하였다가 최근에는 3일 탈상 내지 당일 묘지 현장에서 탈상하는 사례가 허다하다고 하니 급진적으로 변하는 세태를 누가 감히 막을 수 있으랴. 그렇다고 하드라도 부모를 잃은 자식으로서 최소한의 예를 갖춘다고 하면 100일 정도는 상주(喪主)로서의 처신을 분별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필자 자신의 개인적 생각이다. 이와 같은 필자의 견해에 따라서 본고에서는 부모의 100일 탈상 경우를 예로 한 의절(儀節)의 제례 축문을 살펴보기로 한다. 부모 이외 가족의 경우는 축문의 내용문 일부가 다를 뿐이지 형식은 같고 탈상 후에 담제나 길제의 축문은 전통을 지키는 전통씨족의 일부 가문을 제외하고는 이행하는 집이 없기 때문에 생략 한다.

 

1) 초상시(初喪時)

 

) 발인축(發靷祝)

발인은 영구(靈柩)가 장지로 떠날 때 간단한 제 의례시의 축문으로 다음과 같다.

 

今 遷柩就轝 敢告

靈輀旣駕 往卽幽宅 載陳遣禮

금 천구취여 감고

영이기가 왕즉유택 재진견례

 

앞의 문장은 영구(靈柩)를 상여나 영구차에 모시기 전에 알리는 축문이고 뒤의 문장은 영구를 실은 뒤에 행하는 축문인데 대개 영구를 실은 뒤에 합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축문을 풀어보면

 

이제 아버지(어머니)를 상여(영구차)에 모심을 고합니다.

아버지(어머니)를 모시고 곧 유택으로 가기 전에 애통 스러움에 보내드리는 예를 올리면서 영원히 하늘나라로 떠나심을 고하나이다.

 

라고, 하는 뜻이다.

 

) 묘 현지 산신축문(山神祝文)

 

묘 현장에 성분(成墳) 완료 후 주변의 적당한 장소에서 상주 가족 이외 타인이 산신에게 이 묘를 잘 보살펴 달라고 하는 뜻을 담은 제사로 다음과 같다.

維 歲次 乙未 十月朔壬辰 十七日戊申 儒學 000

敢昭告于

土地之神 今爲處士(學生及某官) 豐壤趙公 窆玆幽宅 神其保佑

俾無後艱 謹以 淸酌脯醢 祗薦于神 尙饗

유 세차 을미 1017일무신 유학 000

감소고우

토지지신 금위처사(학생급모관) 풍양조공 폄자유택 신기보우

비무후간 근이 청자포해 지천우 신 상향

 

을미년 1017일에 유학 000은 감히 고하나이다.

토지지신이여 이제 풍양조공의 묘를 마련하였으니 신께서 도우셔서 후일에 어려움 이 없도록 하여 주시옵기 맑은술과 포해로서 삼가 드리오니 흠향하시옵소서

) 평토고사축문(平土告辭祝文)

 

성분 후에 상주(喪主)가 묘전에 드리는 고사(告辭)로서 형체(形體) 즉 육신은 묘지에 두고 지금 부터는 신혼(神魂)을 모시고 집으로 떠난다는 것을 고하는 축문으로 반혼(返魂)의 의례 축문이다.

 

維 歲次 乙未 十月朔壬辰 十七日戊申 孤子000

敢昭告于

顯 考處士府君 形歸芚穸 神返室堂 魂帛仍存 伏惟尊靈

舍舊從新 是憑是依

유 세차 을미 10월삭임진 17일무신 고자 000

감소고우

현 고처사부군 형귀둔석 신반실당 혼백잉존 복유존령

사구종신 시빙시의

 

을미 1017일 아버지 없는 외로운 자식 000는 감히 아버지 영전에 고하나이.

하늘과 같이 높으신 아버지, 이제 아버지의 육신형체(肉身形體)는 묘소안 광중에 계시고 혼신(魂神)은 아버지가 게시던 집에 혼백으로 모시 고저 엎드려 아뢰오니 높으신 아버지 신영(神靈)께옵서는 살아 계시던 집과 새로 마련한 이 묘소를 의지하소서

 

라고 하는 문장인데 고자(孤子)라고 함은 아버지 상()에 쓰고 어머니 상에는 애자(哀子), 양 부모를 여이었을 때는 고애자(孤哀子)로 쓴다.

 

) 반혼고사축문(返魂告辭祝文)

 

혼신을 집으로 모시고 와서 드리는 의례의 축문이다

 

維 歲次 乙未 十月壬辰朔十七日戊申 孤子000

敢昭告于

顯 考處士府君 事畢奉安 禮當立主 拘於事勢 未能如禮 依具束帛

還安室堂 伏惟尊靈 是憑是依

유 세차 을미 10월임진삭17일무신 고자000

감소고우

현 고처사부군 사필봉안 례당입주 구어사세 미능여례 의구속백

환안실당 복유존령 시빙시의

 

을미년 1017일 아버지 없는 외로운 자식 000은 감히 아버지 영전에 고하나이.

하늘과 같이 높으신 아버지,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묘당에 신주로 모시는 것이 당연하나 사정이 허락되지 않아 예를 다 갖추지 못하여 혼백에 모시고 집에 돌아 왔습니다. 업드려 비옵건데 높으신 아버지 신령께서는 여기에 의지하여 주 시 옵소서

 

) 우제축문(虞祭祝文)

 

발인에서부터 반혼 까지 자손이 드렸던 의례는 제사가 아니고 혼령께 고하여 알려 드리는 고사(告辭)이고 우제(虞祭)는 초우(初虞)로부터 재우(再虞), 삼우(三虞)에 이르기 까지 집에서 행하는 제사의례(祭祀儀禮)이다. 전통에 따르면 대개 초우는 집에 돌아온 첫날 저녁에 드리고 재우, 삼우는 일진(日辰)을 가려서 날자를 정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초우 다음날을 재우로, 그 다음날을 삼우제로 행하는 것이 보편화 되었다.

우제축문은 날자와 초, , , 이라는 해당 글자만 다를 뿐이지 같은 문장이다.

 

維 歲次 乙未 十月壬辰朔 十七日戊申 孤子000

敢昭告于

顯 考處士府君 日月不居 奄及初虞 夙興夜處 哀慕不寧

謹以 淸酌庶羞 哀薦 尙饗

유 세차 을미 1017일임진삭 17일무신 고자000

감소고우

현 고처사부군 일월불거 엄급초우 숙흥야처 애모불령

근이 청작서수 애천 상향

 

이제 을미년 1017일에 아버지를 잃은 슬픈 아들 000은 삼가 아버님 영전에 고하나이다.

하늘과 같이 높으신 아버님 세월은 머물지 않고 흘러서 어느듯 초우가 되었습니다. 밤낮으로 슬프고 사모하는 마음에 편할 수가 없습니다. 삼가 맑은 술과 여러 가음식을 차려 애통 한마음으로 처음 제사의 예를 드리오니 흠향하시기 바라나이.

 

2) 탈상(脫喪)

 

앞에서도 밝힌바 있거니와 전통적으로는 우제(虞祭) 이후에도 졸곡(卒哭), 소상(小喪), 대상(大喪), 담제, 길제(吉祭), 등 여러 번의 제사에 따르는 축문이 각각 있으나 생략하고 시류의 변화에 따라 현대에 행하고 있는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기로 한다.

 

) 납골묘(納骨墓)봉안고사(奉安告辭)

 

납골묘 또는 납골당에 화장한 유골을 봉안 할 경우에 드리는 축문이다

 

維 歲次 乙未 十月壬辰朔 十七日戊申 孤子000

敢昭告于

顯 考處士府君 世俗變易 謹隨風潮 墓堂配享 事畢葬儀 伏惟尊靈 永 世是寧 謹以 酒果用伸 虔告謹告

유 세차 을미 10월임진삭 17일무신 고자000

감소고우

현 고처사부군 세속변역 근수풍조 묘당배향 사필장의 복유존령 영세시령

근이 주과용신 건고근고

 

하늘과 같이 높으신 아버님 세상풍속이 변하여 형편에 따라서 납골묘에 봉안 하 는 것으로 장례를 모두 마쳤습니다. 엎드려 비옵건데 영세토록 영민 하옵기 삼가 주과를 차려 경건하게 고하나이다.

 

) 수목장(樹木葬) 봉안고사(奉安告辭)

 

維 歲次 乙未 十月壬辰朔 十七日戊申 孤子000

敢昭告于

顯 考處士府君 今以茶毘 靈廟樹木 花蝶遊庭 自然相隣 昌平永世 謹以

酒果用伸 虔告謹告

유 세차 을미 10월 임진삭 17일 무신 고자000

감소고우

현 고처사부군 금이다비 령묘수목 화접유정 자연상린 창평영세 근이

주과용신 건고근고

 

하늘과 같이 높으신 아버님 오늘 화장으로 납골을 숲에 영묘를 모시고저 하오 니 꽃과 나비가 노는 정원에서 자연을 이웃하여 영민하소서 이에 삼가 주과를 차려 올려 경건하게 고하나이다.

 

) 일년, 100, 3, 등 탈상(脫喪)

 

維 歲次 乙未 十月壬辰朔 十七日戊申 孤子000

敢昭告于

顯 考處士府君 日月不居 奄及** 夙興夜處 哀慕不寧 三年奉喪 於 禮至當

事勢不逮 魂歸墳墓 謹以 淸酌庶羞 哀薦祥事 尙饗

** ; 朞年(1), 百日(100), 參日 등 합당한 문구를 삽입함

유 세차 을미 10월임진삭 17일무신 고자000

감소고우

현 고처사부군 일월불거 엄급** 숙흥야처 애모불령 삼년봉상 어례지당

사세불체 혼귀분묘 근이 청작서수 애천상사 상향

 

하늘과 같이 높으신 아버님, 세월이 흘러 아버님 돌아가신지 어느듯 (일년, 백일, 삼일)이 지나는 동안 밤낮으로 사모하는 마음으로 마음 편하지 못하였습니다. 마 땅히 삼년을 봉상하여야 하오나 세속에 따라 상복을 벗 고저 하오니 영혼은 묘소 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이에

삼가 맑은 술과 여러 가지 음식을 차려 슬픈 마음으로 상사를 드리오니 흠향 하 시옵소서

 

. 서원(書院)의 축() ; 도남서원의 축문을 중심으로

 

서원은 일생동안 유교 도덕적으로 훌륭한 행적을 남겼던 선현(先賢)의 위폐를 모시고 살아있는 사람들이 길이 본을 받고자 하는 수도교학(修道敎學)의 장()이다. 서원에서도 향교와 같이 봄, 가을 또는 일년에 한 차례 엄격하고 까다로운 절차에 따른 향사(享祀)를 봉행하는데 여기에도 독축(讀祝)의 시점이 가장 핵심적 의례라고 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서원 축문의 예를 편의상 상주의 대표서원이라고 할 수 있는 도남서원의 축문을 들어보기로 한다. 서원의 축문은 대개 모셔진 선현 각위별(各位別)로 생시에 높은 도덕적 행적을 축약(縮約)한 문장으로 구성 되어 있어 도남서원 역연 창설당시에는 문충공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를 비롯한 5현사(賢士) 각각 축문이 있었다. 그러다가 1617(광해9) 소재(蘇齋) 노수신(盧守愼)을 추배(追配)하면서 5현 각위의 축문을 하나로 단일화 하였다. 도남서원의 축문을 상고하기로 한다.

