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의 定義

 

 漢詩는 말할 것도 없이 한자를 표현수단으로 한 詩를 말한다. 詩인지라 作者의 思想과 感情이 韻律을 빌어서 문자로 표현한 것이다.


.漢詩의 起源

 

 중국 고대의 시를 최초로 시집으로 편찬한 <詩經>에서 그 유래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이 <詩經>을 집대성한 孔子는 이렇게 말했다. "여기에 실린 시 300 수를 한 말로 표현하면 '思無邪'라"고했다. 이 말은 곧 시인의 생각에 간교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다시 말하면 진실이 들어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시와 노래를 차별화하는 데 있어서 '시는 말의 뜻을 전달하는 것이고, 노래는 음성을 길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것으로 보아 시와 노래는 당시에도 구분하여 쓴 듯하다.


.漢詩의 분류


A.운율의 형식에 의한 분류
   a.自由詩 : 內在律을 가진 시
   b.定型詩 : 外形律 또는 定型律을 가진 시
B.시대에 따른 분류
   a.古風詩 : 당나라 이전 시대에 나온 시로서 押韻과 定型律은 있지만 平仄은 없는 시.
   b.近體詩 : 盛唐時代 이후에 유행하던 시의 형식으로 근래에까지 宗主로 삼던 시의 形式. 글자수가 일정하고 押韻 및 平仄이 업격한 시.
   C.古風詩에 대하여 : (여기에 대하여서는 <당시삼백수>의 서문을 인용하여 설명하겠음.)
古體詩 또는 古詩라고도 하며 그 기원은 兩漢 시대로 보며, 유협 이 저술한 <文心雕龍>의 明詩篇에 이르기를 '고시는 아름다운데 저 枚叔이라는 사람에서부터 왔다'고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고시는 저 '古詩十九首'를 지적하는데, 叔은 곧 枚乘의 字이다. 그리하여 유협 은 '고시십구수'를 漢나라 때 매승의 작품으로 인정하였으며 梁나라 武帝의 長子 蕭統은 <文選>에 그것을 無名氏의 작품으로 보았다.
그 뒤에 저 李陵과 蘇武의 贈答詩를 비롯하여 漢魏 및 六朝 시대의 작품을 통털어 古詩的인 체제라고 하였다. 그리고 唐나라 이후의 詩人들이 이 작품들의 韻律을 버리지 않고 즐겨 踏襲하였는데 뒷시대 사람들은 이것들까지 합쳐서 古詩라고 하였다. 

 

   a.고시의 분류 : 
       ㄱ.四言古詩 : 一句가 4자씩으로 된 시.
       ㄴ.五言古詩 : 一句가 5字씩으로 된 시.
       ㄷ.七言古詩 : 一句가 7자씩으로 된 시.
       ㄹ.雜言古詩 : 글자 수가 일정하지 않은 고시.
        *그러나 통상적으로 칠언과 오언을 주로 썼음.


   b.고시의 句數는 일정하지 않고 내용의 복잡성에 따라 길고 짧음을 결정하였음.
          보기 1. 陣子昻의 <登幽州臺歌>는 4구가 1수임.
          보기 2. 孟郊의 <遊子吟>은 6구가 1수임.
          보기 3. 杜甫의 <望嶽>은 8구가 1수임.
          보기 4. 王維의 <渭川田歌>는 10구가 1수임.
          보기 5. 李白의 <長干行>. 白居易의<長恨歌> 등은 10구이상에서 수십구까지 됨. 
  

 c. 平仄에 기원에 대한 견해.
      ㄱ. 고시에는 본래 평측이 없고 다만 흥이 나는대로 韻만을 넣어 시를 읊었는데, 후대 시인들이 고시에 대해 평측을 따져 보기 시작한 것이다.
      ㄴ.최초로 四聲을 주장한 사람은 梁나라 沈約으로 그는 '聲律說'을 주장하였다. 그는 宋書에 있는 <謝靈運傳>을 논하는 가운데 '宮羽(樂譜)가 서로 변하여 높낮이가 마디를 이루어서 앞 부분의 소리가 부웅 뜬 듯하다가 뒷소리가 끊어진다'타고 하였는데 여기서 뜬 듯하다고 한 浮聲은 平聲을 일컫는 말이고 끊어지다고 한 切響은 仄聲을 말한 것이다.
       ㄷ.四聲에 대한 明이나라 중 眞空和尙들의 견해 平聲 : 평평하게 나가며 오르고 내리지 않는다.  -平道莫低昻-
         上聲 : 높으며 맹렬하고 강함.-高呼猛烈强-
         去聲 : 분명하고 멀어지는 듯함.-分明哀遠道-
         入聲 : 짧고 끝이 빨리 끝남.-短促急收藏-
         *이중 上 去 入聲은 합쳐 仄聲이라고 함.
       ㄹ.古詩 平仄論의 시초는 淸나라 王士禎의 <師友詩傳錄>과 <漁洋詩話>이고 그 뒤 趙執信의 <聲調譜>와 翁方綱의 <古詩平仄論> 및 李鍈의 <詩法易簡錄> 그리고 董文渙의 <聲調四譜圖說>로 발전되어 왔다.
            *이상이 <당시삼백수>의 고시에 대한 설명임.


    D.近體詩의 분류
       a.五言 絶句 : 글자 數가 5자이고 行이 4줄일 때. 
       b.五言 律詩 : 글자 수가 5자이고 行이 8줄일 때.
       c.七言 絶句 : 글자 수가 7자이고 행이 4줄일 때.
       d.七言 律詩 : 글자 수가 7자이고 행이 8줄일 때.
       e.其他 : 四言. 排律. 長短句. 등의 분류가 있으나 여기서는 주로 칠언과 오언 시에 대한 연구 를 하겠음. *글자수의 배열 : 일반적으로 五言이나 七言 詩를 5자 또는 7자씩 쭉 연달아 쓰는데 우리가 시의 낱말 구조를 가만히 살펴보고 또 朗讀할 때에 소리의 마디를 보면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五言일 때 2자 3자씩 띄어 읽게 되고, 七言 일 때 2자 2자 3자의 순으로 띄어 일게 된다. 
       그래서 나는 여기에 2·3 또는 2·2·3의 순으로 띄어 썼음.

 

 

.押韻과 平仄


A.압운 : 韻母가 같은 자끼리 詩行의 끝에 쓰는 것.
   a.絶句詩의 경우 : 1 , 2 , 4 행의 끝이나 또는2 , 4 행의 끝에 씀.
   b.律詩의 경우 : 1 , 2 , 4 , 6 , 8 행의 끝에 주로 쓰며, 때로는 1행의 끝에는 쓰지 않음.
      *押韻은 주로 평성이 많이 쓰였으나 仄聲도 때로 쓰였음.


B.평측 : 平聲과 仄聲을 규칙적으로 배열하여 시의 音樂性을 높이려는데 그 목적을 둔 것.
      *평측의 표시를 앞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平聲 ○. 仄聲 ●. 平仄 兼用 ◐.
       平韻 ◎. 仄韻 ⊙.  
   a.五言詩의 경우 : 平起式, 仄起式 2가지 경우가 있음.


       ㄱ. 오언 절구 보기 :

平起式 :
 

起句             ○○ ●●◎
(韻目이 仄聲일 때) ○●●

 

承句             ◑● ●○◎

 

轉句             ◑● ○○●

 

結句             ○○ ●●◎

仄起式 : 
 

起句             ◐● ●○◎
(운목이 측성일 때) ○○●

 

承句             ○○ ●●◎

 

轉句             ◐○ ○●●

 

結句             ○○ ●●◎

   

  ㄴ.五言 律詩의 경우

平起式 :
 

起聯                   ○○ ●●◎
(운목이측성일 때)◐○ ○●●◐● ●○◎

 

함聯                   ◐● ○○●
                         ○○ ●●◎

 

頸聯                   ◐○ ○●●
                         ◐● ●○◎
(함련과 경련은 對句이어야 함)

 

結聯                  ◐● ○○●
○○ ●●◎

仄起式 :
 

起聯                   ◐● ●○◎
(韻目이 仄聲일 때)○○●
○○ ●●◎

 

함聯                   ◐○ ○●●
                         ◐● ●○◎

 

頸聯                   ◐● ○○●
                         ○○ ●●◎
(함련과 경련은 對句이어야 함)

 

結聯                   ◐● ○●●
◐● ●○◎

     

 b. 七言詩의 경우 : 平起式 仄起式 2가지가 있음.


        ㄱ.七言 絶句의 보기

平起式 :
 

起句         ◐○ ◐● ●○◎
(韻目이 仄聲일 때) ○○●

 

承句         ◐● ○○ ●●◎

 

轉句         ◑● ◐○ ○●●

 

結句         ◐○ ◐● ●○◎

仄起式 : 
 

起句            ◐● ○○ ●●◎
(운목이 측성일 때) ◐○ ○●●

 

承句            ◐○ ◐● ●○◎

 

轉句            ◐○ ◐● ○○●

 

結句            ◐● ○○ ●●◎

       

  ㄴ.七言 律詩의 보기

平起式 :
 

起聯             ◐○ ◐● ●○◎
(운목이측성일 때)      ○○●
◐● ○○ ●●◎

 

함聯             ◐● ◐○ ○●●
                   ◐○ ◐● ●○◎

 

頸聯             ◐○ ◐● ○○●
                   ◐● ○○ ●●◎
(함련과 경련은 對句이어야 함)

 

結聯             ◐● ◐○ ○●●
◐○ ◐● ●○◎

仄起式 :
 

起聯             ◐● ○○ ●●◎
(韻目이 仄聲일 때) ◐○ ○●●
◐○ ◐● ●○◎

 

함聯             ◐○ ◐● ○○●
                  ◐● ○○ ●●◎

 

頸聯             ◐● ◐○ ○●●
                   ◐○ ◐● ●○◎
(함련과 경련은 對句이어야 함)

 

結聯             ◐○ ◐● ○○●
◐● ○○ ●●◎

        *지금까지 보여준 형식은 韻目이 平聲인 경우만 보인 것임. 만일 韻目 
        이 측성일 경우는 운목의 안짝이 평성이어야 하고 운목 앞의 한 글자 위가 평성이어야 함.


   E.평측에서 피하는 것


       a. 下三連不許 : 시의 끝부분 3자가 연하여 平聲이든지 仄聲이면 안됨.
        보기1. 고시중 삼연평인 경우
                      報得三春暉 ●● ○○○
        보기2. 고시중 삼연측인 경우
                      舟楫恐失墜 ○● ●●●
        보기3.칠언율시중 삼연측인 경우
                      朝罷須裁五色詔.○● ○○ ●●●
        보기4.칠언 고시중 삼연평인 경우
                      棗花未落桐陰長.●○ ●● ○○○


   F.孤平不許

 

칠언시의 4번째 자가 平聲이고 그 앞뒤의 자가 仄聲인 경우 또는 오언시에 2번째 글자가 平聲이고 그 앞 뒤 자가 仄聲인 경우 허리가 짤록한 벌과 같다하여 蜂腰라고 하며 이를 피함.
        보기1. 오언 고시중 李白詩에
                     蜀僧 抱綠綺. ●○ ●●●
        보기2. 칠언 고시의 경우
                    霖雨未晴水滿堤.○● ●○ ●●○


   G.同字重出을 피함


         보기1. 淸江 一曲 抱村流
                長夏 江村 事事幽 
      a.'村' 자가 위와 같이 줄을 바꾸어 쓸 경우는 피함.
      b.'事事'와 같이 한 줄에 같은 자를 겹쳐 쓰거나 ,
          '月白雪白天地白'과 같이 한 줄에 같은 자를 여러 개 쓰는 경우는 허용됨.

