復朴頤正帖 花潭集
戀承書問 蘇慰蘇慰 僕爲暑濕所困 氣蘇健未也 示何異之言 似乎過是未過也 仁人孝子之有深愛於其親子 行見皤然之耆老 其中怵焉憫如也 知吾子推老之心 其亦有及於朋友也 僕年來 兩鬢素颯 氣力衰遲 住得人間 閱幾歲月乎 春經大病之餘 困憊尤深 爲其友者 可不憂之耶 僕 乘秋涼 當寓潭舍 然 無寓客處 舍弟未能別構屋 所收材皆不可用 勢未能別構也 冀玉攝自重 乙巳六月十六日 敬德復
박이정의 편지에 회답 한다 서경덕
그리워하던 중에 문안편지를 받으니 소생되어 위안이 됩니다. 나는 무더위로 곤란을 당하여 기운이 아직 깨어나 건강하지 못합니다. 보내주신 편지에 무엇이 다르냐는 말씀은 지나친 것 같지만 지나친 것이 아닙니다. 어진 사람이나 효자가 그 어버이를 깊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길 가다가 머리가 흰 노인을 보면 그 마음속으로 놀라서 안타깝게 여기는 것입니다. 우리 그대가 남의 노인을 미루어 생각하는 마음이 그 또한 친구에게 까지 미칠 수 있습니다. 나는 근래에 양쪽 수염이 희어지고 기력이 쇠하여 말년인거 같으니 이 세상에 머물 수 있는 세월이 얼마나 지낼 수 있겠습니까? 봄에 큰 병을 거친 뒤에 피곤이 더욱 심하여 나의 벗 들이 근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나는 가을에 서늘함을 이용하여 화담의 집에 살 것이나 그러나 객이 살만한 곳이 없고 동생이 아직 따로 집을 짖지 못하여 모아둔 재목이 모두 사용 할 수가 없으니 따로 짖지 못 할 형편입니다. 옥체를 수습하시고 자중자애 하시기 바랍니다. 을사년 6월 16일 경덕 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