 

1) 창설당시 봉향 5현 각위 축문의 본문(本文)

 

0.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倡明絶學 吾道始東 不有先覺 孰開後蒙

창명절학 오도시동 불유선각 숙개후몽

절학(儒學)을 밝히고 인도하여 우리의 도(儒道)를 동방에 시작 하셨도다.

선각이(포은을 지칭) 아니시면 누가 몽매한 후학을 열어 주었으리까

 

0. 한훤당(寒暄堂) 김굉필(金宏弼)

 

先立乎大 蹈繩循墨 篤信好學 殞不迷側

선립호대 도승순묵 독신호학 운불미측

 

먼저 대도를 세우시고 승묵(法度)에 따라 행하셨나이다.

독실하게 믿으시고 학문을 좋아하여 운명시 까지 원칙을 지키셨도다.

 

0. 일두(一蠹) 정여창(鄭汝昌)

心存思道 務在踐實 持敬之功 夷險若一

심존사도 무재천실 지경지공 이험약일

 

마음은 도를 생각하는데 있었고 힘쓰는 것은 실천에 있으셨도다.

공경으로 지신한 공은 편하거나 험하여도 한결 같으셨다.

 

0.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

 

居敬精義 緝熙日新 立言垂範 惠我後人

거경정의 집희일신 입언수범 혜아후인

 

공경하게 살고 의리에 정통하여 덕화의 빛이 날로 새로워 졌더이다.

말씀으로 모범을 보여 후세에 은혜를 베풀었나이다.

 

0. 퇴계(退溪) 이 황(李 滉)

 

敬義成德 禮樂在躬 博約之學 繼開之功

경의성덕 예악재궁 박약지학 계개지공

 

공경과 의리로 덕을 이루셨고 예악을 몸에 지니 셨도다.

박학과 약례의 학문을 펴셨고 유학을 계승하고 개발한 공이 크셨습니다.

 

2) 축문 5을 하나로 하다. - 1635 (인조13)

 

維天佑文 維地炳靈 旣偈于始 亦集厥成 儒鐸迭振 紹往開後

유천우문 유지병령 기게우시 역집궐성 유탁질진 소왕개후

 

하늘은 사문(斯文)을 도우시고 땅은 정령(精靈)을 빛내시어 비로소 번성 하옵고 또한 그 거룩하신 덕을 모았소이다. 유도의 경계를 갈아들며 떨치시어 전현(前賢)의 뜻을 글로 이어받아 후학을 열어 장려하셨나이다.

 

축문은 대개 위 5선생 각위 축문과 같이 4문단 16자로 구성하는 것이 상례인데 5위의 축문을 하나로 하는 합축문(合祝文)6문단 24글자로 하였다는 것은 특별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도남서원에는 주벽(主壁) 5()을 봉향(奉享)한 이후 소재(蘇齋) 노수신(盧守愼), 서애(西厓) 류성용(柳成龍), 우복(愚伏) 정경세(鄭經世), 창석(蒼石) 이 준(李 埈)을 추배(追配) 하였는데 추배 4현사에 대한 축문은 없고 앞에 향교 문항에서 거론한바와 같이 배식상향(配食尙饗)으로 행사한다.

 

. 마을 민간신앙(民間信仰) 제의(祭儀)의 축문(祝文)

 

전통시대에는 마을의 민간신앙으로서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여러 가지 제사의례가 있었다. 제사의 종류를 열거해 보면 성주제(聖主祭), 조왕제(竈王祭), 삼신제(三神祭), 등 가신제(家神祭)를 비롯하여 산신제(山神祭), 서낭제, 동구제(洞口祭), 정주제(井主祭), 보제(洑祭), 등등 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대상에는 거의 제사를 지내고 제사에는 반드시 축문이 있었다. 본고에서는 상주시 화북면의 민간신앙 제의 사례 몇 가지를 들어보기로 한다.

 

1) 조왕제(竈王祭) 축문(祝文)

 

조왕제는 불()의 신으로서 부엌을 다스리는 주부를 보호하는 신으로 부엌의 솥 뒤나 부뚜막에 흙으로 조그마한 단()을 만들고 제를 올리는 의례이다. 조왕제 축문의 예를 여기에 옮긴다.

 

國有社稷 民有城隍 人各有戴 家有窕王 窕王御位 屋留中央 政我 一家

黜災納祥 疾病斯遠 擧室安康 歲熟農功 倉凜收藏 凡於獸畜 角成羽翔

蒙恩至大 俾也敢忘 視往知來 恃無恐慌 歲一薦誠 吉辰復陽 庶羞雖薄

紙幣丹香 窕王肯顧 歆此崇觴 神安主吉 於萬年長

국유사직 민유성황 인각유대 가유조왕 조왕어위 옥류중앙 정아일가

출재납상 질병사원 거실안강 세숙농공 창름수장 범어수축 정성우상

몽은지대 비야감망 시왕지래 시무공황 세일천성 길진복양 서수수박

지폐단향 조왕긍고 흠차숭상 신안주길 어만년장

 

나라에는 사직이 있고 백성에게는 성황이 있다. 사람은 각기 믿음과 받드는 곳이 있 으니 집에는 조왕이 계시도다. 조왕께서 우리집 용마루에 자리하고 계셔서 우리 집 을 다스리도다. 재앙은 물리치고 길상은 드리시와 질병은 멀게 하여 온 가족이 편안 하고 농사는 풍년들어 창고에 가득하도다. 기르는 가축도 잘도 크고 있으니 이렇게 입은 큰 은혜 어찌 감히 잊으리까. 지난일 보아 올 일 알겠사와 믿어 두려움 없도다. 일년에 한 차례 드리는 정성 좋은날 동지달 초하루 날 이외다. 차린 것이 박하와 백 지 폐백과 붉은 향 불 뿐이오나 조왕께서 기꺼이 돌보시와 올리는 술잔 흠향 하소서 조왕신 평안하시고 주인 좋은 일 많아서 길이길이 함께하사이다.

 

위 축문의 내용을 보면 소원이라기보다 은혜를 드러낸 것이며 그 욕망은 고작 가족의 건강, 농사의 풍년, 가축의 성장 등으로 소박하고 단조로운 백성의 심성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2) 마을 산신제(山神祭)

 

산신제의 제신(祭神)은 산 그 자체를 산신으로 믿으며 외경(畏敬)하는 신격으로서 산을 의지하고 사는 부락민들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을 영위 하도록 기원하는 민간신앙으로서 이른바 산신령이라고 하여 호랑이를 신격화하고 옛 적에 흔히 있었던 호랑이로부터 화를 입지 않도록 하는 제사 의식으로 변하기도 하였다. 본고에서는 우리시 화북면 용유리 병천마을 산신제 축문을 예로 한다.

 

병천(甁泉)마을 산신제 축문

 

山皇大神位前

除避禍厄 維光維榮 極降百福 極消萬殃 於萬斯年 居人信仰 歲歲年年

修德無窮 旣受大德 豈曰疎外 月更歲新 敢齋沐浴 謹以酒果 至誠感祝

好好春風 人人和氣 六畜繁盛 百穀豊穰 虎狼猛獸 逐出遠方 盜賊亂類

莫敢仰敬 時病惡疾 一切消滅 殃消福惠 維其所願 特下慈悲 以護以愛 格斯

산황대신위전

제피화액 유광유영 극강백복 극소만앙 어만사년 거인신앙 세세년년

수덕무궁 기수대덕 기왈소외 월경세신 감재목욕 근이주과 지성감축

호호춘풍 인인화기 육축번성 백곡풍양 호랑맹수 축출원방 도적란류

막감앙경 시병악질 일절소멸 앙소복혜 유기소원 특하자비 이호이애 격사

 

산황대신위시여 화액을 피하게 해주시어 광영을 비옵니다. 지극하게 백복을 내려주시고 지극하게 만가지제 앙을 없애 주시기를 오래도록 터 잡아 살고 있 는 마을 사람들은 우러러 믿습니다. 세세 년 년이 무궁하게 닦으신 덕으로 이미 큰 덕을 받았으니 어찌 소외 하시리까

새해를 맞이하여 목욕재계하고 삼가 주과를 차려놓고 지성으로 감축하오니 호 호 춘풍에 마을 사람 모두가 화기가 가득하고 가축들이 번성하며 백곡이 풍성 하고 호랑이와 사나운 맹수들을 먼 곳으로 쫓아 버리시며 도적이나 난류들이 없도록 해주시고 돌림병이 일체 소멸되어 재앙이 없고 복이 있도록 특별한 자 비를 내려 주시기를 소원 하오니 사랑으로 보호해 주시옵소서

 

3) 마을 동신제(洞神祭) 축문

 

마을 동신제는 동고사(洞告祀), 동구제(洞口祭), 동제(洞祭), 골맥이제, 등 여러 이름으로 불러지는데 앞의 2)항 산신제를 포함하여 부르기도 한다. 동신제는 마을로 들어가는 진입 부분의 지형이 허()하다는 관념적 의식에서 나무나 돌을 쌓아 방어적 시설을 하여 신격화 하고 매년 제사를 올리는데 우리시 화북면 입석리 회룡마을의 축문을 예로 한다.

 

回龍土地之神

維天鐘氣 司地屬民 配于皇天 保斯里巷 靑華淑氣 回龍呈祥 神明所佑

異怪遁藏 至頑知敬 精潔修湮 比端生祥 降祉滌惡 拜奠酒牲 詭焚香越

從有持挾 敢望丕錫 癘疾不入 文明大闡 咸應斯到 六畜滋盛 齊務大本

均等檣事 高築石凜 獻盛循同 星月曜明 天地開除 鑑期格斯 虔告謹告

회룡토지지신

유천종기 사지속민 배우황천 보사리항 청화숙기 회룡정상 신명소우

이괴둔장 지완지경 정결수인 비단생상 강지척악 배전주생 궤분향월

종유지협 감망비석 여질불입 문명대천 함응사도 육축자성 제무대본

균등장사 고축석름 헌성순동 성월요명 천지개제 감기격사 건고근고

 

오직 하느님만이 기운을 북돋우시고 땅에서 우리 백성을 보살 피시니이다.