 

.四聲表 또는 韻字表
 

 

 
 

.近體詩 창작의 실제        - 中國 漢詩中에서-


 

A.五言 絶句 詩


   <1>.送別      作者   王維

 

山中 相送罷    ○○ ○●●
日暮 掩柴扉    ●● ●○◎
春草 明年綠    ○● ○○●
王孫 歸不歸    ○○ ○●◎

ㄱ.

全詩 合律. 五言 絶句.

ㄴ.

押韻 : 上平 微韻. 韻脚 : 扉, 歸

ㄷ.

왕유 : (701-761) 唐 開元年間 사람. 안록산의 난리가 난 뒤 은거생활. 15세 시를 짓기 시작.'洛陽女兒行' 및 '九月九日憶山東 兄弟' 등의 시는 16세 및 17세시 작이라고 함.

 

ㄹ.

해설 : 산중에 있는 나는 그대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사립문을 닫으니 날은 이미 저물었다. 봄풀이 내년 이맘 때 다시 푸르거든, 모르겠네. 王孫같이 귀하신 당신은 돌아올 것인지?

 

.    <2>.雜詩.    작자  왕유
            君自 故鄕來   ○● ●○○
            應知 故鄕事   ○○ ●○⊙
            來日 綺窓前   ○● ●○○
            寒梅 着花未   ○○ ●○⊙
       ㄱ. 오언 절구. 1 3 兩句는 합률. 2, 4 양구는 모두 拗絶로 平仄이바뀌어 孤平이 되었음.
       ㄴ. 押韻 :  韻의 事자와 未韻의 未자를 通押.
       ㄷ. 同字 重出 : 故鄕. 來.
       ㄹ.解說 : 자네가 고향에서 왔으니 틀림없이 고향일을 알 것일세. 자네 오던 날 창문 앞에 寒梅가 피었든가?


   <3>.登 雀樓     작자 王之渙
            白日 依山盡   ●● ○○●
            黃河 入海流   ○○ ●●◎
            欲窮 千里目   ●○ ○●●
            更上 一層樓   ●● ●○◎     
       ㄱ. 오언 절구. 전편 합률.
       ㄴ. 압운 : 下平 尤韻. 韻脚 : 流. 樓.
       ㄷ. 해설 : 태양은 산을 넘어가 날은 저물려 하고, 황하는 바다를 향하여 달려간다. 당신이 있는 천리 먼 곳을 다 바라보려고, 한층 위에 있는 누각을 다시 올라간다. 
       ㄹ.王之渙 : (688-742) 당나라 晉陽 사람.


   <4>夜宿山寺       작자  李白
           危樓 高百尺   手可 摘星辰
           不感 高聲語   恐  天上人
      ㄱ.형식 : 五言 絶句. 平起式 .전편 합률, 高자 중출.
      ㄴ.압운 : 上平聲 眞韻. 韻脚 : 辰, 人 
      ㄷ.작자 : 자는 太白. 唐나라  西 사람. 詩仙이라 일컬어짐.        
      ㄹ.해설 :위태롭게 높이 솟은 누각이 백척이나 되니, 손으로 별이라도 만질 듯하구나. 느낀대로 소리높여 말하지 못하는 것은, 하늘에 있는 사람을 놀라게 할까 두려워서일세.

B.五言 律詩


   <1>.新年作      작자 : 劉長卿
         鄕心 新歲切   天畔 獨 然 ○○ ○●●  ○● ●○◎
         老至 居人下   春歸 在客先 ●● ○○●  ○○ ●●◎
         嶺猿 同旦暮   江柳 共風煙 ○○ ○●●  ○● ●○◎
         已似 長沙傅   從今 又幾年 ●● ○○●  ○○ ●●◎
     ㄱ.이시는 모범적인 운율임.  은 通高低.
     ㄴ. 압운 : 下平 先韻. 韻脚 : 然.先.煙,年
     ㄷ. 劉長卿 :당나라 開元 年間 사람. 隨州刺史 역임.
     ㄹ.해설 : 새해 들자 고향생각 더욱 절실하여 하늘가를 바라보며 홀로 눈물 흘리네. 나이는 늙었으나 남의 밑에 있는 처지이고, 봄이 돌아왔지만 나그네 생활로 남아 있어야 하네. 저 산 위에 있는 원숭이와 아침저녁으로 벗하고, 강가의 버드나무와 함께 봄바람을 맞이한다. 나는 이미 옛날 한나라의 長沙王 賈太傅처럼 오랜 세월 지방의 작은 벼슬로 지나는 나그네의 신세인걸, 지금부터 몇 년 뒤에나 고향에 돌아갈 것인가? 
     ㅁ. 聯과 頸聯의 對句도 잘 되어 있음.


   <2>旅夜書懷    作者  杜甫
        細草 微風岸   危檣 獨夜舟
        星垂 平野闊   月湧 大江流 < 聯 對句>
        名豈 文章著   官因 老病休 <頸聯 對句>
        瓢瓢 何所似   天地 一沙鷗
     ㄱ.형식 : 仄起式 오언 율시. 평측이 모범적으로 맞음. 
     ㄴ.압운 : 下平聲 尤韻. 舟,流,休,鷗
     ㄷ.杜甫 : 자는 子美. 당나라 天寶 말년의 시인. 檢校工部員外郞의 직책을 가졌음. 詩聖이라고 일컬음. 54세 때 지은 시. 직책에서 물러난 뒤에 가족을 데리고 成都草堂으로 갈 때 지음.
     ㄹ.해설 : 강 언덕에는 미풍에 따라 가는 풀이 휩쓸리는데, 텅 빈 밤하늘을 바라보며 홀로 강물 따라 배를 저어간다. 별이 쏟아지는 평야는 넓기도 하고, 달이 용솟음 치듯 하는 큰 강물은 도도히 흐른다. 문장이 뛰어나다 고 이름까지 드러날 것인가? 벼슬은 늙어가는 병으로 물러났는 걸. 외롭고 쓸쓸함이 꼭 무엇과 같을까? 마치 저 강가 모래 위에 앉은 한 마리 갈매기 같구려.


   <3>山居秋暝       작자   王維
        空山 新雨後   天氣 晩來秋
        明月 松間照   淸泉 石上流
        竹暄 歸浣女   蓮動 下魚舟
        隨意 春芳歇   王孫 自可留
     ㄱ.형식 : 오언 율시. 평기식. 전시 합률.
     ㄴ.압운 : 하평성 尤韻. 韻脚 :秋,流,舟,留 
     ㄷ.해설 :텅 비었던 산 비온 뒤에 드디어 가을이 왔네. 밝은 달은 소나무사이에 스며들고, 맑은 샘물은 돌틈에서 흘러나온다. 대나무가 버스럭 거리니 빨래하는 여자가 돌아가고, 연잎이 움직이더니 고깃배가 지나간다. 봄 뜻 따라 노닐던 사람, 봄 향기는 끝났지만, 아무리 지위 높은 그대이지만 이 가을의 풍경에도 머무를 만하여라.

 

C.七言 絶句


   <1>桃花谿    작자  張旭
        隱隱 飛橋 隔野煙  石磯 西畔 問漁船
        ●● ○○ ●●◎  ●○ ○● ●○◎
        桃花 盡日 隨流水  洞在 淸谿 何處邊
        ○○ ●● ○○●  ●● ○○ ○●◎
     ㄱ.형식 : 仄起式 合律
     ㄴ.압운 : 上平聲 眞韻. 韻脚 煙, 船, 邊
     ㄷ.작자 : 자는 伯高.당나라 시대 蘇州人. 초서로 유명.
     ㄹ.해설 : 나는 듯한 시내 다리가 아지랑이 속에 은은히 가렸는데, 바윗돌 서쪽 언덕에 서서 고깃배를 보고 묻노라. 저 복숭아꽃이 온종일 물위에 떠서 내려오는데, 그 복숭아꽃 마을이 도대체 이 시내의 어디쯤 있답디까? 


   <2>.春怨     작자 : 劉方平
         紗窓 日落 漸黃昏   金屋 無人 見淚痕
         寂寞 空庭 春欲晩   梨花 滿地 不開門
     ㄱ.형식 : 平起式 합률.
     ㄴ.압운 : 上平聲 元韻. 韻脚 : 昏,痕,門
     ㄷ. 작자 : 당나라 河南 사람. <唐才子傳>에 劉先生으로 일컬었음.
     ㄹ.해설 : 서쪽에 지는 해가 비단을 입힌 창문에 비치니 날이 저물어 감을 알겠는데, 이 화려한 집안에 임이 없으니 눈물만 볼을 적신다. 쓸쓸한 빈 뜰에는 봄도 늦어, 배 꽃이 땅에 가득 떨어졌는데도 문 한번 열어 보지 않는구나.
     ㅁ.시의 배경 : 金屋은 임금이 거처하는 궁궐을 표현하는 말로, 白樂天의<長恨歌>에도 나온다. 이것으로 보아 이글의 주인공은 궁전의 妃嬪을 지적하는 듯하다.


   <3>早發白帝城      작자   李白
        早辭 白帝 彩雲間   千里 江陵 一日還
        兩岸 猿聲 啼不住   輕舟 已過 萬重山
     ㄱ.형식 : 平起式 전시 합률
     ㄴ.압운 : 상평성 刪韻. 韻脚 間,還,山
     ㄷ.해설 : 아침에 채색 구름으로 둘러싸인 높은 백제성에서 출발하여 천리먼길 강릉까지를 단 하루만에 돌아갔네. 양쪽 강 언덕에는 원숭이들이 나와의 이별을 슬퍼하듯이 울어대는데, 내가 탄 조그마한 배는 이미 만 겹으로 둘러싸인 산을 벗어나 버렸네.
     ㄹ.작품 배경 : 이백이 유배되어 夜郞이라는 곳으로 가는 도중에 백제성에 이러러 赦免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강릉으로 돌아가면서 지은 시.


   <4> 登冠嶽山  2000.4.22.(日曜日)     작자 : 웹지기 拙作
         冠嶽 靈峯 秀衆山   群紅 嫩綠 繡巖間
         ○● ○○ ●●◎   ○○ ●● ●○◎
         時時 好鳥 啼相喚   緩步 尋眞 却忘還
         ○○ ●● ○○●   ●● ○○ ●●◎
     ㄱ.形式 : 仄起式 七言絶句. 全體 合律
     ㄴ.韻目 : 上平聲 刪韻. 韻脚 山,間,還
     ㄷ.해설 :관악산 신령스러운 봉우리, 많은 산들 중에 빼어났는데, 지려는 꽃들과 피어나는 잎들은 바위들 사이에서 수를 놓은 듯하네. 때때로 아름다운 새들은 지저귀며 서로 짝을 부르는데, 나는 천천히 걸으며 참된 경치를 찾느라고 집에 돌아 오는 것을 잊어 버렸네.

 

E.七言 律詩


   <1>,登高     作者 : 杜甫
         風急 天高 猿嘯哀  渚淸 沙白 鳥飛廻
         無邊 落木 蕭蕭下  不盡 長江 滾滾來
         萬里 悲秋 常作客  百年 多病 獨登臺
         艱難 苦恨 繁霜    倒 新停 濁酒杯
     ㄱ.形式 : 全詩 合律. 仄起式. 全體 對句
     ㄴ.押韻 : 上平聲 灰韻. 韻脚 哀,廻,來,臺,杯
     ㄷ.解說 : 바람은 거세 지고 하늘은 높아 가는 계절에 원숭이의 휘파람도 슬픔을 호소하는 듯한데, 모래가 흰 깨끗한 물가에는 새만 날아 돌아온다. 끝없이 떨어지는 나뭇잎들은 쓸쓸히 흩날리고, 한없이 흐르는 강물은 계속하여 달려오는구나. 고향과 멀리 떨어진 나그네 신세로 가을을 맞이하니 슬퍼지기 만 하고, 게다가 많은 병에 시달리는 이 몸은 홀로 樓臺에 올랐다. 오늘날 시국도 어려운데 귀밑머리가 요란스럽게 희어지는 것이 너무 한스럽고, 곤궁한 신세에다가 병든 몸에 탁주 한잔 손에 들고 마시지 못하네.


   <2>蜀相        작자 : 杜甫
        丞相 祠堂 何處尋   錦官 城外 柏森森
        映  碧草 自春色   隔葉 黃  空好音
        三顧 頻煩 天下計   兩朝 開濟 老臣心
       出師 未捷 身先死   長使 英雄 淚滿襟
     ㄱ. 형식 : 仄起式.  聯 孤平 拗救(出句.內句)의 5.6째字는 仄 平으로 平仄이 순서가 바뀌어 있어나 對句의 5째 자가 본래 仄聲이라야 하는데 平聲이되어 서로 보충해 주었음. 相자는 여기서 仄聲임.
     ㄴ.押韻 : 下平聲 侵韻. 尋,森,音,心,襟
     ㄷ.해설 : 승상인 제갈량의 사당은 어디 있는가 금관성 밖에 잣나무가 울창한 곳에 있지. 사당 앞 층계에 비쳐있는 푸른 풀은 봄빛을 띄었고, 나뭇잎에 가려 보이지는 않지만 경쾌히  들려오는 꾀꼬리 소리는 봄을 맞이한 기쁨을 노래하는구나. 3번씩이나 초가집을 찾아본 劉備의 심정은 천하를 위함 이었고, 先主와 後主 두 임금을 섬기며 천하를 보좌하여 나라를 일으키려고 한 것은 老臣인 제갈량의 마음이다. 적을 소멸하려고 나갔으나 이기지 못하고 오장원에서 먼저 죽게 되니, 영원히 영웅을 그리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한다.    


   <3>.登金陵鳳凰臺    作者   李白
         鳳凰 臺上 鳳凰遊  鳳去 臺空 江自流
         吳宮 花草 埋幽徑  晉代 衣冠 成古丘
         三山 半落 靑天外  二水 中分 白鷺洲
         總爲 浮雲 能蔽日  長安 不見 使人愁
     ㄱ.형식 :  聯 平仄이 起聯의 평측과 순서가 같은데 이것을 拗對 또는 拗이라고도 함. 平起式 同字 重疊.
     ㄴ.押韻 : 下平聲 尤韻. 韻脚 遊,流,丘,洲,愁
     ㄷ.작자 : 자는 太白. 唐나라  西 사람. 詩仙이라 일컬어짐.
     ㄹ.해설 :봉황대에는 일찍이 봉황이 와서 모였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봉황은 가고 누각만 남았는데 그 밑에 강물만 흘러간다. 옛날 삼국시대의 吳나라 궁궐에 피었던 화초밭은 황폐하여 작은 길로 변했고, 역시 번화하였던 晉나라 衣冠과 문물들은 묵은 무덤 터로 변해버렸다. 南京 長江가의 三峯의 산은 하늘 높이 솟아 있어서 흐릿해 보이고, 長江이 흘러오다가 白鷺洲라는 섬을 만든 뒤에 그 섬을 둘러싸고 물줄기가 갈라져 있다. 저 하늘의 태양이 뜬구름에 자주 가리듯 간신들의 陰謀가 임금의 총명을 가릴까 두려운데, 임금 계신 長安이 안 보이니 내 마음 근심스러워진다.
     ㅁ.낱말 풀이 
        a.봉황대 : 금릉 곧 南京 봉황산에 옛터가 있음.
        b.浮雲蔽日: 浮雲은 간신을 폐일은 임금의 총명을 가림을 뜻함.
        c.장안 : 당나라 都城.


   <4>新年有感   웹지기拙作(1999.2.28. 觀水會)
        山溪 氷解 水聲佳  乃覺 東君 御市街
        北壁 煙塵 寒望眼  南江 雲霧 起愁懷
        恢恢 天網 誰能脫  屑屑 人心 自不偕
        交契 今年 從此始  以祈 斯會 與時諧
     ㄱ.형식: 平起式. 七言 律詩
     ㄴ.押韻:上平聲 佳韻. 韻脚:佳,街,懷,偕,諧
     ㄷ.作品 背景: 지난회 牛耳洞 韓美莊에서 詩會인 觀水會를 열 때 지은 것임.    
     ㄹ.解說 : 산속의 개울에 얼음이 녹으니 흐르는 물소리 아름다움을 느끼며, 마침내 봄을 맡은 귀신이 이 도시에도 내린 것을 깨닫겠구나. 북쪽 절벽 곧 北韓지방에는 연기와 티끌 곧 전쟁의 砲煙이 바라보는 눈을 시리게 하고, 남쪽 강물의 구름과 안개 곧 IMF의 國難이 근심스러운 懷抱를 일으킨다. 넓고넓은 하늘의 법칙을 누가 능히 벗어날 것인가, 갈래갈래 찢어진 사람의 마음도 합쳐지지 못하는 것을. 올해의 우리 모임은 이번이 처음인데, 우리의 이 모임, 오늘 날의 시대와 함께 올 한해, 화평하기 바란다.

 

http://www.choseo.pe.kr/  조면희 선생의 홈에서 가져온 자료입니다

출처 : 서예세상
글쓴이 : 三道軒정태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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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의 이해3

自我論 Ⅲ

1. 自我란 무엇인가?

2. 詩人의 環境

3) 時代思潮


⑶ 佛家思想


불가에서는 이 우주에 펼쳐져 있는 삼라만상 즉 무생衆生의 존재存在를 ‘공空’과 ‘색色’으로 파악하고, ‘전생轉生’의 원리에 입각해서 그 존재의 지속성을 설명했다. ‘윤회전생輪廻轉生’이란 수레바퀴가 끝없이 돌고 도는 것처럼 일체一切의 중생衆生들은 어떤 원인과 결과에 의해서 태어나고 죽음을 끝없이 반복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모든 사물은 다 전생에서 이승으로 왔다가 이승에서 다시 저승으로 되돌아가는 것인데 전생에 좋은 일을 하다가 이승에 태어난 사람은 이 세상에서 행복을 누리게 되지만 그러한 행복을 누리다가도 남에게 악한 일을 하게 되면 저승에서는 다시 못된 짐승으로 태어날 수도 있음이 그러한 것이다. 한번 짐승으로 떨어지게 되면 그 업보를 씻고 다시 사람으로 환생한다는 것은 코끼리가 바늘구멍을 빠져나오듯 지극히 어려운 일이라 여겼다.

이와 같은 윤회전생이 원리에 의해서 중생을 바라보면 사람과 짐승과 흙과 초목은 다른 것이 아니다. 다만 인연因緣에 의해 타고난 이승의 형상이 다를 뿐이다. 군신君臣․부자父子․형제兄弟․부부夫婦도 그러하다. 전생의 임금이 이 세상에서는 신하의 마부로 태어날 수도 있고, 이 세상의 신하가 저 세상에서는 임금이 될 수도 있으며, 저 세상에서는 남편노릇을 하다가 이 세상에서는 아내노릇을 할 수도 있게 되는가 하면 지난날의 조상이 뒷날의 후손으로 환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사상에 입각해서 살면 현세의 인륜도덕人倫道德이나 위계질서位階秩序 따위는 한 낱 부질없는 환상에 지나지 아니하는 것이다. 끝없이 ‘생生․노老․병病․사死’의 과정을 거치면서 산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므로 현세를 ‘고해苦海’로 규정하고, 이 고해를 벗어나 생사를 초월한 열반涅槃(Nirvana)에 도달함이 그들의 최고이상最高理想이었다.

‘열반涅槃’은 ‘멸滅’, ‘적멸寂滅’, ‘멸도滅度’, ‘원적圓寂’, ‘무위無爲’, ‘무작無作’, ‘무생無生’, ‘무탈無脫(Vimoksa)’과 같은 말이다. ‘열반’은 불어서 꺼버림의 상태(吹消狀態)란 뜻으로 ‘번뇌의 숲이 없는 상태’, ‘모든 번뇌를 궁구하여 생사계生死界를 초월한 불생불멸不生不滅의 법을 체득한 경지’ 혹은 ‘번뇌를 초극한 정신의 평화상태’를 이른다.

그런데 이 현세의 고해를 건너 ‘열반’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사람은 그 첫걸음부터 ‘실재實存하지 아니하는 자아自我에 집착해서는 아니 되는 원리’ 즉 ‘공空’을 인식하는 수행을 해야만 했다.

‘현세現世의 일체一切에 집착하는 것은 물의 파랑波浪과 같은 나고 죽음의 현상에 집착하는 것이니, 이것은 바로 고통苦痛스러운 이승이다. 반대로 현세의 일체에 집착하지 아니하는 것은 파랑波浪이 일어나지 아니한 물과 같이 태어나고 죽음이 없는 현상이니, 이것은 바로 행복한 열반의 경지다(吳經熊, 『禪學的 黃金時代』)’

는 선종불교禪宗佛敎의 선구자 혜능慧能의 말이다. 거기서 그들은 자신뿐만 아니라 나라를 버리고, 임금을 버리고, 부모형제와 처자마저 버리고 오로지 출가입선出家入山 면벽수도面壁修道를 해야만 했던 것이다.