천황봉에서 우리 마을을 보우하시고 청화산 맑은 기운은 우리 회룡동 마을에 상서 러움을 내려 주시이다. 영명하신 동신의 도움으로 괴이하고 나쁜 것들은 숨겨 감추 게 하여 주시기를 지극한 공경으로 정결하게 제사를 수행하오니 바르게 상서러움이 생기고 악을 말끔히 씻어 복을 내려 주시기를 바라면서 엎드려 술과 고기를 드리고 꿇어앉아 향불을 피우나이다. 이에 쫓아 의지하여 감히 나쁜 돌림병이 들지 못하게 큰 하사를 주시고 문명이 크게 천양하여 모두 우리 마을에 이르러 응하도록 비나이 다. 집에 기르는 가축이 잘 자라고 모두가 농사의 근본 됨에 힘써서 고루고루 곡식 이 잘 되어서 곡식더미가 높게 쌓이도록 해 주시기를 바라면서 다 같이 담아 드리오니 별님과 달님의 밝은 빛으로 천지를 열어 여기에 살펴 주시기를 경건히 고 하나이다.

4) 기우제(祈雨祭) 축문(祝文)

기우제는 가뭄이 극심 할 때 비를 내리도록 기원하는 제사로 우제(雨祭), 천제(天祭), 무제라고도 한다. 상주에서 대표적 기우제는 갑장산 용지터(龍淵)에서 행공한 축문을 예로 하거니와 이 축문은 조선말기 영조 년간으로 추정하는 시기에 당시 상주목사가 주관하였던 기우제에 식산 이만부(李滿敷) 대신하여 지은 축문이다.

 

告 淵嶽山 代牧伯 作 息山 李萬敷

有墮維南 華息怪物 庪縣在典 流潤洞澈 金受土功 乃蘊膏澤 胡孽以然

冥化或惑 旣鼓乍霂 淰雲卷飇 我耨而兆 我苗而焦 偏謁浸砠 昭鑑斯邈

丘民麗瘵 惟祈神赫 肹蠁潔精 代衆敢浼 無慳霈霈 上輔眞宰

고 연악산 대목백 작 식산 이만부

유타유남 화식괴물 기현재전 류윤동철 금수토공 내온고택 호얼이연

명화혹혹 기고사목 념운권표 아누이조 아묘이초 편알침저 소감사막

구민려채 유기신혁 힐항결정 대중감매 무간패패 상보진재

 

첨예한 산이 남방에 서 있고 기괴한 물건들이 모여 살고 있도다. 산제 올리는 법이 있어 만물이 윤택하고 만사가 형통하도다. 금 생 토 오행이 이따라 금이 토의 공을 받으니 마침내 기름지고 윤택함이 쌓이도다. 어찌 요물의 해가 미쳐 이럴 것이랴. 신령의 조화가 혹시 변한 것이로세 이미 신문에 고하여 잠깐 비가 내리더니 비 구 름 걷히고 불바람만 부는구나. 밭에 김매고자 하나 생각도 못하고 곡식 싹은 아예 타 버렸도다. 알현하여 기원하기에도 난관이 많아오니 존신의 밝은 보살핌 멀어졌 소이다. 고을의 백성들이 허로(虛勞)병에 걸려서는 오직 산신의 빛나는 공덕에 기 도 드립니다. 풍성하고 정결한 제수로 여러 사람들을 대신하여 감히 기원 드리오니 단비를 아끼지 마시고 상천 (上天)의 도움 얻어 풍우를 맡아 농사 잘 되게 해 주소

 

5) 시산제(始山祭) 축문

 

현대인들의 등산 레저 문화가 확산 되면서 등산단체에서 첫해 처음으로 단체 등산을 하는 날에 산신에게 올리는 제의례에 전통적 축문의 예시이다.

 

泰山之神 伏以

素好看山 竝愛自然 肢體鍛鍊 心身修養 登高攀壁 不辭險埈 伏惟 尊神

庶鑑微衷 寧加保裕 以安山行 謹以 酒果 敬伸尊獻 尙饗

태산지신 복이

소호간산 병애자연 지체단련 심신수양 등고반벽 불사험준 복유 존신

서감미충 령가보유 이안산행 근이 주과 경신존헌 상향

 

태산지신께 엎드려 고하노니 산을 좋아하고 자연을 사랑하며 몸을 단련하여 심신 을 수양하며 높은 암벽을 오르고 험준한 곳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신령님께 엎드 려 비오니 너그럽게 살펴 주시고 돌보아주시어 올 한해 무사히 산행을 할 수 있도 록 도와주시기를 빌면서 작은 정성으로 술과 과일을 차려 올리오니 흠향하시 옵소

 

이상 현대인들이 접하고 있는 몇 가지 제의례 축문의 예를 들어 보았다. 이밖에도 묘의 면례(緬禮), 묘에 석물(石物)입석(立石), 각종 건물 낙성식. 건물상량고사, 등등 의례행사 행위마다 축문이 있으니 이루 혜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고 할 수 있다

 

4. 전통축문의 형식과 독축(讀祝)

. 축문의 형식

 

전통축문의 형식은 제의례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다르다 하겠으나 일반적으로 .가로 24cm세로36cm 정도 또는 16절 정도의 한지(韓紙)에 세로로 하여 작성하는데 아래 위 균형을 맞추어 제를 올리는 대상을 표기하는 줄의 첫 글자와 마지막 ()’자는 다른 줄의 첫 글자보다 한자 높여서 쓰는 것이 상례이다. 축문의 글씨는 반듯한 해자(諧字)로 정성을 드려 붓으로 쓰는 것이 원칙이나 현대에 와서는 컴퓨터에 서식을 입력 해 놓고 가변성이 있는 부분에 적합한 어구를 삽입하여 편리를 도모 하는 사례도 있다고 하나 편리성 보다는 엄숙한 제 의례를 봉행하는 특수한 분위기에 따라서 원칙대로 여행(勵行)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참고로 도남서원의 축문을 예로하여 별첨한다.

 

. 축문의 독축(讀祝)

 

글자 그대로 제청(祭廳)에서 축문을 읽는 것을 둑축이라고 한다.

고전(古傳)에 이르기를

 

太高不可 太低亦不可也 假聲亦不可也 只讀 如泣如訴 如怨如慕也

태고불가 태저역불가야 가성역불가야 지독 여읍여소 여원여모야

 

너무 큰 소리로 해도 안되고 그렇다고 너무 작은 소리로 해도 안된다. 일부러 필요 없 는 소리를 내도 안되니 다만 읍조려 호소하는 듯 원망하고 사모 하는 듯이 읽어야 한

 

라고, 하였으니 조상신위(祖上神位)를 생각하는 간절하고 애절한 마음으로 흐느끼며 읍조리 듯 조상에 대한 죄스러움으로 하소연 하듯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필자의 과문한 탓으로 완벽한 고저음절(高低音節)과 박자에 맞는 독축의 전형(典型)을 보지 못하였으나 현대인들이 신문을 읽듯 하면 안되겠지만 제의례 라는 특수성에 맞추어 문단(文段)마다 띄워서 참사자 들이 살짝 알아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엄숙하게 읽어 내려가면 무난한 독축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문단마다 적절하게 띄우고 적절한 고저 음절에 따라 읽는다고 하는 것은 먼저 그 축문의 내용을 알아야 하는 전제하에서 가능한 만큼 축 읽는 사람이 먼저 해당 축문에 대한 내용을 공부하여야 할 문제라고 본다. 축 읽는 축관(祝官)의 자리 위치는 신위(神位)에 술잔을 올리고 정중히 꿀어 앉은 헌관(獻官)의 왼쪽편에 공손히 끓어 앉는 자세로 하는 것이 상례이다. 독축을 할 때 헌관과 축관 이외 다른 참사자 들의 자세에 대하여는 간혹 논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앞에서도 언급 하였지만 제사에 가장 중심되는 시점은 독축을 하는 그 시점이기 때문에 필자의 사견으로는 독축을 할 때 참사자 모두는 국궁(鞠躬)의 자세로 몸을 굽혀 엄숙하고 정중함을 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 하는데 일부 가문에서는 헌관과 축관 이외는 그대로 서 있어도 무방하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

 

5. 전통 축문의 현대적 개선(改善)

 

모든 제사의 축문에 대하여는 그 성격과 중요성을 이미 밝힌바 있거니와, 서두에 지적한 바와 같이 순 한문으로 된 축문에 대한 이해도는 무의미 할 정도로 맹목적이라는 것이 필자의 솔직한 생각이다. 그 원인은 급격한 세태의 변화로 제사에 대한 의식이 크게 변한 까닭이라고 하겠지만 제의례를 주관하는 사람들이 시대에 부응하여 참사자를 깨우치는 노력이 부족한 면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몇 가지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저 한다.

 

첫째 향교나 서원 그리고 조상의 시조, 중시조, 마을 동제사 등 대중이 모여서 행사하는 제사에는 제의례를 주관하는 집례나 축관이 행사 전에 축문의 내용을 알려주거나 한문 내용을 우리말로 해석한 것을 인쇄 고지하여 참사자로 하여금 이해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같은 내용을 행사 때마다 반복한다는 것이 어쩌면 수다한 점이 있다 하겠으나 축문에 대한 이해도를 획기적으로 높이자는 뜻에서 당분간 수년 동안은 이어 가는 것이 바람직 하지 않을까 한다. 아울러서 독축 시에는 참사자 모두가 경건하게 국궁(鞠躬)한다는 것을 알리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고 본다.

 

둘째 제사는 죽은 부모 조상과 살아있는 자손간 대화의 시간이라고 한다. 가정의 기제사와 묘사는 가족적 분위기에서 오손도손 살아 있는 가족 간에 길사(吉祀)이요 대화의 장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그러한 관점에서 축문의 원리를 생각해보면 한 해 동안 있었던 가정사를 죽은 부모 조상에게 보고(報告)하면서 좋은 일은 함께 기뻐하고 잘 못한 일은 반성하여 앞으로 고쳐 나가 화합하자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축문의 내용을 이 뜻에 맞추어서 현대식으로 글을 지어 낭독한다는 어떤 유력자의 tv 강연을 듣고 그야말로 본받을 만한 사례로 공감 한 바 있다. 이글이 바로 축문이요 먼저 간 사자(死者)에게 올리는 보고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때 글 짓는 사람은 참사자 누구라도 할 수 있다고 보고, 글의 형식이나 내용이 화려하거나 기교가 부족하여도 허물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 테면 사랑받던 어린 초등학생 손자가 할아버지 에게 드리는 편지글이나 동시(童詩)도 무방하고 글 잘하는 자손들의 차원 높은 문장은 더욱 좋은 축문이라고 본다. 나아가 이와 같은 글을 계속 모으게 되면 한 가정의 가족사가 될 것이요, 한 문중의 역사로 발전 할 것이다. 급변하는 세태에 따라 집안에 모든 제사를 한 번에 지내거나 내외분을 한날에 지내는 집안이 있다고 하는데 이와 같은 제의례의 축문은 정통한 전통적 형식이 있을수 없는 만큼 이에 적정한 문안을 마련하여 행사 할 수밖에 없다.