유가儒家가 불가사상佛家思想을 ‘오랑캐의 도道’, ‘이단異端의 도道’로 공격하는 근본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불가사상에 물든 시인들이 인생을 보고 우주를 관찰한 심경心鏡이 어떠한 것이었는지 능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移家雖帶郭  野徑入桑麻

近種籬邊菊  秋來未看花

門未犬吠  欲去問西家

報道山中去  歸來每日斜

옮긴 집 비록 城郭 가에 있지만,

들길 뽕밭 삼밭 지나서라네.

집과 울타리 밑에 국화를 심었으나,

가을이 와도 꽃도 피지 아니했네.

문을 두드림에 개도 짖지 아니하니,

서쪽 이웃 갔는가 물어나 보았더니.

일러 아뢰기를 산속에 갔다가,

언제라도 해질 무렵 돌아온다네.


(釋然(唐), <尋陸鴻漸不遇>)


이 시에서 들길 뽕밭 삼밭을 지나 저 멀리 성곽城郭 밑으로 집을 옮긴 것은 불자佛者가 고해인 인연의 세계를 떠남이다. 때문에 사람을 만나지 아니함은 물론이거니와 집 가에 국화를 심었으나 돌보지도 아니하며 개나 닭 한 마리도 기르지 아니했다. 오로지 실재하지 아니하는 자아를 초월함 즉, ‘공’을 깨닫기 위해 매일 산중수행山中修行하는 은자隱者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溪聲便是廣長說  山色豈非淸淨身

夜來八萬四千偈  他日如何擧似人

냇물소리 바로 부처님 설법이니,

산색인들 그 어찌 부처 몸 아니리요.

밤새도록 들려오는 팔만사천 게송인들,

다른 날 어떻게 이 사람을 설명하랴?

(蘇軾(宋), <贈東林總長老>)


불자佛者의 귀에는 냇물소리가 부처님의 설법(廣長說)으로 들리기도 하고, 무심한 산색山色이 부처님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採藥忽迷路  千峰秋葉裏

山僧汲水歸  林末茶煙起

약을 캐다 홀연히 길을 잃으니,

천봉우리 가을날 단풍잎 속이로다.

산에 사는 스님이 물 길러 감에,

숲 위로 아스라이 茶煙이 피어나네.

(李珥(朝鮮), <山中>)


채약자採藥者와 산승山僧은 현세의 고해를 벗어나 청정적멸淸淨寂滅의 열반涅槃으로 향하는 사람이다. 때문에 불자의 이상理想은 언제나 현세 저 너머에 있었다.


兒捕蜻蜓翁補籬  小谿春水浴鸕鶿

春山斷處歸程遠  橫擔烏藤一箇枝

아이는 잠자리 잡고 늙은이는 울타리 손질,

작은 시내 봄물에는 노자새 한가롭네.

푸른 산 저 너머 가야할 길 멀고멀어,

한 가지 등나무 지팡이만 어깨 위에 메었네.

(金時習(朝鮮), <山中卽事>)


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불가사상에 심취한 사람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잠자리 잡고, 순후 소박한 늙은이가 울타리를 손질하며, 작은 시냇물에 노자새 노니는 눈앞의 아름다운 이상향에서도 그대로 안주安住할 수가 없었다. 고통스러운 현세의 일체를 떨쳐 버리고 한 가지 등나무 지팡이 어깨에 걸친 체 푸른 산 저 너머 가고 또 가야 할 곳(涅槃의 世界)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9세부터 글을 읽기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손에서 책을 놓은 적이 없었다. 『詩經』․『尙書』 등 육경六經을 비롯하여 제자백가서諸子百家書와 역사문장歷史文章에서부터 숨은 경전經典․불서佛書․도가道家의 설說에 이르기까지 비록 그 궁극적인 근원을 탐구하고 깊이 숨어 있는 뜻을 완전히 찾아내지는 못했지마는 그런대로 다 섭렵하여 가장 요긴한 내용을 간추려 문장을 써 내려감의 도구로 삼지 아니함이 없었다(李奎報, 『白雲小說』).’

와 같이 유․불․도가사상뿐만 아니라 온갖 잡가사상雜家思想까지 골고루 수용하여 융회관통融會貫通한 정신세계를 이룩한 시인도 있었다. 중국의 도연명陶淵明․이백李白․소식蘇軾, 한국의 이규보李奎報․이제현李齊賢․이색李穡… 등은 그러한 류類에 해당하는 문인들이었다.

어느 한 가지 사조思潮에만 편중되어 있는 개인이나 혹은 한 시대의 시는 지나치게 방만호탕放漫浩蕩하거나 섬미부화纖微浮華하거나 전아경직典雅硬直함의 폐단을 면치 못하게 된다.

성리학性理學에 경도傾度되어 있던 조선시대의 백자白瓷를 상상해 보면 지나치게 전아경직典雅硬直함의 정신세계가 얼마나 건조무미한 것이었던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4) 富貴와 貧賤


① ‘富貴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자 하는 바이다.…貧賤은 사람이면 누구나 싫어하는 바이다(『論語』, 「里仁」).’


이것은 공자孔子(B.C. 552~B.C. 479)의 말이다. 부귀富貴를 얻고자하고 빈천貧賤을 싫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는 뜻이다. 전국시대戰國時代 제齊의 재상 관중管仲(B.C.?~B.C. 645)도 다음과 같은 격언格言을 남긴 적이 있다.


‘倉庫가 꽉차야 禮節도 알 수 있고, 衣食이 풍족해야 榮辱을 알 수 있다.’


부귀와 빈천이 인간생활에 얼마나 절실한 것인가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이 부귀와 빈천에 대한 욕구는 누구나 마음대로 얻고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처음부터 부귀한 환경에 태어나 일생을 호화롭게 보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빈천 속에서 태어나 빈천으로 일생을 보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부귀를 누리다가 빈천한 사람으로 전락한 경우도 있고 빈천을 딛고 일어서서 부귀와 영화榮華를 쟁취한 사람도 있다. 부하다고 반드시 귀한 것도 아니고 귀하다고 반드시 부한 것도 아니다. 부한 사람 가운데서도 귀한 사람이 있으며, 빈한 사람 가운데서도 귀한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부귀를 향유享有하거나 쟁취한 사람을 행복한 사람, 성공한 가람으로 간주하는가 하면 빈천에 허덕이는 사람을 불행한 사람, 실패한 사람으로 여겨왔다.

때문에 사람들은 누구나 이 부귀를 획득 향유 유지하며, 빈천을 극복 탈피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 왔던 것이다.

겨울밤의 흰 눈빛과 여름밤의 반딧불 빛을 빌어 책을 읽다가 잠이 오면 상투를 천장에 매달거나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르며 정신을 가다듬던 저 가난한 과거준비科擧準備 서생書生들, 낙타 등에 금은보화를 싣고 태양太陽이 작열灼熱하는 사막을 왕래하던 아라비아의 대상들, 한 치의 혀를 무기로 삼아 육국六國을 종획縱橫하며 연형連衡, 합종合從의 술책術策을 늘어놓던 권모술수權謀術數의 변설가辨說家들, 사람을 죽여 시체의 구릉, 피의 바다를 만들어 놓고도 의기양양하던 전쟁영웅들… 이들의 꿈과 이상도 따져보면 그 어느 것이거나 다 이 부귀와 빈천에 연결連結되어 있지 아니한 것이 없었다.

이 부귀와 빈천은 시인의 정情(心鏡)을 형성하는 절대적인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배부른 상전은 종의 굶주림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은 그러한 체험에서 우러나온 속담이다. 타고난 심성心性은 꼭 같은 심성이나 부귀로운 상전의 배부른 심경心鏡과 빈천한 종의 굶주린 심경은 다르다. ‘밥 먹은 뒤에 금강산 구경(食後 觀金剛山)’이란 말과 같이 이미 밥을 먹고 배가 부른 상전의 심경에는 금강산의 경치가 천하제일天下第一의 아름다움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배고픈 종의 눈에는 보잘 것 없는 한 술 밥이 최고의 대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전의 심경에는 아름다운 금강산 경치를 백안시白眼視한 채 오로지 밥을 보고 침을 흘리는 그 종의 모습이 ‘미천한 것’, ‘게걸스러운 것’, ‘할 수 없는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富한 사람은 반드시 貧한 사람을 업신여기고, 貴한 사람은 반드시 賤한 사람을 거만하게 대한다(『墨子』, 「兼愛」; 富必侮貧 貴必傲賤).’


는 그러한 점을 지적한 말이다.

그러나 배가 고픈 종의 귀와 눈은 그러한 상전의 업신여기는 소리와 거만한 눈초리를 상관할 겨를이 없다. 우선 뼈에 사무치게 절실한 밥을 응시하고 사색하고 그리워할 뿐이다. 우리는 고려시대高麗時代 문신文臣과 무신武臣, 조선조朝鮮朝 사대부士大夫와 천민賤民들의 관계에서 그 산 예를 찾을 수 있다.

때문에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존재하는 시인이라도 그 시인들이 처한 빈부귀천의 환경環境에 따라 심경과 시각이 각각 다르며 소재素材를 취사선택取捨選擇하는 취향趣向이 각각 다르게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⑴ 富貴한 詩人의 詩


雲想衣裳花想容  春風拂檻露華濃

若非群玉山頭見  會向瑤臺月下逢

구름은 그녀의 의상이요 모란꽃은 그녀의 얼굴과 같은데,

봄바람이 헌함을 스침에 이슬 젖은 꽃은 더욱 요염하구나.

임과 함께 하심 群玉山 신선의 회견이 아니라면,

아마도 西王母의 궁궐 달빛 아래서 만남이런가!

(李白(唐), <淸平調詞>)


이 시는 이백李白이 당현종唐玄宗과 양귀비楊貴妃가 침향정沈香亭에서 목단화牧丹花를 완상하는 모습을 음영吟詠한 시다.

뭉게구름과 같은 양귀비의 의상衣裳, 모란꽃과 같은 양귀비의 용모容貌, 이슬 젖은 모란꽃의 요염함, 군옥산두群玉山頭와 요대월하瑤臺月下에서나 만날 수 있는 신선과 같은 현종과 양귀비의 어울림… 등은 부귀한 시인의 심경에 투영된 부귀로운 형상이다. 침향정․목단화 등 배경이 아무리 화려하고 현종과 양귀비가 아무리 절세의 재자가인才子佳人이라 하더라도 이백의 심경이 빈천으로 찌들어 있다면 위와 같은 농섬부려濃纖富麗한 시를  수가 없었을 것이다.


淡月疎星建章  仙風吹下御爐香

侍臣鵠立通明殿  一朶紅雲捧玉皇

밝은 달 드문 별은 建章宮을 둘렀는데,

신선 바람 불어옴에 御爐香氣 은은하네.

侍臣들이 둘러 선 通明殿 위엔,

한 송이 붉은 구름 玉皇을 받들었네.

(蘇軾(宋), <上元侍宴>)


이 시도 그러한 유에 속한다. 궁중에서 부귀한 생활을 체험해 보지 아니한 사람이면 이와 같이 웅건화미雄健華美, 청신부려淸新富麗한 세계를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⑵ 貧寒한 詩人의 詩


淸江一曲抱村流  長夏江村事事幽

自去自來梁上燕  相親相近水中鷗

老妻紙爲局  稚子敲針作釣鉤

多病所須惟藥物  微軀此外更何求

맑은 강 한 구비 촌락 끼고 흐르는데,

긴 여름 강마을 일마다 그윽하네.

절로 갔다 절로 오는 들보 위의 제비요,

서로 친해 서로 좋은 물가의 해오라기.

늙은 아낙 종이 그려 장기판 만들고,

어린 아이 철사 굽혀 낚시 바늘 만드누나.

병든 몸에 필요한 것은 약물뿐이니, 

하찮은 몸 이밖에 무엇을 더 구하리.

(杜甫(唐), <江村>)


이 시는 가난하고 병든 두보杜甫의 심경에 비쳐진 강촌江村의 자연광경自然光景이다. 수首․함련頷聯에서는 해긴 여름 어느 강마을의 풍경이 훤칠하게 그려져 광달청신曠達淸新한 기풍을 풍기고 있으나 경련頸聯에 등장한 노처老妻와 치자稚子는 가난을 먹고 가난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그윽하고 한적함 속에서 애수哀愁와 인고忍苦를 초극한 저 노처와 치자는 가난하고 병든 두보의 심경을 통해서만 관조될 수 있었던 영상들이다.


② “子貢이 말하되 ‘貧하면서도 阿諂하지 아니하고, 富하면서도 驕慢함이 없으면 어떠합니까?’ 孔子대답하되 ‘옳은 말이다. 그러나 貧하면서도 道를 즐거워하고 富하면서도 禮를 좋아함만 같지 아니하다’(『論語』, 「學而」)”


이 말은 ‘빈하면서도 도를 즐거워함(貧而樂道)’ 즉 ‘안빈락도安貧樂道’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자가 이 말을 남긴 뒤 공자를 신봉하는 유가들은 누구나 ‘안빈낙도’란 격언을 생활의 지침으로 삼아 왔으며 또 많은 사람들은 그 빈을 극복하는 고통을 시로 읊었던 것이다.

부귀한 사람의 심경과 빈천한 사람의 심경은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부귀와 빈천이 시의 우열을 결정할 수는 없다. 부귀한 사람의 시는 부귀로운 흥취가 있어서 여유롭고, 빈천한 사람의 시는 빈천함의 절박함이 응고되어 있어 아름다운 것이다. ‘문궁익공文窮益工(歐陽脩, 『梅聖兪詩集序』)’이란 말과 같이 곤궁한 시인의 시는 부귀한 시인의 시보다 절실하여 오히려 읽는 사람의 마음을 더욱 깊이 감동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한시의 이해 2】  

 

 

3. 《한시론漢詩論》의 서술방법敍述方法


1) 漢詩論의 類型


우리는 누구나 지금까지 헤아릴 수 없는 한시론漢詩論의 자료들이 전해오고 있음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 한시자료漢詩資料들은 편의상 격언류格言類, 시화류詩話類, 논저류論著類로 구분할 수가 있다.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⑴ 격언류格言類의 시론詩論

「詩는 뜻을 말한 것」(詩, 言志)

「詩는 志(뜻)가 지향指向하는 바이다. 마음에 있을 때는 지志지만 말로 나타내면 詩가 된다.」(詩者, 志之所之也, 在心爲志, 發言爲詩)

「《詩經》에 실려 있는 三百篇의 詩를 한마디 말로 요약하면 생각에 사특함이 없음이다.」(詩三百, 一言以蔽之, 曰, 思無邪)

등은 「格言類」에 해당하는 詩論의 例들이다.

이 格言類의 詩論들 가운데는 詩의 本質을 예리하게 설파한 명언들이 많다. 그르나, 이러한 詩論들은 논의論議의 원인原因과 근거根據를 제시하지 아니한 포괄적包括的이며 직관적直觀的이며 거두절미去頭截尾한 설파이므로 그 이면에 응축되어 있는 의미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란 여간 어렵지 아니하다.

 

그것들은 흡사 끝없는 고행苦行과 수도修道를 통해 道를 깨달은 석가모니釋迦牟尼 부처님이 그 제자들에게 자신이 체험한 불리佛理를 깨우쳐 주기 위해 제시했던 한 송이의 연꽃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그 연꽃은 석가모니불이 체험했던 전체적인 불리佛理와 불론佛論을 암시하고 있는 꽃이었다. 이미 道를 터득한 석가모니의 입장에서 보면 불도佛道를 가장 간단하고 정확하고 알기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는 이 한 송이의 연꽃을 능가할 그 무엇이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연꽃을 바라본 대부분의 불제자佛弟子들은 그것이 도대체 불리의 무엇을 뜻하고 있는지를 알지 못했다. 모두가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알쏭달쏭한 마음으로 석가모니불만 우러러 보았다고 한다. 한 송이의 연꽃을 통해서 그 오묘난측奧妙難測한 불도佛道를 일시에 깨닫는 데는 매우 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詩, 言志」 등을 통해서 詩의 전체적인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한 송이의 연꽃을 통해서 불리를 깨닫는 것만큼이나 힘이 드는 일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詩를 가르치면서도 詩를 몽롱한 존재로 만들어 버릴 위험이 있는 詩論이다.


⑵ 시화류詩話類의 시론詩論

「詩話」란 詩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수필식으로 쓴 詩論이다. 송대宋代 구양수歐陽修의《六一詩話》는 詩話의 효시다. 작가作家 ․ 주제主題 ․ 풍격風格 ․ 작법作法 ․ 일화逸話 ․ 격률聲律…… 등등 詩와 관련이 있는 내용이면 그 무엇이라도 시화詩話의 대상이 된다.


「대개 시詩를 지음에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법이니 책과 관계가 있는 것만이 아니며, 詩에는 특별한 정취情趣가 있는 법이니 理와 관계가 있는 것만이 아니다. 그러나 책을 많이 읽지 아니하고 理를 궁구하지 아니하면 그 지극함에 이르지 못한다. 이른바 理의 길을 거치지 아니하고 설법說法에 빠지지 아니한 詩가 上品의 詩다. 詩란 정성情性을 음영吟詠한 것으로서 성당시대盛唐時代 詩人들은 오로지 흥취興趣를 노래함에 있었으니 영양羚羊(염소와 비슷한 큰 뿔이 난 산양)이 나무에 뿔을 걸어 잠을 잘 때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음과 같은 것이었다. 때문에 그 오묘함은 투철영롱透徹玲瓏하여 무엇으로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공중의 소리와 같기도 하고, 형상 속의 색채와도 같고, 물속의 달과 같기도 하고 거울 속에 비친 모습과도 같아서 말은 다함이 있으나 뜻은 끝나지 아니하는 것이다.」(엄우嚴羽, 《창랑시화滄浪詩話》)


이것은 詩의 情趣를 자세하게 설명한 내용이며,


「조관지晁貫之란 사람이 杜與를 방문했으나 만나지 못하고 다음과 같은 詩를 남겨 놓고 돌아왔다.


草堂不見浣溪老,               草堂을 찾았으나 浣溪 늙은이 만나지 못해,

折得靑松渡水歸.               푸른 솔가지 꺾어 물을 건너 돌아왔네.」


라는 <草堂>詩가 지어진 유래와 그 詩를 간단히 적어둔 습유록拾遺錄이다.

이와 같이 詩話는 詩에 관한 것이면 무엇이거나 다 言及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詩論 전체에 대한 구조적인 윤곽을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에 詩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늘어놓고서도 그 이야기들이 놓여질 자리를 매겨 주지 못하고 있음이 흠이다. 흡사 끈 떨어진 구슬이나 깨어진 도자기 조각들과도 같이 혼잡하고 산만한 詩論들이다. 詩論을 얽을 수 있는 재료이긴 하나 아직 구체적인 체계를 갖춘 詩論은 아니다.


⑶ 논저류論著類의 시론詩論

격언류 시론과 시화류 시론에 이어서 나온 것이 논저류 시론이다. 논저류의 시론은 近來의 詩論家들이 통일된 체계와 일관된 논리에 입각하여 쓴 시론이다.

《漢語詩律學》(王力), 《詩詞曲格律論》(吳丈蜀), 《塡詞名解》(毛先舒), 《中國詩的神韻格調及性靈說》(郭紹虞), 《詩言志辨》(朱自淸), 《支那詩論史》(令木虎雄), 《中國韻文通論》(傅隸樸) 등은 그러한 例에 속한다.


2) 한시론漢詩論의 대상對象


漢詩論은 광의적廣義的인 漢詩論과 협의적狹義的인 漢詩論으로 구분될 수 있다. 광의적인 한시론은 漢詩에 문제이기만 하면 그 무엇이든지 論議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한시의 유형類形, 한시의 역사歷史, 한시의 감상鑑賞 등도 거기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협의적인 한시론은 주로 한시의 생성원리生成原理를 論議하는 詩論이다. 그러므로 그 논의의 대상은 몇 가지 갈래로 한정되어질 수가 있다.


「詩란 自我(詩人)와 對象(事物)이 서로 엇갈림(交錯)에서 이루어진 心像(覺悟)을 詠語(韻語)로 形象化(表現)한 것」(위의 第二節 鍾嶸, 朱熹 詩論 참조)

은 협의적인 詩論이 무엇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인가의 단서를 분명하게 제시해 주고 있다.

첫째, 自我(詩人)에 대한 문제; 둘째, 對象(事物)에 대한 문제; 셋째, 自我와 對象의 엇갈림(交感)에 대한 문제; 넷째, 心像(志)에 대한 문제; 다섯째, 形象化(表現)에 대한 문제는 俠義의 漢詩論이 추구할 다섯 가지 논의論議의 대상이다.

 

 

 

 

        한시란 무엇인가


                         洪瑀欽(嶺南大學校敎授)


연재를 시작하며


지난 연말 나는 《月刊書藝文化》의 편집주간인 정태수씨를 만나 書藝와 漢詩의 관계에 대해 몇 가지 의견을 교환한 적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정씨는 나에게 서예인들이 참고할 수 있는 한시론을 집필해 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나는 학생들에게 한시를 강의하기 위해 영남대학교 출판부에서 간행한 졸저《漢詩論》의 요지를 간추려 그 청탁에 응하기로 하였다. 모쪼록 서예인들의 작품창작에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한시론에 대해 연재를 시작하니 독자제현께서는 참고해 주기 바란다.