 

셋째 상례에서는 제한된 기간에 여러 절차를 거치면서 경황없이 지낼 수밖에 없는 형편에서 옛 절차를 그대로 한다는 것이 현대인들로서는 참으로 어려운 실정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세태의 변화에 따라서 대폭적으로 간소화 되었다고 하지만 축문의 내용은 한문 그대로를 낭독하지만 그 내용이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것이 허다하다.

따라서 앞의 상례 조목에서 서술한바 전통 축문을 낭독하되 풀어 해석한 내용의 요지를 알아듣기 쉬운 말로 고()하는 것을 병행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를 테면 발인 시에는 아버지 또는 할머니 이제 천년 만년집 인 묘소 자리로 떠납니다.”

라고 한다든지 평토 고유시는 아버지 이제 아버지의 육신은 천년만년 집 땅속 광중에 모시고 아버지 혼령은 아버지가 살아오시던 집으로 모시고자 하오니 함께 동행하시기 바랍니다.” 라고 고 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넷째 조왕제는 전통시대 민가 주택에서 하던 특별한 민속제로서 아파트 생활을 하는 현대인에게는 있을 수도 없고 농촌 가정에서도 없어진지 오래되어 거론을 생략하고 한발시에 현대에서도 간혹 있는 기우제나 현대인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등산 클럽에서 년차 한차례 행사하는 시산제의 경우는 이해하기 어려운 한문 문장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쉬운 한글로 하여 격에 맞는 문안의 축문으로 행사 하는 것이 옳은 처사라고 생각한다.

 

다섯째 이밖에 묘소에 비석을 입석 하거나 면례(緬禮)이장을 하는 의례의 축문은 가급적 전통의례 전고(典故)에 따르는 것이 옳다고 보겠으나 이 또한 어려운 한문 문장보다 한글로 하여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여섯째 불교식으로 절에서 제사를 지내거나 기독교식 추도식으로 제사의 형식을 가름 한다고 하면 해당 종교 의식 그 자체로 축문은 생략한다.

 

6. 맺음글

 

세태는 급격하게 변하였고 앞으로 더 빠르게 변하여 제사 자체의 존속에 회의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고도 하지만, 수백년동안 이어져 온 민족적 전통이 어떤 형태로던 이어져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까지는 대체적인 생각이라고 본다. 이에 따라 향교나 서원 그리고 일부 유교적 전통 가정에서는 옛 제사 의례를 그대로 지키고 있으며 일부이기는 하지만 마을 동제사나 기타 민속적 제의례를 예전대로 이어오는 곳을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들은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형법에 제사 방해죄라는 조항이 있다고 하는데 이러한 조항이 있다는 자체가 아직까지는 제도상에서도 제사를 인정하는 것이 아닌가한다.

제사에는 어떤 형태이던지 제의례의 격에 따르는 축문이 있어왔고 반드시 필요한 제의례 조목이라는 점을 이해하면서 지금까지 향교의 석전의례를 위시하여 서원의 향사, 가정의 기제사와 상례, 그리고 마을의 민간신앙에서 행사하는 몇 가지 제의례에 대한 축문의 내용을 살펴보고 어려운 한문 문장으로 된 축문으로 하여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을 현대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 해 보았다.

축문의 사례는 제사의 종류에 따라서 각각 다를 수 있는 만큼 모든 제의례에 축문 전반을 거론 하기는 어렵다 하겠으나 조금 더 많은 사례를 들지 못하고 단편적으로 몇 가지 대표적 사례로 그쳤고 서술의 내용 또한 부족한 점이 많을 것으로 자인 하면서 독자 재현의 질정(叱正)을 기다리는 바이다.

 

 

참고문헌

 

1.상주향교지2001, 상주향교, 제일기획인쇄

2.이목춘 편저증보축문집람2007, 보경문화사

3.이남철 편저가례서식백과2002, 한진출판사

4.도남서원속지2006, 도남서원 속지 발간위원회

5.화동승람1992, 화북면지편집위원회, 계명인쇄사

6.박재식 편가례편람2000, 종합출판 문창사

7.김기탁 저상주 민속문화의 이해2003, 민속원

'心眼齋 > 작문. 한문 번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秋聲賦(추성부)---가을 소리  (0) 2019.10.12
편지글 해독  (0) 2019.04.29
生朝有感 번역  (0) 2018.11.05
한시 해석  (0) 2017.03.27
麟社集 編輯餘談  (0) 2017.02.20

生朝有感(생조유감)

 

六旬空費世間緣 60년을 부질없이 세간의 인연으로 허비했고

於讀於耕一不全 책 읽고 농사지었건만 하나도 이루지 못했네.

若假親年今日侍 만약에 부모의 나이를 빌려 오늘에야 시중드니

曾無此感好開筵 일찍이 이런 느낌과 좋은 자리 없었다오.

眉湖栗湖 미호율호의

韻長湖源 운치는 호수의 근원처럼 길어서

遠栗多枝 멀리 여려 자제가 공손하고

隱德如輝 덕을 숨김에 밝게 드러나니

動睫眉爲賀賢 눈을 깜박이며 현인들이 하례하니

仍新肯構 이에 가업을 새로이 잇고

窈然雲物似當時 운물이 아득하니 당시와 같다오.

丙戌年立春後五日書爲壽泉趙元燮先生任此書殘紙墨而昔以筆弄也

병술년 입춘 후 5일에 수천 조원섭선생님을 위하여 썼다. 이 글은 남은 종이와 먹으로 어제 밤에 휘호했노라.


'心眼齋 > 작문. 한문 번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지글 해독  (0) 2019.04.29
축 문 소 고 ( 祝 文 小 考 )금 중 현  (0) 2019.03.11
한시 해석  (0) 2017.03.27
麟社集 編輯餘談  (0) 2017.02.20
학시백법 2  (0) 2016.11.23

畵法關通書法律

획법을 관통함이 서법의 규칙이 되니

濸濸茫茫率天眞

멀고 아득한 자연 그대로의 천진함을 따르게 된다.

不然試問張顚老

그렇지 않으면 시험 삼아 장욱노인에게 물어보라

解處何觀舞劍人

해탈한 곳에서 어찌 공손대랑의 검무를 관찰하는지

 

장욱(張旭)狂草 書體

장욱은 이태백의 친구이며 중국 당()나라 서예가로 현종(玄宗) 때 활동하였다.

명기(名妓) 공손대랑(公孫大娘)이 검무(칼춤)추는 것을 보고 초서(草書)의 진수를 깨달았다고 한다.


'心眼齋 > 작문. 한문 번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축 문 소 고 ( 祝 文 小 考 )금 중 현  (0) 2019.03.11
生朝有感 번역  (0) 2018.11.05
麟社集 編輯餘談  (0) 2017.02.20
학시백법 2  (0) 2016.11.23
《學詩百法》 (民國)劉坡公  (0) 2016.11.23

編輯餘談

 

麟社沿革을 살펴보니 2002년에 慶熙大 社會敎育院 1期 漢詩創作班員들이 玄岩書堂에 모여 慶熙詩會創立하였고, 2006년에 樂園詩社聯合하여 麟社改稱하였으니 벌써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2008乙亥年麟社集創刊하여 每年 上梓를 거듭 2016丙申集 第10刊行하게 되었으니 우리 회원들의 영광 뿐 만이 아니라 靑史以來 보기 드문 快擧이며, 斯界發展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過言이 아니다.

本 社 會員들의 面面을 살펴보면 서울 京畿는 물론이고 忠州中原吟社, 濟州瀛州吟社, 議政府來蘇風月에 이르기 까지 全國에서 漢詩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 이는 아마도 玄岩 蘇秉敦先生深奧詩文境地仔詳指導鞭撻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전임 회장의 한사람으로서 玄岩先生再三 感謝드리며 앞으로도 회원들에게 변함없는 激勵推敲付託드리며, 회원들도 不斷切磋琢磨하여 槿域詩壇을 이끌어 갈 수 있는 麟社會員이 되시길 祈願하는 바이다.

또한 玄史 徐東亨社長就任하고 每年 새로운 이벤트를 接木하여 全國巡廻하며 瓊筵을 펼치고 있음에 감사드리고 더구나 10集 刊行 紀念으로 全國 紙上 漢詩白日場企劃하고 있으니 더욱 기대가 되며 前無後無한 백일장으로 거듭나길 믿어 의심치 않는다.

끝으로 公私多忙한 가운데 透徹奉仕精神으로 多年間 고생하는 素潭 許甲均 總務님과 每年 일삼아 編輯校正勞苦를 마다하지 않는 호庭 金金順회원께 深謝를 드릴 따름이다.

2017. 2. .

 

議政府 潭影樓에서 章石 徐明澤 謹蟹


'心眼齋 > 작문. 한문 번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生朝有感 번역  (0) 2018.11.05
한시 해석  (0) 2017.03.27
학시백법 2  (0) 2016.11.23
《學詩百法》 (民國)劉坡公  (0) 2016.11.23
서예 심사평  (0) 2016.05.25

之情第四聯想到鄰翁作陪情外有情的是寫情聖手

위 시의 제1련은 갈매기 오는 것으로 객이 올 것을 인도하고, 2련의 1구는 내버려 둔 것과 또 1구는 잡아 둔 것, 이것이 바로 객이 왔음을 묘사했다. 3련은 객에 대한 정을 정성들여 묘사하고, 4구는 이웃 노인을 인도하여 배가함을 연상했다. 시정 외에 정이 있으니 뛰어난 재주로 시정을 묘사했다.

 

學詩百法之三五 通體寫景法

시 전체가 경치를 묘사하는 법

寫景之詩貴有層次有結束否則架床疊屋徒見其鋪排而索然無味耳初學作詩者每易蹈此弊病茲特就唐詩三百首中選錄通體寫景之詩一首俾學者有所取資焉

경치를 묘사한 시는 層次가 있고 結束이 있음을 귀하게 여긴다. 그렇지 않으면 상위에 상, 집 위에 집처럼 다만 펼쳐졌으나 막혀서 무미건조함을 볼 뿐이다. 처음 시 짓기를 배우는 사람들은 매번 쉽게 이 병폐를 밟게 된다. 이에 특별이 당시 삼백 시 중에 전체가 경치를 묘사한 시 한 수를 가려 기록하였으니 학자들로 하여금 취할 자료가 있으리라.

和賈至舍人早朝大明宮之作 岑參

가지사인의 대명궁 이른 조회 시에 화답하다. 잠삼

雞鳴紫陌曙光寒鶯囀皇州春色闌金闕曉鐘開萬戶玉階仙杖擁千官花迎劍佩星初落柳拂旌旗露未幹獨有鳳凰池上客陽春一曲和皆難

네거리의 닭 울음에 새벽빛도 찬데, 서경의 꾀꼬리 소리에 봄빛이 난만하네.

궁궐의 새벽 종소리에 구중궁문 열려지고, 의장대 사열한 섬돌위로 조정 백관 들어서네. 패검 맞은 화단위에 별 빛이 사라지고, 깃발 스치는 버들잎에 이슬이 번뜩이네. 나 홀로 봉황지의 나그네가 陽春 한 곡으로 화답하기 어렵구나.

上詩全在早朝二字寫景首聯一句寫出門一句寫到城早朝之意已現第二聯一句寫近殿未朝時一句寫到殿已朝時第三聯寫早朝早退之景層次何等井然末聯才拍到和詩本意以此結束饒有趣味

위 시는 온전히 早朝두 자로 시의 景狀을 묘사했다. 수련의 1구는 문 나섬을 묘사하고 1구는 성에 도착함을 묘사하여 조회의 뜻을 이미 드러냈다. 2련의 1구는 궁전 가까이서 조회 이전을 묘사하고 1구는 궁전에 도착하여 이미 조회할 때를 묘사했다. 3련은 이른 아침과 일찍 물러나는 景狀層次가 어찌나 정연한가를 묘사했다. 마지막 련에 비로소 시에 화답하는 본 뜻을 짚어 내어 이로써 풍요롭게 맺었으니 시의 정취와 맛이 있다.

 

學詩百法之三六 分寫情景法

정과 경을 나누어 묘사하는 법

寫情宜纏綿悱惻寫景宜蘊藉沖和二者兼而有之寫來又須分明方堪推為絕唱唐詩三百守中合乎此等做法者當以杜甫登高一詩為最今錄如下學者宜細細玩之

詩情을 묘사하는데 마땅히 말 못한 슬픔이 이어지고, 詩景을 묘사하는데, 공허한 가운데 서로 응함을 간직해야 한다. 두 가지가 겸비하여 묘사 해 나가면 분명해져서 바야흐로 미루어 나가면 뛰어난 이 되리라. 당시 삼 백 수중에 이와 같은 법으로 지은 시에 합당하는 것이 마땅히 杜甫登高한 수가 최고이다. 지금 아래에 기록하였으니, 학자들은 마땅히 세밀히 완상하라.

登高 杜甫

높은 곳에 오르다. 두보

風急天高猿嘯哀洙清沙白鳥飛徊無邊落木蕭蕭下不盡長江滾滾來萬里悲秋常作客百年多病獨登臺艱難苦恨繁霜鬢潦倒新亭濁酒杯

바람은 하늘 높이 몰아쳐 원숭이 슬피 울고, 맑은 물가 흰 모래밭에 새들이 날아든다. 가없는 낙엽은 쓸쓸히 날리고, 도도한 長江은 세차게 흐른다.

만리타향 슬픈 가을 항상 나그네 되어, 한 평생 병든 몸 홀로 누대에 오른다네. 가난의 괴로움에 귀밑머리 성성하여, 늘그막 새로이 탁주까지 끊는구나!

上詩第一句寫山中所聞第二句寫水上所見第三句承第一句之風急第四句承第二句之渚清是寫景也第五第六句寫登高感觸之情一句橫說一句豎說第七句頂第五句之作第八句頂第六句之多是寫情也章法句法雖分而仍完密異常

위 시의 제1구는 산중에 들리는 바를 묘사하고, 2구는 물가에 보이는 바를 묘사했다. 3구는 제1구의 바람이 몰아치는 것을 이었고, 4구는 제2구의 맑은 물가를 이었으니, 이는 詩景을 묘사한 것이다. 5구와 육6登高하여 느끼는 정을 묘사했으니 1구는 멀리 타향의 수평적 관계 1구는 한 평생의 수직적 관계를 설명했다. 7구는 제 오구의 나그네의 정점이요, 8구는 제6구의 많은 병의 정점이니, 이는 詩情을 묘사한 것이다. 장법과 구법이 비록 분리 되었으나 그대로 완전히 밀접한 것이 뛰어나다.

 

學詩百法之三七 合寫情景法

정과 경을 합하여 묘사하는 법

情景分寫之詩既見上述矣然或景中有情或情中有景不能分寫只能合寫者雖則渾括一氣而仍須分析清楚茲特就唐詩中選錄一首於下學者不可不悉心體會也

을 나누어 묘사한 시는 이미 위에서 서술했다. 그러나 간혹 경 중에 정이 있으며, 정 중에 경이 있는 것을 나누어 묘사 할 수는 없다. 다만 능히 합해서 묘사한 것이 비록 한 기운을 함께 묶어서 이에 모름지기 깨끗하고 조촐함을 분석해야 한다. 여기에 특별히 당시 중 한수를 선별하여 아래에 기록했으니, 학자들은 마음과 몸으로 체득하여 알아야 한다.

登柳州城樓寄漳汀封連四州刺史 柳宗元

유주 성루에 올라 漳州·汀州·封州·連州 4주에 자사에게 부치다. 유종원

城上高樓接大荒海天愁思正茫茫驚風亂颭芙蓉水密雨斜侵薜荔墻嶺樹重遮千裏目江流曲似九回腸共來百粵文身地尤是音書滯一鄉

높은 성루에 올라서니 넓은 황야에 접했는데 시름 걱정도 바다와 하늘처럼 아득하구나. 물 위의 부용꽃은 바람에 놀라 흔들리고 폭우는 담장 덩굴을 후려치누나. 산정의 나무숲 겹겹이 눈길 막아서고 강물은 구비 구비 구곡간장과 같구나! 우리함께 남만 땅에 유배 왔거늘, 더욱이 고향 소식조차 끊어 졌구나!

上詩首句從登樓說起第二句便含寄四州刺史意第三句寫水第四句寫陸所謂景中有情也第五句言陸路望四州不見第六句言水路思四州無已末兩句揭清寄四州刺史本意所謂情中有景也寫來也融洽亦分明誠為情景兼到之作也

위 시의 首句는 성루에 오른 것을 따라 기록했고, 2구는 바로 四州 刺史에게 부치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3구는 물을 묘사했으며, 4구는 육지를 묘사 했으니, 이른바 중에 을 일컫는 것이다. 5구는 육로를 말하여 四州를 보려하나 보이지 않고, 6구는 수로를 말하여 사주를 생각함을 중단하지 못했다. 끝에 두 구절은 淸楚함을 四州의 자사에게 보이려는 본의로 이른바 중에 이 있다. 묘사 해 온 것이 또한 융합되고 또한 분명하여 진실로 시의 情景을 겸하여 이룬 작품이 되었다.

 

學詩百法之三八 明詠物情法

사물의 정취를 분명히 읊는 법

何謂明詠起句既點醒題面以下句句明寫是也詠物之詩最忌浮泛或俚俗須以切實幽雅為佳唐詩中杜甫黑鷹一首為明詠物情之傑作今特摘錄如下學者宜反覆而玩誦之

무엇을 明詠이라 이르는가? 기구는 시제의 면면을 지적하고 알게 하여 이하는 각 구절마다 분명히 묘사하는 것이 이것이다. 사물을 읊는 시에 가장 꺼리는 것은 가볍게 들뜨고 혹은 속된 것이니 반드시 절실하고 幽雅한 것을 아름답게 여긴다. 당시 중에 杜甫黑鷹한 수가 明詠物情의 걸작이다. 지금 특별히 뽑아 아래에 기록했으니 학자들은 마땅히 반복하여 완미하여 외어야 한다.

黑鷹 杜甫

검은 매 두보

黑鷹不省人間有渡海疑從北極來正翮摶風超紫塞玄冬幾夜宿陽臺虞羅自覺虛施巧春雁同歸必見猜萬里寒空只一日金眸玉爪不凡材

검은 매 인간이 있음을 살피지 못하고, 바다 건너 북극을 따라 왔구나.

깃촉을 모아 바람 타고 변방을 넘어, 한 겨울 陽臺에 며칠이나 머물렀나?

그물을 염려하여 헛되이 재주 부리니, 봄 기러기 함께 올 제 반드시 시샘 받으리. 만리길 찬 하늘을 오직 하루만에, 금빛 눈 옥빛 발톱 범상치 않은 자질이로다.

上詩起句就點出黑鷹所謂明詠也第二句北極是黑第三句以紫字映黑字第四句玄冬亦是黑第五句虛寫第六句寫實末句以金玉二字再襯黑字而黑鷹之體格躍然紙上矣

위 시의 첫 구는 黑鷹를 점찍어 나타내니 이른바 明詠이라 부른다. 2구는 북극이 바로 이다. 3구는 자로 자를 비추고, 4玄冬 또한 이다. 5구는 허사로 묘사하고, 6구는 실사로 묘사했다. 말구의 두 자로 자와 가깝게 하여 黑鷹의 형상이 지상()에 뛰어나다.

 

學詩百法之三九 暗詠物情法

사물의 정을 은근히 읊는 법

何謂暗詠通體不點破題面而但渾寫物情是也然須有曲筆以達之有深意而襯之使人不見此題一望而之便是此題方為合格唐詩中鄭谷鷓鴣一首最合暗物詠情之法爰錄於後以資揣摩

무엇을 暗詠이라 이르는가? 시의 격식을 통하여 시제의 면면을 깨트리지 않고 다만 物情을 섞어 묘사하는 것이 이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筆意를 왜곡함이 있으면서 도달해야하고 깊은 뜻이 있으면서 드러내야하니 사람들로 하여금 이러한 詩題는 볼 수 없으나, 한번 보면 바로 이 시제가 바야흐로 격식에 맞다 여길 것이다. 당시 중에 鄭谷鷓鴣한 수가 暗詠物情의 법에 가장 합치되어 이에 아래에 기록하였으니, 이를 바탕으로 헤아려 연마해야 한다.

鷓鴣 鄭谷

자고 새 정곡

暖戲煙蕪錦翼齊品流應得近山雞雨昏青草湖邊過花落黃陵廟裏啼遊子乍聞征袖濕佳人纔唱翠眉低相呼相喚湘江曲苦竹叢生春日西

따듯한 날 안개 숲에 비단 날개 희롱하니, 品類는 응당 산 닭에 가깝구나.

비온 뒤 늦게 청초호 가를 지나고, 꽃이 지면 황능묘 안에서 우네.

놀던 새끼 소리 듣고 깃털 적시고, 가인인 듯 노래하며 고개 숙이네.

서로 주고받는 湘江의 곡조, 참대 떨기 밭에 봄날은 기운다.

上詩第一句寫鷓鴣之形第二句寫鷓鴣之品第三句言見其過第四句言聞其啼第五第六句從啼字生出遊子佳人兩意感人極深末兩句為鷓鴣寫照卻到底無鷓鴣題字此境非常人能學到也

위 시의 1구는 鷓鴣새의 형상을 묘사했고, 2구는 자고새의 品類를 묘사했다.

3구는 지나간 것을 말하고 제4구는 그 우는 소리 듣는 것을 말했다. 5구와 제6구는 자를 쫓아 遊子佳人 두 뜻을 나타내어 사람들에게 매우 깊게 감동시켰다. 마지막 양구는 자고새를 묘사해 조명했으나 도리어 자고 제목의 글자는 없다. 이런 경지는 보통 사람이 능히 배워 이를 수 없느니라.