Ⅰ.詩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참으로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강구되어 왔고 또 수많은 대답을 시도해 왔다. 그 대답들 가운데서 시의 實狀을 가장 간단하면서도 적절하게 간파했다고 여겨지는 몇 사람의 견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詩論의 源泉이 된 舜의 정의

舜은 중국 전설시대의 황제인 黃帝․ 顓頊․ 帝嚳․ 요임금[堯帝]를 계승하여 帝位에 올랐던 임금이었다1). 그는 세계문학역사상 최초로 시에 대한 개념을 정의한 바 있다. 그는 「詩는 志를 말한 것이다.」2)라고 하였다. 이 말은 漢文學史上 가장 오래된 論詩 格言이란 역사적 의의를 지닌 것이기도 하지만, 詩의 실상을 통찰한 내용으로 만고불변의 진리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옛날부터 중국、 한국、 일본 등에서 詩를 論한 문인치고 이 격언을 인용하지 아니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 舜의 정의를 보충한 종영(鍾嶸)의 견해

漢文學史上 詩의 品格에 관해 처음으로 論究했던 사람은 위진남북조시대 梁나라의 종영이었다. 그는 漢代以來의 詩를 上 ․ 中 ․ 下 三等級으로 분류하여《詩品》이란 詩評書를 남겼다. 그는 《詩品》의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詩의 生成原理에 관한 견해를 밝힌 적이 있다.


「氣가 事物을 움직이고 사물이 사람을 感動시키기 때문에 性情이 흔들리고 들끓어 춤과 읊조림으로 형상화된다.」3)


여기서 「氣가 事物을 움직인다.」는 것은 시인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만물, 즉 對象에 관한 문제이며, 「事物이 사람을 感動시킨다」는 것은 對象과 시인의 交感을 뜻함이며, 「性情이

흔들리고 들끓는다.」는 것은 대상과 자아가 교감함으로써 心像(志)이 이루어짐을 뜻함이며, 「춤과 읊조림으로 形象化한다」는 것은 그 마음속에 이루어진 心像(志)을 동작이나 언어로 표현함을 이름이다. 위의 내용을 다시 연결시키면 「詩란 對象과 시인의 交感에서 얻어진 性情(志)을 言語로 표현한 것」 으로 요약할 수 있다.

종영(鍾嶸)의 이 견해는 詩의 개념을 완전무결하게 정의한 名言으로써 위로는 舜의 詩論을 보완한 동시에 아래로는 唐 ․ 宋 ․ 明 ․ 淸代를 거치면서 구체화된「情景交融論」의 근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3) 性理學자 주희(朱熹)의 정의

朱熹(1130-1200)는 南宋의 학자로서 性理學을 集大成한 동시에 문학에 대해서도 투철명 료(透徹明瞭)한 견해를 피력한 적이 있다. 그는 《詩經》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 《詩集傳》을 편술하면서 지난날 전해오던 《毛詩》의 序文을 後人의 위작(僞作)으로 단정하고 새로 《詩集傳》의 序文을 쓸 정도의 詩論家였다. 그는 그 서문에서 「詩는 어떻게 해서 지어지는가?」, 「詩란 무엇인가?」 등의 의문을 제기하고 그 의문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 적이 있다.


「사람이 태어날 때 고요함[靜]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性인데 그 性이 物에 감동되는 것은 性에서 일어난 欲[情] 때문이다. 대개 性에서 欲[情]이 일어나게 되면 생각[思]이 없을 수 없고, 말[言]이 있은 뒤에 말[言]으로 다 나타내지 못하는 것은 한숨과 탄식으로 나타내게 되는데, 거기에는 반드시 자연스러운 음향(音響)과 절주(節奏)가 생겨나 능히 억제할 수 없음이 있게 된다. 이것이 詩가 지어지는 까닭이다.」1)


는 「詩는 어떻게 해서 지어지는가?」(詩何爲而作也)에 대한 自答이며, 「詩는 詩人이 마음으로 事物을 感覺하여 언어로 形象化한 것」2)은 「詩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이다.


이 두 가지 해답은 과정과 결과의 관계에 놓여지는 내용으로서 後者는 前者를 요약해 놓은데 불과한 것이다. 이 주희(朱熹)의 시에 대한 개념(槪念) 정의(定義)는 앞에서 소개한  종영(鍾嶸)의 견해와 거의 일치한다.


이상 우리는 舜 ․ 鍾嶸 ․ 朱熹 세 사람이 시의 개념에 대하여 정의한 내용을 살펴보았다. 舜은 詩人의 「志」(心像)에 중심을 둔 불완전한 정의를 내렸던 것이며, 종영과 주희는  詩의 五大生成要件을 기본으로 한 「自我(詩人)와 對象(事物)이 서로 어울림(交感)에서 이루어진 心像(志)을 言語(韻語)로 形象化(表現)한 것」이란 견해는 일치하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이 鍾 ․ 朱 兩氏가 내린 시의 개념 정의를 完整한 것으로 믿고 그 내용의 줄거리와 갈래를 따라 이 글을 전개해 나가기로 하겠다.


2.「漢詩」란 무엇인가?

 

한시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은 시가 무엇인지를 이해해야 하는 동시에 한시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1) 「漢詩」는 中國歷代의 詩를 總稱하는 말이다.

「漢」은 西紀前 206年에 건국되어 西紀後 219年에 멸망한 中國歷史上에 존재했던 한 王朝의 명칭이다. 漢 以前에는 堯帝가 다스린 唐, 舜이 다스린 虞를 비롯하여 夏․ 殷․ 周․ 秦이 있었으며, 漢 以後에는 魏晉南北朝 ․ 隋 ․ 唐 ․ 宋 ․ 元 ․ 明 ․ 淸 ․ 中華民國으로 이어져 왔다. 그런데 이 漢은 前代文化를 계승, 정비, 발전시킴으로 말미암아 중국문화의 기반을 완성시킨 왕조였으며, 漢 以後의 歷代王朝들은 漢이 이룩해 둔 문화를 바탕으로 그들의 정치, 경제, 사회,  학술, 예술 등 모든 제도를 운영해 왔다. 따라서 뒷날 사람들은 중국 역대의 문화를 총칭하여 「漢文化」라 일컫게 되었다.

「漢文學」이니 「漢詩」니 하는 말들도 그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므로 한시는 漢代 만의 詩가 아니라 한대 이전의 시와 이후의 시를 포함한 中國歷代의 詩를 總稱함이다.

周代의 《詩經》과 《楚辭》, 漢代의 樂府詩 ․ 賦 ․ 五言古詩 ․ 七言古詩, 唐代의 五七言 近體詩, 宋代의 詞, 元代의 散曲 等을 「漢詩」란 이름으로 묶을 수 있는 것은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흔희 五七言 古詩나 近體詩만을 한시로 생각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2) 「漢詩」는 漢字와 漢語와 漢詩 形式을 빌어 표현한 詩다.

비록 中國에서 中國人이 쓴 詩라 하더라도 漢字와 漢語와 漢詩形式을 응용하여 쓴 詩가 아니면 「漢詩」라 할 수 없다. 元代의 蒙古語文으로 쓰여진 중국인의 시, 淸代의 滿洲語로 쓰여진 중국인의 시가 있다면 그러한 시는 한시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한자를 빌어서 표현한 詩라 하더라도 漢語文法에 맞는 漢語와 漢詩形式을 갖추어 쓰지 아니한 시는 한시가 아니다. 新羅의 鄕歌나 高麗의 景幾體歌 등이 한시의 범주에 들어가지 못함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漢字와 漢語와 漢詩 形式을 빌려 쓴 詩는 비록 中國人이 쓴 詩가 아니라도 「漢詩」일 수가 있다.


山僧貪月色,           산중의 스님이 달빛을 탐내어,

幷汲一甁中.           샘에 비친 달빛을 병 속에 퍼 담았네.

到寺方應覺,           절에 와서 바야흐로 깨닫고 보니,

甁空月亦空.           병도 비고 달 또한 간 데 없다네.


예컨대 위의 시는 高麗文人 白雲 李奎報(1168〜1241)의 詩 <詠井中月>이며,


呼童烹茗一甌濃,       아이 불러 차 끓이니 한 항아리 짙은 향기,

睡起園林午後風.       잠깨어 일어남에 정원 숲엔 오후 바람.

知是落花前夜雨,       알겠다. 떨어진 꽃 지난 밤 비로 인해,

小溝添水沒鳧翁.       작은 시냇물 불음에 오리들 떠다니네.

      

이 시는 日本 鎌倉室時代의 僧侶文人 雪村友梅(1281〜1346)의 詩 <和友人翁字>다. 이들은 비록 漢人(中國人)이 아니라도 漢字 ․ 漢語 ․ 漢詩形式을 借用하여 이와 같이 훌륭한 漢詩를 썼던 것이다.

따라서 「漢詩」란 단순히 「漢代의 詩」, 「漢人의 詩」, 「漢字로 表現한 詩」가 아니라 「漢字와 漢語와 漢詩形式을 사용하여 지은 詩」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漢人(中國人)이 아닌 어떤 외국인도 한시를 지을 수 있고, 漢詩人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漢詩에 담겨 있는 사상이나 감정이 中國的인 것인가 그렇지 아니한가는 별개의 문제다.


3. 《漢詩論》의 敍述方法


1) 漢詩論의 類型

우리는 누구나 지금까지 헤아릴 수 없는 漢詩論의 자료들이 전해오고 있음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 漢詩資料들은 편의상 格言類, 詩話類, 論著類로 구분할 수가 있다.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⑴ 格言類의 詩論

「詩는 뜻을 말한 것」(詩, 言志)1)

「詩는 志(뜻)가 指向하는 바이다. 마음에 있을 때는 志지만 말로 나타내면 詩가 된다.」(詩者, 志之所之也, 在心爲志, 發言爲詩)2)

「《詩經》에 실려 있는 三百篇의 詩를 한마디 말로 요약하면 생각에 사특함이 없음이다.」(詩三百, 一言以蔽之, 曰, 思無邪)3)

등은 「格言類」에 해당하는 詩論의 例들이다.

이 格言類의 詩論들 가운데는 詩의 本質을 예리하게 설파한 명언들이 많다. 그르나, 이러한 詩論들은 論議의 原因과 根據를 제시하지 아니한 包括的이며 直觀的이며 거두절미(去頭截尾)한 설파이므로 그 이면에 응축되어 있는 의미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란 여간 어렵지 아니하다.

그것들은 흡사 끝없는 苦行과 修道를 통해 道를 깨달은 석가모니(釋迦牟尼) 부처님이 그 제자들에게 자신이 체험한 佛理를 깨우쳐 주기 위해 제시했던 한 송이의 연꽃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그 연꽃은 석가모니불이 체험했던 전체적인 佛理와 佛論을 암시하고 있는 꽃이었다. 이미 道를 터득한 석가모니의 입장에서 보면 佛道를 가장 간단하고 정확하고 알기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는 이 한 송이의 연꽃을 능가할 그 무엇이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연꽃을 바라본 대부분의 佛弟子들은 그것이 도대체 불리의 무엇을 뜻하고 있는지를 알지 못했다. 모두가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알쏭달쏭한 마음으로 석가모니불만 우러러 보았다고 한다. 한 송이의 연꽃을 통해서 그 오묘난측(奧妙難測)한 佛道를 일시에 깨닫는 데는 매우 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詩, 言志」 등을 통해서 詩의 전체적인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한 송이의 연꽃을 통해서 불리를 깨닫는 것만큼이나 힘이 드는 일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詩를 가르치면서도 詩를 몽롱한 존재로 만들어 버릴 위험이 있는 詩論이다.