 

學詩百法之四十 撫今懷古法

현재를 더듬어 옛날을 회상하는 법

過去為古現在為今既古既今亦今亦古此等詩須寫得又纏綿又感慨是人讀之有俯仰古今之感悠然神往之慨方為上乘茲特選錄唐詩七律一首於下俾學者可以玩索也

과거는 옛날 현재는 지금, 과거는 이미 현재, 현재는 또한 과거이다. 이런 유의 시는 반드시 묘사해 얻고 또한 얽혀져 이어나가 또한 감동하게 되어 사람들이 읽고 나면 과거 현재를 위 아래로 살펴 아득히 동경하는 절개가 바야흐로 상승하게 된다. 이에 당시 칠언 율시 한 수를 아래에 가려 기록했으니, 학자들로 하여금 깊이 생각하게 할만하다.

至日遣興奉寄北省舊閣老兩院故人 杜甫

동짓날 상서성 옛 동료가 양원의 친구에게 받들어 부치다. 두보

憶來逍遙供奉班去年今日侍龍顏麒麟不動爐煙上孔雀徐開扇影還玉幾由來天北極朱衣只在殿中間孤臣此日腸堪斷愁對寒雲雪滿山

지난날 황제 곁에서 함께 노닐던 생각하니, 작년 오늘에는 용안을 모셨다네.

기린 향로에 향은 곧게 피어났고, 공작 부채 서서히 펼치고 돌아왔네.

옥궤는 하늘 북극에서 유래되었고, 붉은 관복은 다만 궁전 가운데 있다네.

孤臣은 오늘도 애간장 끊어져, 수심 찬 구름 대하니 눈은 산에 가득하네.

上詩首聯從去年說起而著力全在一憶字第二聯追述去年朝儀之盛第三聯一句是虛寫一句是實寫末聯方拍到今日由今懷古無限淒涼

위 시의 首聯는 과거를 따라 말을 일으켜 힘을 들인 것이 한결같이 자에 있다. 2연은 지난해 조정의례 융성함을 서술했다. 3연의 1구는 허상을 묘사하고 또 1구는 실상을 묘사했다. 末聯은 바야흐로 오늘을 포착해서 지금에서 옛 일을 회고하니 처량함이 무한하다.

 

學詩百法之四十一 寫意托興法

뜻을 묘사하여 흥에 의탁하는 법

寫意托興之詩用筆貴委曲而不率直立意貴幽遠而不淺近明知所遇之景物與所蓄之意興兩不相關而一經感觸便當息息相通茲特就唐詩中擇錄合乎此法者之一首於左學者可以意會得之

뜻을 묘사하여 흥에 의탁하는 시는 용필할 때에는 왜곡함을 귀하게 여겨서 솔직하지 않으며, 뜻을 세울 때에는 유원함을 귀하게 여겨서 천근하지 않아야 한다. 만나는 바의 경물과 기르는 바의 뜻과 흥취를 밝게 알아서 둘이 서로 관련되지 않으면서 한번 느끼게 되면 호흡이 이어지듯 상통해야 한다. 여기에 특별히 당시 중에서 이법에 맞는 한수를 아래에 기록하니 마음속으로 깨달아 터득 할 수 있을 것이다.

曲江對雨 杜甫

城上春雲覆苑墻江亭晚色靜年芳林花著雨胭脂濕水荇牽風翠帶長龍武新軍深駐輦芙蓉別殿漫焚香何時昭此金錢會暫醉佳人錦瑟旁

성 위의 봄 구름 부용원 담장을 덮고 강정에 저녁노을 고요한 봄에 꽃답구나.

숲속 꽃에 비 내리니 연지처럼 적시고 수중 연꽃 바람에 끌려 푸른 띠처럼 기네. 호위하는 용무군은 깊이 수레를 대고 부용원 별전에는 타는 향기 난만하네. 언제나 여기에 화려한 연회를 열어 잠시나마 미인과 비파 곁에서 취하랴.

上詩前半首寫江上雨景後半首寫南內淒涼末句借佳人作結令人無限低徊

위 시의 전반의 머리는 강 위에 비 오는 경치를 묘사했고 후반의 머리는 흥경궁의 처량함을 묘사했고 말구에는 가인을 빌려 끝맺었으니 사람으로 하여금 무한히 머리 숙여 배회하게 만든다.

 

學詩百法之四十二 頌中寓諷法

칭송하는 가운데 풍자하는 법

婉而多諷詩人忠厚之道也後世阿諛之風日甚但知獻媚避忌而詩之品格亦每況愈下矣茲特選錄唐詩中張謂之杜侍禦送貢物戲贈一首深情微旨亦婉亦深深得三百篇之遺意也

노골적이면서 풍자가 많으니 시인의 충직하고 순후한 도이다. 후세에 아첨하는 풍습이 날로 심하여 시를 짓는 것이 다만 아첨함을 피하고 꺼려서 시의 품격이 또한 항상 더욱 낮아지는 것이다. 여기에 특별히 당시 중에 장위의 두시어송공물희증 1수를 기록하니 깊은 정과 작은 뜻이 또한 완곡하고 엄하여 시경 300편중에서 남긴 뜻을 깊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杜侍禦送貢物戲贈 張謂

두시어가 공물을 보내는 것을 희롱하며 지어 주다. 장위

銅柱珠崖道路難伏波橫海舊登壇越人自貢珊瑚樹漢使徒勞獬()疲馬山中愁日晚孤舟江上畏春寒由來此貨稱難得多恐君王不忍看

구리 기둥 세워진 벼랑은 길이 험난해도 복파장군은 바다 건너 제단에 올랐다네. 월남인 들은 스스로 산호수를 받혔었고 한나라 두시어는 해태관을 쓰고 수고했네. 피곤한 말들은 산중에서 석양을 시름했고 외로이 배위에서 봄추위가 두려웠지. 옛 부터 이런 보화는 얻기 어렵다지만 대부분 군왕께서 차마 보지 않을까 두렵겠지.

上詩起句言道路之遠第二句言產物之地第三句折入貢字第四句寫一勞字而諷意已寓乎其中第五第六句正寫路遠送物之苦結句不忍看三字古人所謂婉而多諷誦不忘規者庶幾近之

위 시의 기구는 길이 먼 것을 말했고 제2구는 보물이 나는 지역을 말했고 제3구는 자를 끌어 들였고 제4구는 한결같이 자를 묘사해서 자기의 마음을 풍자하여 그 가운데 붙였고 제5,6구는 먼 길에 공물을 수송하는 괴로움을 묘사 했으니 결구의 차마보지 않는다는 3자는 옛사람들의 이른바 노골적이면서 풍자가 많다는 것이니 외워서 규칙을 잊지 않아야만 거의 이 시법에 근접한 것이다.

 


'心眼齋 > 작문. 한문 번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시 해석  (0) 2017.03.27
麟社集 編輯餘談  (0) 2017.02.20
《學詩百法》 (民國)劉坡公  (0) 2016.11.23
서예 심사평  (0) 2016.05.25
題甘露寺[金海]  (0) 2016.05.10

學詩百法》 (民國劉坡公

編輯大意

本書定名學詩百法其實僅為九十九法),專為學詩者指示門徑文字務求淺顯體例不厭詳盡初學得此極易領悟

본서는 학시백법이라 이름을 정(실재는 겨우 구십구법이다)하여 오로지 시를 배우는 이들을 위하여 입문의 지름길을 제시하였으며, 문자를 힘써 구하면 이해하기 쉽게 하였고 체제를 상세히 하고 극진히 하여 배척하지 않아 초학자들이 이를 터득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

 

本書共分八大綱一聲韻二對偶三字句四章法五規則六忌病七派別八體裁其中又分各子目若幹則共成百法以供作詩之研究初學細細揣摩必能信手成章

본서는 8로 큰 줄기를 나누었다 : 첫째는 성운, 둘째는 대우, 셋째는 자구, 넷째는 장법, 다섯째는 규칙, 여섯째는 기병, 일곱째는 파별, 여덟째는 체제이다. 그 가운데 또한 각각 세세한 조목과 줄기를 나누어 모두 100법을 이루었으니 시 짓는 연구에 이바지 할 것이다. 초학자가 세밀히 탐구한다면 반드시 능히 손 가는대로 문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本書教人學詩貴由淺而入深故第一步教以五七言古體第二步教以五言律絕第三步教以七言律絕學者循序漸進可收舉一反三之效

본서로 남을 가르치고 시를 배움에 얕은 곳으로부터 깊은 곳으로 들어감을 귀하게 여기므로 처음에는 오,칠언 고체시를 가르치고 두 번째는 오언 율시와 절구를 가르치고 세 번째는 칠언율시와 절구를 가르친다. 배우는 이들이 순서에 따라 점차 나아간다면 가히 하나를 보고 열을 아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本書對於作法極為註意如煉字造句屬對押韻等以及詩之起承轉合各法均分條說明其理又各舉一例以為證學者依樣葫蘆可無扞格抵觸之患

본서의 작법을 대하고 지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연자, 조구, 속대, 압운 등과 같이 시의 기,,,합의 각 법에 이르기 까지 그 이치를 고르게 나누어 조목조목 설명하였고 또 각각 하나의 예를 들어 증명하였으니 배우는 이들이 참조하면 가히 저촉되는 근심이 없을 것이다.

 

本書以初學作詩宜乎多讀故就唐詩三百首中分別寫景言情寓意托物等種種章法各選一首為例讀者奉為範本無須再購他書

본서를 가지고 초학들이 시를 지을 때에 많이 읽는 것이 마땅하므로 당시 삼백수 가운데 사경, 언정, 우의, 탁물 등 여러 가지 장법을 분별하여 각 한수씩 선정하여 예를 들었다. 독자들이 범본으로 삼는다면 다른 책을 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本書體格詳備除古詩及五七言律絕外凡唐詩三百首中所不載者本書旁搜博引加意采輯以饗學者

본서는 시체의 격조를 상세히 갖추어 고시 및 오,칠언 율시와 절구를 제외하고 당시 삼백수중에 실리지 않은 것을 본서에 광범위하게 찾아서 채집하여 뜻을 첨가하여 배우는 이들에게 만족을 누리게 하였다.

 

 

 

 

 

 

 

 

 

 

 

 

 

 

 

學詩百法之二六 因人述事法

인물에 따라 일을 기술하는 법

做詩所以傳人非傳其人傳其事也但記述事情需寫得雄壯而不寒酸方見其人身份之大誌氣之高此種筆致不可多得茲特選錄唐詩一首於下

시를 지을 때 인물을 전하는 것은 그 인물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행한 일을 알리는 것이다. 다만 사정을 기술하는 것이니 모름지기 능히 웅장하면서도 춥고 고통스럽지 않은 것을 묘사해서 바야흐로 그 사람의 신분의 원대한 것과 지기의 고상함을 나타내야 한다. 이런 종류의 필치는 많이 얻을 수는 없으나 여기에 특별히 당시 1수를 왼쪽에 선정하여 기록한다.