⑵ 詩話類의 詩論

「詩話」란 詩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수필식으로 쓴 詩論이다. 宋代 歐陽修의《六一詩

話》는 詩話의 효시다. 作家 ․ 主題 ․ 風格 ․ 作法 ․ 逸話 ․ 聲律…… 등등 詩와 관련이 있는 내용이면 그 무엇이라도 詩話의 대상이 된다.


「대개 詩를 지음에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법이니 책과 관계가 있는 것만이 아니며, 詩에는 특별한 情趣가 있는 법이니 理와 관계가 있는 것만이 아니다. 그러나 책을 많이 읽지 아니하고 理를 궁구하지 아니하면 그 지극함에 이르지 못한다. 이른바 理의 길을 거치지 아니하고 說法에 빠지지 아니한 詩가 上品의 詩다. 詩란 情性을 吟詠한 것으로서 盛唐時代 詩人들은 오로지 興趣를 노래함에 있었으니 羚羊이 나무에 뿔을 걸어 잠을 잘 때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음과 같은 것이었다. 때문에 그 오묘함은 透徹玲瓏하여 무엇으로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공중의 소리와 같기도 하고, 형상 속의 색채와도 같고, 물속의 달과 같기도 하고 거울 속에 비친 모습과도 같아서 말은 다함이 있으나 뜻은 끝나지 아니하는 것이다.」1)


이것은 詩의 情趣를 자세하게 설명한 내용이며,


「晁貫之란 사람이 杜與를 방문했으나 만나지 못하고 다음과 같은 詩를 남겨 놓고 돌아왔다.


草堂不見浣溪老,               草堂을 찾았으나 浣溪 늙은이 만나지 못해,

折得靑松渡水歸.               푸른 솔가지 꺾어 물을 건너 돌아왔네.」


라는 <草堂>詩가 지어진 유래와 그 詩를 간단히 적어둔 拾遺錄이다.

이와 같이 詩話는 詩에 관한 것이면 무엇이거나 다 言及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詩論 전체에 대한 구조적인 윤곽을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에 詩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늘어놓고서도 그 이야기들이 놓여질 자리를 매겨 주지 못하고 있음이 흠이다. 흡사 끈 떨어진 구슬이나 깨어진 도자기 조각들과도 같이 혼잡하고 산만한 詩論들이다. 詩論을 얽을 수 있는 재료이긴 하나 아직 구체적인 체계를 갖춘 詩論은 아니다.


⑶ 論著類의 詩論

格言類 詩論과 詩話類 詩論에 이어서 나온 것이 論著類詩論이다. 논저류의 시론은 근래의 詩論家들이 통일된 체계와 일관된 논리에 입각하여 쓴 시론이다.

《漢語詩律學》2), 《詩詞曲格律論》3), 《塡詞名解》4), 《中國詩的神韻格調及性靈說》5), 《詩言志辨》6), 《支那詩論史》7), 《中國韻文通論》8) 등은 그러한 例에 속한다.

2) 漢詩論의 對象

漢詩論은 廣義的인 漢詩論과 狹義的인 漢詩論으로 구분될 수 있다. 광의적인 한시론은 한시에 관한 문제이기만 하면 그 무엇이든지 논의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한시의 類形, 漢詩의 歷史, 漢詩의 鑑賞 등도 거기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협의적인 한시론은 주로 한시의 生成原理를 논의하는 시론이다. 그러므로 그 논의의 대상은 몇 가지 갈래로 한정되어질 수가 있다.


「詩란 自我(詩人)와 對象(事物)이 서로 엇갈림(交錯)에서 이루어진 心像(覺悟)을 詠語(韻語)로 形象化(表現)한 것」1)


은 협의적인 詩論이 무엇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인가의 단서를 분명하게 제시해 주고 있다.

첫째, 自我(詩人)에 대한 문제; 둘째, 對象(事物)에 대한 문제; 셋째, 自我와 對象의 엇갈림(交感)에 대한 문제; 넷째, 心像(志)에 대한 문제; 다섯째, 形象化(表現)에 대한 문제는 협의의 한시론이 추구할 다섯 가지 논의의 대상이다.






 홍우흠 교수는 대만의 중국문화대학에서 중국문학(소식문학 전공)을 연구하였고 중화민국 국가문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영남대학교 사범대학 한문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문학과 한시에 관한 여러 권의 논저를 낸 바 있다. 


출처 : 서예세상
글쓴이 : 三道軒정태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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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 陶 淵明 (東晋末365-宋 文帝4427) 이름은 , 淵明, 元亮은 그의 . 東晋 哀帝 建元 원년(365, 신라 내물왕 10) 심양의 柴桑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榮利를 생각하지 않고 글 읽기를 좋아했다. 부모는 늙고 집안은 가난하여, 35살 때 彭澤의 수령이 되었으나, 고을에 督郵가 오게 되어, 관리들의 말이, 의관을 정제하고 뵈어야 한다 하므로, “내 어찌 5말 쌀을 위해 향리의 어린아이에게 허리를 굽히랴하고, 그 자리에서 벼슬을 내어놓고 彭澤令 80여일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유명한 <歸去來辭>를 지었다. 뒤에 또 著作郞에 임명되었으나 끝내 취임하지 않고, 고향에서 술과 국화를 즐기며 지내다가, 宋文帝 元嘉 4(427, 신라 눌지왕 11) 63살로 죽었다. 宋 文帝 諡號 靖節徵士라 하사했고 ,세상에서 그를 五柳先生이라 일컬었다. 그의 시는 평이하고 담박하면서도 깊은 의취가 있다. 그는 낙천주의자였고, 또한 풍부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었다. <陶淵明集> 8권이 있다.

 

歸去來辭

歸去來兮  田園將蕪하니 胡不歸리오 

旣自以心爲形役하니 奚惆悵而獨悲 

悟已往之不諫하고 知來者之可追로다 

實迷塗其未遠하니 覺今是而昨非로다 

舟搖搖以輕颺이요 風飄飄而吹衣로다 

問征夫以前路하니 恨晨光之熹微로다

乃瞻衡宇하고  載欣載奔하니

僮僕歡迎하고  稚子候門이라

三徑就荒이나  松菊猶存이라

携幼入室하니  有酒盈樽일새

引壺觴以自酌하고  眄庭柯以怡顔이라

倚南牕以寄傲하니  審容膝之易安이라

園日涉以成趣하고  門雖設而常關이라

策扶老以流憩라가  時矯首而遐觀하니

雲無心以出岫하고  鳥倦飛而知還이라

景翳翳以將入하니  撫孤松而盤桓호라

 

歸去來兮 請息交以絶游 

世與我而相違하니 復駕言兮焉求리오 

悅親戚之情話하고 樂琴書以消憂로다 

農人告余以春及하니 將有事于西疇로다

或命巾車하고  或棹孤舟하야

旣窈窕以尋壑하고  亦崎嶇而經丘하니

木欣欣以向榮하고  泉涓涓而始流로다

羨萬物之得時하고  感吾生之行休로다

已矣乎

寓形宇內復幾時  曷不委心任去留하고

胡爲乎遑遑欲何之

富貴非吾願이요  帝鄕不可期

懷良辰以孤往하야  或植()杖而耘耔

登東皐以舒嘯하고  臨淸流而賦詩로다

聊乘化以歸盡하니  樂夫天命復奚疑

귀거래사

돌아가자!

고향 전원이 황폐해지려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오.

이제껏 자신의 존귀한 정신을 천한 육체의 노예로 삼았으나

어찌 슬퍼 탄식하여 홀로 서러워하리오.

지나간 인생은 후회해도 이미 쓸데없음을 깨달아 장래 인생을 쫓아 갈 수 있음을 알았네.

실상 내가 인생길을 잃었으나 멀리가지 않았나니

지금이 옳은 삶이요, 어제까지 그릇됨을 알았네

고향가는 배는 흔들흔들 움직여 가볍게 흔들리고 바람은 살랑살랑 옷깃에 불어온다.

길손에게 고향이 얼마나 머냐고 물어 보며 새벽빛 아직 희미함을 한스러워한다.

마침내 우리 집 대문과 지붕을 보고 기뻐서 뛰어가니

머슴들도 기뻐 환영하고 아이들은 대문께서 기디리네.

세 줄기 오솔길은 황폐해졌으나 소나무와 국화는 그대로 남아있네

어린아이 손을 끌고 방에 들어가니 술이 가득 독에 담겨

항아리와 잔을 끌어당겨 혼자 마시며 마당의 나무 보고 얼굴을 펴노라.

남쪽 창가에 기대어 내키는 대로 움직이고

무릎이나 들어갈 좁은 곳이 편안하기 쉬워짐을 알았네.

전원을 날마다 거닐어 취미를 이루고 대문은 달았으나 언제나 닫혀있네.

지팡이 짚고서 가며 쉬며 하다가 때때로 머리 들어 멀리 바라보니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에서 나오고 새는 날기가 싫어져 둥지로 돌아오네.

저녁 햇빛 뉘엿뉘엿 서산에 지려고 하는데. 나는 외로운 소나무 쓰다듬으며 서성대도다.

 

돌아가련다.

세상 사람과 교제를 그만두고 교유를 끊어야겠다.

세상이 나와 서로 맞지 않으니 다시 수레를 타고 무엇을 구하겠는가.

친척과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며 기뻐하고 거문고와 책을 즐기며 시름을 지우련다.

농부가 내게 봄소식 알려 주니 장차 서쪽 밭에 농사 일이 있겠구나.

어떤 때에는 장식한 수레를 명하고 어떤 때는 한 척의 작은 배 노를 저어

이미 깊은 시내 골짜기를 찾아가고 또한 험한 길로 언덕을 지나니

나무들은 생기있게 꽃 피려하고 샘물은 졸졸 비로소 흘러가네.

모든 만물이 제때를 얻음을 부러워하고 내 생은 곧 사라짐을 느끼노라.

아 그만 둘지어다.

육체가 이 세상에 깃드는 것이 다시 얼마를 하겠는가.

어찌 마음이 명하는 대로 생사를 운명에 맡겨 두지 않으며

어찌 황황히 서둘러서 어디로 가려 하는가

부귀도 내가 바라는 바 아니요 신선의 세계도 기약할 수 없다네.

좋은 때 그리워하여 홀로 거닐고 또한 지팡이 세워 두고 김을 매노라

동편 언덕에 올라가 휘파람 불고 맑은 물 흐르는 곳에서 시를 짓노라

변화에 따라 일생을 마치려 하니 천명을 즐기며 살면 그뿐, 다시 무엇을 의심하리요.