送李中丞歸漢陽別業 劉長卿

한양으로 돌아가는 이중승을 전송하며 유장경

流落征南將曾驅十萬師罷歸無舊業老去戀明時獨立三邊靜輕生一劍知茫茫江漢上日暮欲何之

영락하여 방랑하는 정남 장군은 일찍이 10만 군사 거느렸다네.

파직하고 돌아오니 옛 가업 없어졌고 보람찼던 그 시절도 늘그막엔 아쉽구나. 우뚝 서서 나서면 삼변 땅도 고요했고 생사 격전 용맹은 그의 검이 알았더라. 장강과 한강물이 눈앞에 아득한데 해 저문 이 저녁에 어디로 가려는고?

上詩第一聯倒寫盛時第三聯一句寫其舊功一句寫其壯誌明雖述事而其人則因此傳矣

위의 시 제1련은 도치법으로서 왕성할 때를 묘사 했고 제3련의 1구는 그의 옛 공적을 묘사했고 1구는 그의 장엄한 뜻을 묘사했고 비록 일을 기술해서 그 인물을 밝힌다면 이로 인하여 알리게 되는 것이다.

 

學詩百法之二七 因地記遊法

지역에 따라 유람하는 것을 기술하는 법

記遊之詩或述山川或述風土宜翔實而不浮泛宜灑脫而不粘附方為上乘此種記述之法唐詩中以李白送友人入蜀一首為最佳特錄如下

유람하는 것을 기록하는 시는 혹은 산천을 기술하고 혹은 풍토를 상세히 하는 것이니 마땅히 상세하고 확실히 하면서 가볍게 들뜨지 않아야 하고 마땅히 깔끔하고 세련되면서 덧붙이지 않아야 하는 것이니 바야흐로 상승해야 한다. 이런 종류를 기술하는 법은 당시 중에 이백의 송우인입촉 1수가 가장 아름답다 할 수 있으니 특별히 아래와 같이 기록한다.

送友人入蜀 李白

서촉으로 들어가는 벗을 전송하며 이태백

見說蠶叢路崎嶇不易行山從人面起雲傍馬頭生芳樹籠秦棧春流繞蜀城升沈應以定不必訪君平

듣건데 서촉으로 가는 길 잠총로는 몹시도 험난해서 어렵다더라.

산은 사람의 얼굴을 따라 솟아나 있고 구름은 말머리 옆에서 생긴다네. 험한 잔도 길엔 꽃나무 숲 덮이었고 봄날의 도화수는 금관성을 감돈다네. 벼슬길 승진, 좌천 이미 정해졌으리니 점쟁이 군평에게 물어보지 말지어다.

上詩第二聯一句寫對面一句寫旁邊第三聯一句寫陸一句寫水句句是記地卻句句是記遊洵為詩之入乎化境者

위 시의 제1련의 1구는 대면한 것을 묘사했고 1구는 길 곁의 주변을 묘사했다. 3련의 1구는 육지를 묘사했고 1구는 물을 묘사했고 구절마다 바로 지역을 기술하여 도리어 구절마다 유람을 기술 했으니 참으로 시의 조화의 경지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

 

學詩百法之二八 因時點景法

시간으로 인하여 경치를 엮어내는 법

四時之景不同故詩家點景之法亦不同但以冬夏二時之景與春秋二時之景相較則冬夏自然較少而以夏令之景與冬令之景相較則猶以夏令為少唐詩三百首中唯杜審言夏日過鄭七山齋一詩寫得極幽雅極淡遠可為夏日點景詩之傑構自特摘錄於後

사시의 경치가 같지 않으므로 시인들이 경치를 엮어내는 법이 또한 같지 않다. 다만 겨울과 여름 두 시절의 경치와 봄과 가을 두 시절의 경치를 서로 비교하면 겨울과 여름은 자연히 비교할 것이 적고 여름철의 경치와 겨울철의 경치를 서로 비교하면 더욱 여름철이 적으니 당시 3백수 중에 오직 두심언의 하일과정칠산재 1수가 지극히 그윽하고 우아함을 묘사했고 지극히 담백하고 원대하니 가히 여름날의 경치를 엮어낸 시 중에 걸출하게 구성하여 여기에 특별히 따다가 뒤에 기록한다.

夏日過鄭七山齋 杜審言

여름 날 정칠의 산재를 지나며

共有樽中好言尋谷口來薜蘿山徑入荷薺水亭開日氣含殘雨雲陰送晚雷洛陽鐘鼓至車馬系遲回

술 단지 좋은 술을 함께 마시려 谷口를 찾아 왔다고 말하노라.

담쟁이는 산 비탈길에 뻗어 들고 연꽃은 못의 정자에 피어있네.

날씨는 지나간 비를 머금고 짙은 구름은 저녁 우레를 보내오네.

낙양의 鐘鼓소리 들리는데 車馬를 매어 두고 떠나기를 지체하네.

上詩第三句寫薜蘿第四句寫荷薺都是點綴夏景第五句寫日寫雨第六句寫雲寫雷而夏日晚景如在畫圖中矣

위 시에서 제3구는 薜蘿를 묘사하고 제4구는 荷芝를 묘사하여 여름 경치를 점철해 내었다. 5구는 해와 비를 묘사하고 제6구는 구름과 우레를 묘사하여 여름날 늦은 경치가 마치 그림 가운데 있는 것 같다.

 

學詩百法之二九 因境抒情法

경지로 인하여 감정을 펼치는 법

詩情皆由境而生詩境即詩情也作此等詩不可太拘太拘則滯不可太渾太渾則虛須要來龍去脈一氣相生方足以見詩情之真切茲就唐詩三百首中選錄一首於下

시의 정취는 장소로 인하여 생김으로 시의 경지는 바로 시의 정취이다. 이런 종류의 시는 지나치게 구애받지 않아야 하니 지나치게 구애 받으면 시정이 막힌다. 지나치게 혼돈하지 말아야 하니 지나치게 혼돈되면 시정이 텅 비게 된다. 반드시 용트림 치며 뻗어 나가는 맥(來龍去脈)을 구하여 한 기운이 상생하면 바야흐로 족히 시정의 참되고 간절함을 보게 된다. 이에 당시 삼백 수 가운데 한 수를 아래에 선정하여 기록한다.

過故人莊 孟浩然

故人具雞黍邀我至田家綠樹村邊合青山郭外斜開軒面場圃把酒話桑麻待到重陽日還來就菊花

옛 친구 닭과 기장밥을 준비하고 청하기에 나는 농가로 같다.

푸른 나무는 마을 주변에 둘러 있고 청산은 동구 밖에 빗겨 있다.

문을 열어 채마밭을 바라보고, 술을 들며 양잠과 방직을 이야기한다.

중양절 오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와서 국화주를 마셔야 하겠구나.

上詩田家二字為通體之眼所謂詩境也第二聯是寫莊外之境第三聯是寫莊中之境至於合話等字皆詩情也

위 시의 田家두자가 시 격식을 통한 눈이 되니, 이른바 시의 경지이다. 2련은 바로 집 밖에 경지를 묘사했고, 3련은 바로 집안의 경지를 묘사했다. “자에 이르러서는 모두 시의 정취이다.

 

學詩百法之三十 起句相對法

絕詩只有四句作五絕詩只有二十字茍不知煉句之法則一寫已盡何能發揮題之真意乎茲特選錄唐詩中五絕之起句相對者一首於下學者宜將所煉之句熟讀而細玩之

절구 시는 다만 네 구절이 있고 오언 절구 시는 다만 20자만 있다. 만약 시구를 연마하는 법을 알지 못하면 한 번 묘사로 이미 극진히 했다고 할지라도 어찌 능히 시제의 참 뜻을 발휘하겠는가? 이에 당시 가운데 오언 절구의 起句가 서로 대구가 되는 시 한 수를 아래에 기록하니 배우는 자는 마땅히 연마한 시구를 갖고 숙독하고 자세히 완미해야 한다.

逢雪宿芙蓉山主人 劉長卿

눈을 만나 芙蓉山 주인집에 묵다. 유장경

日暮蒼山遠天寒白屋貧柴門聞犬吠風雪夜歸人

날은 저물어 푸른 산은 아득하고, 날씨는 추운데 초가집은 가난하네. 사립문 밖 개 짖는 소리 들리니, 눈바람 속 이 밤에 사람들 돌아오네.

上詩之第一第二句寫將雪之兆第三句寫山家形景直至末句方點出雪字而寄宿之意已盡在其中矣

위 시의 제1구와 제2구에는 장차 눈이 올 징조를 묘사했고 제3구에서는 산가의 경치를 묘사했고 바로 말구에 이르러 자를 바야흐로 찍어내어, 묵을 뜻이 이미 그 가운데 있느니라.

 

學詩百法之三一 收句相對法

수구를 대 맞추는 법

五絕收句是全題最扼重處宜清勁淡遠有余音不絕之慨若用對句則字字有力全詩便覺挺而且響矣茲就唐詩中選錄一首於後學者可依此摹仿也

오언 절구의 收句는 바로 온전한 시제의 가장 중요한 곳을 잡는 것이니, 마땅히 맑고 힘차며 담백하고 멀어 餘音이 끊이지 않게 슬픈 듯해야 한다. 만약 對句를 쓰면 글자마다 힘차고, 온전한 시는 곧 빼어나며 울림이 있으리라. 이에 또한 뒤에 당시 중에 한 수를 기록하였으니, 배우는 이들은 이를 따라 모방해야 한다.

宿建德江 孟浩然

건덕강에서 묵다. 맹호연

移舟泊煙渚日暮客愁新野曠天低樹江清月近人

배를 옮겨 안개 낀 물가에 대니, 해 저물어 객의 시름이 새롭네.

들이 넓어 하늘은 나무에 닿았고, 강이 맑아 달은 사람에 가깝네.

上詩第一句寫地第二句寫時題中宿意已明第三句寫岸上之景第四句寫水中之景江流如畫情景逼真

위시에 제1구는 땅을 묘사하고 제2구는 때를 묘사했다. 시제에 묵으려는 뜻이 이미 분명하다. 3구는 강가의 경치를 묘사하고 제4구는 수중의 경치를 묘사하니, 강물의 흐름이 그림 같아 그 감흥과 경치가 진경에 가깝다.

 

學詩百法之三二 通體拗句法

전체가 규칙에 벗어난 시체 법

拗句之詩不論平仄較諧平仄者為難前已有指示此法並舉七律一首為例而五絕則句短字少更不能輕易著筆且亦需有曲折有寄托方為合法唐詩五絕中通體用拗句者數見不鮮惟劉長卿彈琴一首余味深長真令人百讀不厭茲錄於下以備學詩者之一格

요구의 시법은 平仄을 논하지 않는다. 비교적 平仄을 갖추는 것은 어렵다. 앞에 이미 이러한 법을 예시하였고, 아울러 칠언 율시 1수를 예로 들었으나, 오언 절구는 글귀도 짧고 글자 수도 적어서 다시 능히 가볍게 붓을 들 수가 없으니, 또한 반드시 문맥의 변화가 있고 의탁함이 있어야 마침내 법에 맞게 된다. 당시 오언 절구 중에 通體拗句法으로 쓴 시가 자주 보이고 드물지 않으나 오직 劉長卿彈琴한 수가 여운의 의미심장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백 번을 읽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이에 아래에 기록하여 시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격을 갖추게 하였다.

彈琴 劉長卿

거문고를 타다. 유장경

泠泠七弦上靜聽松風寒古調雖自愛今人多不彈

맑은 칠현의 거문고 소리, 고요히 차디찬 松風 가락을 듣는다네.

옛 가락을 나는 좋아 하지만, 요즘 사람들 많이 타지 않는다네.

上詩第一句就題面暗起第二句拍到琴調第三句承上作轉第四句明點彈字而言外有世無知音之嘆全詩之主意在此

위 시에 제1구는 시제의 표면을 암기하였고, 2구는 거문고 가락을 끄집어냈고, 3구는 위 구절을 이어 바꾸고, 4구는 분명히 자를 지목하여 겉으로 세상에 가락을 아는 자 없음을 한탄하였다. 시 전체의 주가 되는 뜻이 여기에 있다.

 

學詩百法之三三 通體仄韻法

시 전체를 측운으로 짓는 법

五絕詩用仄韻較之押平韻者尤覺清勁古樸故唐人多喜用之茲錄柳宗元江雪一首於下真五絕中之傑作也

오언 절구 시에서 仄韻을 사용한 것이 平韻으로 押韻한 것과 비교하여 더욱 맑고 힘차며 예스럽고 순박하다. 그리하여 당나라 사람들이 대부분 즐겁게 사용하였다. 이에 柳宗元江雪시 한수를 아래에 기록하니, 참으로 오언 절구중의 걸작이다.

江雪 柳宗元

강에 쌓인 눈 유종원

千山鳥飛絕萬徑人蹤滅孤舟蓑笠翁獨釣寒江雪

온 산의 새 날갯짓도 끊기니, 모든 길에 사람 발자취도 사라졌네.

외로운 배에 도롱이 삿갓 쓴 노인은, 江雪에 홀로 낚시를 하누나.

上詩第一二兩句暗點題意第三句寫江邊之景第四句方點出江雪二字所用絕滅等字何等有力

위 시의 제1,2 양구는 시제의 뜻을 남모르게 지적했다. 3구는 강변의 경치를 묘사하고 제4구는 두자를 꼭 찍어 내었으니 사용한 , 자의 韻字는 얼마나 유력한가?

 

學詩百法之三四 通體寫情法

전체가 정을 묘사하는 법

寫情之詩宜曲折宜圓到不可徒飾外觀而真意未達出蓋寫情難於寫景非善於言情者必不足以達之今特選錄唐詩中通體寫情之詩一首學者可奉為金科玉律也

정을 묘사하는 시에는 마땅히 단조롭지 않고 마땅히 원만한데 이르러야 하니, 겉으로 꾸며서 眞意가 드러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마도 詩情을 묘사하기는 詩景을 묘사하는 것보다 어렵다.

시정을 말로 하는 것보다 잘 할 수 없으며, 반드시 족히 통달하지 못한다. 지금 특별히 당시 중에 시정을 묘사한 시 한 수를 가려 기록했으니 학자들은 金科玉律(金科玉條: 가장 중요한 법칙)으로 받들어야 한다.

客至 杜甫

손님이 오다. 두보

舍南舍北皆春水但見群鷗日日來花徑不曾緣客掃蓬門今始為君開盤饗市遠無兼味樽酒家貧只舊醅肯與鄰翁相對飲隔籬呼取盡余杯

집의 앞뒤가 온통 봄물인데, 다만 갈매기 떼만 날마다 찾아오네.

꽃길은 객을 위해 쓴 적이 없건만, 쑥대 문 그대를 위해 처음 연다오.

시장이 멀어 쟁반에 차린 음식 없고, 집이 가난하여 술 단지엔 묵은 술뿐이라오. 허락한다면 이웃 노인과 함께 마시자고, 울 너머 그를 불러 남은 술 다 비우세.

上詩第一聯以鷗來引客而第二聯一句縱一句擒是正為客至也第三聯寫款客


'心眼齋 > 작문. 한문 번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麟社集 編輯餘談  (0) 2017.02.20
학시백법 2  (0) 2016.11.23
서예 심사평  (0) 2016.05.25
題甘露寺[金海]  (0) 2016.05.10
무불 선주석 작 왕사신시 해석  (0) 2016.04.27

서예 심사평

 

30회 반월문화제 일환으로 거행 된 서예백일장에 참여하신 포천 시민 여러분들에게 수고하셨다는 말씀과 입상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금년은 예년에 비해 수준은 차치하고라도 성인들의 참여인구가 조금 늘은 거 같아서 서예가의 한사람으로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대신 서예계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학생들이 줄었다는데 대하여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심사평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한글부문에서 판본체는 필획과 결구가 전체적으로 그 수준이 향상되었으나 궁체(정자, 흘림)가 줄어들어 아쉬움이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문 부문은 전체적으로 그 수준이 하향평준화 되어 오히려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웠고 조금 우수한 작품은 자를 자로 쓴 것 이외에도 오자로 말미암아 상권에 들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물론 시,군 단위 휘호 대회는 대체적으로 도전 입선 작가 이상이면 참여하지 않는 것이 전국적인 추세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청나라 풍무는 서법정전에서 서예를 배우는 사람은 용필의 비결을 알아야 하니 더욱 옛날의 법첩을 두루 보고 결구나 포치, 행간의 소밀이나 조응과 기복, 바르고 변화로움, 기교 있고 졸한 것들을 마음에 알아두지 않으면 안 된다. 붓을 지면에 댈 때에는 점 하나 획 하나라도 법첩 중에서 나오지 않은 것이 없도록 해야 한다”. 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니 지금 부터는 한문 5체 중에서 본인이 즐겨 쓰는 서체 중에서 법첩을 선택하여 세밀히 연마하여 명년에는 보다 좋은 작품과 작가로 성장 할 수 있도록 노력하시기를 당부 드리면서 심사평을 가름합니다.

2016. 5. 25.

 

心眼齋에서 章石 徐明澤

 

 


'心眼齋 > 작문. 한문 번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시백법 2  (0) 2016.11.23
《學詩百法》 (民國)劉坡公  (0) 2016.11.23
題甘露寺[金海]  (0) 2016.05.10
무불 선주석 작 왕사신시 해석  (0) 2016.04.27
무불 선주석 작 이풍익시 해석  (0) 2016.04.26

晦軒先生實紀 (순흥안씨문숙공파)

 

題甘露寺[金海]

 

一葉飛来鏡面平나뭇잎 하나가 거울 같은 물위에 날아들고

輝空金碧梵王城허공의 찬란한 노을빛은 범왕성을 이루었네.

嶺頭蒼翠排嵐影고갯마루 푸른 잎에 아지랑이 밀려오고

石上潺湲帶雨聲돌 위에 흐르는 물에 빗소리 띄었구나.

日暖庭花粧淺錦햇빛이 따스하니 뜰 꽃이 비단으로 단장하고

夜凉山月送微明서늘한 밤 산위에 달은 희미한 빛을 보내오네.

憂民未得湔塗炭백성들을 걱정하나 도탄에서 구할 수 없으니

欲向蒲團寄半生부들방석에 기대어 반평생을 살고파라.

 

[梵王] [불교] 색계의 초선천(初禪天)에 속하는 가장 위의 하늘을 다스리는 왕


'心眼齋 > 작문. 한문 번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學詩百法》 (民國)劉坡公  (0) 2016.11.23
서예 심사평  (0) 2016.05.25
무불 선주석 작 왕사신시 해석  (0) 2016.04.27
무불 선주석 작 이풍익시 해석  (0) 2016.04.26
章石 個人展 跋文  (0) 2015.11.27

汪士愼 畵梅題詩

猛風一過竹籬門 사나운 바람이 대 울타리 문 지나니

小院梅花不暫存 소원에 매화는 잠시도 남아 있지 못하네.

素女芳心香碎碎 소녀의 꽃다운 마음 향기가 부서지고

主人靑眼晝昏昏 주인은 반가운 얼굴 대낮에도 몽롱하네.

吟竹空憶雪中詠 대를 읊어도 부질없이 설중()의 노래 그립고

遠夢難歸月下魂 아득한 꿈도 월하(仙人掌)의 넋 되돌리기 어렵네.

從此春愁無着處 이때부터 봄의 시름 붙일 곳이 없으니

碧桃紅杏本無恩 벽도와 살구꽃은 본래 은혜가 없다네.

 

今春吾之陋屋鳳捿山房庭前靑梅一樹忽爲枯死剪削老幹徘徊庭際不勝情調以書揚州八怪其一人汪士愼畵師畵梅題詩一首乃慰鬱感也

                                     無不人

금년 봄 나의 집 봉서산방 뜰 앞에 청매 한 그루가 갑자기 죽어가서 늙은 가지 잘라내고 정원을 배회할 때 감정을 이루다 고르지 못하여 양주팔괘의 한 사람인 왕사신화사의 매화그림 화제시 한수를 써서 울적한 마음을 위로하노라.                                          무불인


'心眼齋 > 작문. 한문 번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예 심사평  (0) 2016.05.25
題甘露寺[金海]  (0) 2016.05.10
무불 선주석 작 이풍익시 해석  (0) 2016.04.26
章石 個人展 跋文  (0) 2015.11.27
장석 아호기 및 송시  (0) 2015.11.27

李豊翼詩

龍樓明月近淸霄 태자궁에 달 밝으니 하늘도 가까운데

好把瑤琴破寂寥 거문고 잡고 즐기면서 적막을 깨누나.

高壇風動杏花爛 제단에 바람 부니 살구꽃은 문드러지고

古館春深竹影搖 여관에 봄이 깊어 대 그림자 흔들리네.

調盡七絃停御樂 칠현을 조율하여 궁중음악 연주하고

彈來數闋和仙簫 여러 곡 타는 중에 신선 피리 화답하네.

曲裏昇平渾似畵 곡 중에 태평곡은 혼연히 그림 같아

蓬萊山色翠麽幺 봉래산의 산색은 비취빛으로 물들었네.

乙亥夏錄李豊翼詩一首有餘室無不宣柱石

을해하록이풍익시일수유여실무불선주석

章石 徐明澤 釋


'心眼齋 > 작문. 한문 번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題甘露寺[金海]  (0) 2016.05.10
무불 선주석 작 왕사신시 해석  (0) 2016.04.27
章石 個人展 跋文  (0) 2015.11.27
장석 아호기 및 송시  (0) 2015.11.27
축사 장석거사의 개인전에 부쳐  (0) 2015.11.2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