五柳先生傳 오류선생전 陶淵明 門栽五柳 因自著五柳先生傳

先生不知何許人이요        선생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하고

亦不詳其姓字               성과 이름도 상세치 않으나

宅邊有五柳樹하여          집 주변에 다섯그루 버드나무가 있어

因以爲號焉이라               그것을 호로 삼았다

閑靖少言하고                 유유자적 조용히 말이 적고

不慕榮利하며                 영리를 사모하지 않았다

好讀書하되                   독서를 좋아하되

不求甚解하고                 심각히 이해하려 하지 않았지만

毎有會意                   뜻이 맞을 때마다

便欣然忘食이라               밥 먹는 것마저 잊었다

性嗜酒하되                   천성은 술을 좋아하나

家貧하여 不能常得하니        집이 가난해 항상 얻을 수 없으니

親舊知其如此하고             친구들이 이런 사정을 알고

或置酒而招之               가끔 술을 두고 그를 초대하면

造飮輒盡하여                 마시러 가면 반드시 다 마셔

期在必醉하고                 반드시 취하려 했고

既醉而退하여는               취하고 돌아와서는

曾不吝情去留               일찍이 떠나고 머무는데 미련을 두자않았다

環堵蕭然하여                 에워싼 담은 쓸쓸해

不蔽風日하고                 바람과 햇볕을 가리지 않았다

短褐穿結하며                 짧은 갈옷을 꿰어 입었고

箪瓢屢空하되                 대그릇의 쌀과 표주박의 물이 자주 비어도

晏如也러라                   편안해 하더라.

常著文章自娯하며             늘 문장을 짓고 스스로 즐거워하며

頗示己志하고                 가끔 그 뜻을 내보였다

忘懷得失하여                 마음에 이득과 손실을 잊어서

以此自終하니라               이렇게 스스로 마지막을 맞았다.

歸田園居 전원으로 돌아와 살며 陶潛 五言排律詩

 

少無適俗韻하고           어려서부터 세속에 어울리지 못하고  

性本愛丘山이라          천성이 본래부터 산림을 좋아 하였네.  

誤落塵網中하여           먼지 구덩이에 잘못 떨어져

一去三十年이라           삼십년이 한 번에 갔구나

羈鳥戀舊林이요           새장에 갇힌 새는 옛 숲을 그리워하고

池魚思故淵이라           연못의 물고기는 놀던 못을 생각한다.

開荒南野際하고           황폐한 남쪽 들을 개간하여 

守拙歸田園이라           순박함 지키려고 전원으로 돌아왔네.  

方宅十餘畝            반듯한 텃밭은 십여 이랑이나 되고

草屋八九間이라           풀로 이은 집은 여덟아홉 칸이라네.

楡柳蔭後檐하고           느릅나무 버드나무 뒤뜰 처마를 가리고

桃李羅堂前이라           복숭아 오얏나무 대청 앞에 벌리었다.

曖曖遠人村이요           어슴푸레 시골 마을 저 멀리 보이고

依依墟里煙이라           모락모락 마을에선 저녁연기 피어오른다

狗吠深巷中하고           개 짓는 소리 깊숙한 골목에서 울리고

鷄鳴桑樹顚이라           닭 울음소리 뽕나무 꼭대기에서 들린다.

戶庭無塵雜이요           집 안에는 잡된 세속 지저분한 일 없고

虛室有餘閑이라           조용하고 텅 빈방은 한가로움 있다네.

久在樊籠裏라가           오랫동안 좁다란 새장에 갇혔다가

復得返自然이라           이제야 다시 자연으로 돌아왔다.

鳴蟬賦(명선부)-구양수(歐陽脩)

매미의 울음소리를 듣고

 

 

嘉祐元年夏(가우원년하) : 가우 원년 여름에

大雨水(대우수) : 큰 비가 내리어

奉詔祈晴於醴泉宮(봉조기청어예천궁) : 임금의 명을 받들어 예천궁에서 날 개이기를 빌었는데,

聞鳴蟬(문명선) : 매미 울음소리를 듣고

有感而賦云(유감이부운) : 느낀 바 있어서 부를 지었다.

 

肅祠庭以祗事兮(숙사정이지사혜) : 엄숙한 묘정에서 공경하게 제사 지내며

瞻玉宇之崢嶸(첨옥우지쟁영) : 묘당의 높이 솟은 모습 바라본다

收視聽以淸盧兮(수시청이청노혜) : 보고 들음 거두어 들이고 맑게해서

齋予心以薦誠(재여심이천성) : 내 마음의 생각 깨끗이 하고 정성을 들인다

因以靜而求動兮(인이정이구동혜) : 고요한 마음 바탕으로 움직임을 구하니

見乎萬物之情(견호만물지정) : 만물의 실정이 보이는구나.

 

於是朝雨驟止(어시조우취지) : 이에 아침 비 갑자기 멎고

微風不興(미풍불흥) : 잔 바람도 일지 아니하니

四無雲而靑天(사무운이청천) : 사방 구름 한 점 없이 푸른 하늘 드러나고

雷曳曳其餘聲(뢰예예기여성) : 우뢰소리 우르릉 울림만이 들린다

乃席芳葯(내석방약) : 향기로운 자리 깔고 앉아

臨華軒(임화헌) : 화려한 문 앞 바라보니

古木數株(고목수주) : 고목 몇 그루가

空庭草間(공정초간) : 빈 뜰 풀 밭 사이에 있구나.

 

爰有一物(원유일물) : 여기에 한 물건이 있어

鳴于樹顚(명우수전) : 나무 끝에서 우는데

引淸風以長嘯(인청풍이장소) : 맑은 바람 끌어들이며 긴 휘파람 불기도 한다

抱纖柯而永歎(포섬가이영탄) : 가는 가지 끌어안고 긴 한숨을 짓는데

嘒嘒非管(혜혜비관) : 맴맴 우는 소리 피리소리와 다르고

泠泠若絃(령령약현) : 맑은 소리 거문고 소리와 비슷하다.

 

裂方號而復咽(열방호이복열) : 찢어지는 소리로 부르짖다가 다시 흐느끼고

凄欲斷而還連(처욕단이환연) : 처량하게 끊어질 듯 하다가 다시 이어진다

吐孤韻以難律(토고운이난률) : 독특한 노래 토하여 음률 가늠하기 어려워도

含五音之自然(함오음지자연) : 오음의 자연스러운 소리 품고 있구나

吾不知其何物(오부지기하물) : 나는 그것이 어떤 물건인지 몰랐는데

其名曰蟬(기명왈선) : 그 이름을 매미라 하였다.

 

豈非因物造形(기비인물조형) : 어찌 물거네 따라 형체를 만들어

能變化者耶(능변화자야) : 변화 할 수 있는 놈이 아닌가

出自糞壤(출자분양) : 더러운 땅에서 생겨나오

慕淸虛者耶(모청허자야) : 청허함을 흠모하는 놈인가

凌風高飛(릉풍고비) : 바람을 타고 높이 날다가

知所止者耶(지소지자야) : 머물 곳을 아는 놈인가.

 

嘉木茂盛(가목무성) : 좋은 나무 무성하여

喜淸陰者耶(희청음자야) : 그 맑은 그늘을 좋아하는 놈인가

呼吸風露(호흡풍로) : 바람과 이슬 마시고 살다가

能尸解者耶(능시해자야) : 형체만 버리고 신선되어 가버리는 놈인가

綽約雙鬢(작약쌍빈) : 아리땁게 두갈래 머리가

修嬋娟者耶(수선연자야) : 길고 아름다운 놈인가.

 

其爲聲也不樂不哀(기위성야불락불애) : 그 소리 즐겁지도 슬프지도 않으며

非宮非徵(비궁비징) : 궁음도 아니고, 치음도 아니구나

胡然而鳴(호연이명) : 어찌 그렇게 울고

亦胡然而止(역호연이지) : 또 어찌 그렇게 멈추는가

吾嘗悲夫萬物(오상비부만물) : 나는 일찍이 만물이 모두가

莫不好鳴(막불호명) : 울기 좋아함을 슬퍼했었다.

 

若乃四時代謝(약내사시대사) : 사철이 엇바뀌어질 때에는

百鳥嚶兮(백조앵혜) : 여러 새들이 울고

一氣候至(일기후지) : 한 가지 절후가 올 때마다

百蟲驚兮(백충경혜) : 여러 가지 벌레들이 놀란다

嬌兒女(교아차녀) : 귀여운 아이나 예쁜 소녀들처럼

語鸝庚兮(어리경혜) : 꾀꼬리 지저귀고

鳴機絡緯(명기락위) : 베짜는 기계처럼 베짱이 계속 울고

響蟋蟀兮(향실솔혜) : 귀뚜라미 소리내어 운다.

 

轉喉弄舌(전후롱설) : 혀 놀리며 여러 가지 소리 내는 새들

誠可愛兮(성가애혜) : 정말 사랑스럽다

腹動股(인복동고) : 배 잡아늘이고 다리 움직이며 우는 벌레는

豈勉强而爲之兮(기면강이위지혜) : 어찌 억지로 그렇게 하고 있겠는가

至於汚池濁水(지어오지탁수) : 심지어 더러운 연못 흐린 물에서도

得雨而聒兮(득우이괄혜) : 비 오면 맹꽁이 소리 시끄럽고

飮泉食土(음천식토) : 땅 속 물 마시고 흙 먹으며

長夜而歌兮(장야이가혜) : 지렁이는 밤새도록 노래하는구나.

 

彼蝦蟆(피하마) : 저 맹꽁이는

固若有欲(고약유욕) : 본시 바라는 것 있는 듯 한데

而蚯蚓(이구인) : 지렁이는

亦何求兮(역하구혜) : 또 무엇을 구하는가

其餘大小萬狀(기여대소만상) : 그 나머지 크고 작은 갖가지 실태는

不可悉名(불가실명) : 일일이 들 수도 없구나.

 

各有氣類(각유기류) : 각각 절기에 따라 다른 종류들이 있어

隨其物形(수기물형) : 만물의 형상 따르고

不知自止(불지자지) : 스스로 그만둘 줄 몰라서

有若爭能(유약쟁능) : 마치 능력을 다투듯 하는구나

忽時變以物改(홀시변이물개) : 갑자기 시절이 변하여 만물도 바뀌어지면

咸漠然而無聲(함막연이무성) : 모두 잠잠히 소리 내지 않는구나.

 

嗚呼(오호) : 아!

達士所齊(달사소제) : 만사에 통달한 사람은

萬物一類(만물일류) : 만물은 한 종류로 보인다네

人於其間(인어기간) : 사람이 그 사이에 사는데

所以爲貴(소이위귀) : 가장 귀중한 까닭은

蓋以巧其語言(개이교기어언) : 그의 말을 교모히 하고

又能傳於文字(우능전어문자) : 또 그것을 글로 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네.

 

是以窮彼思慮(시이궁피사려) : 그래서 그이 사려를 다하고

耗其血氣(모기혈기) : 그의 혈기를 소모한다네

或吟哦其窮愁(혹음아기궁수) : 혹은 그의 궁핍한 시름을 읊기도 하고

或發揚其志意(혹발양기지의) : 혹은 그의 뜻과 의기를 들어내기도 한다네

雖共盡於萬物(수공진어만물) : 비록 만물과 같이 죽는다고 하더라도

乃長鳴於百世(내장명어백세) : 백세를 두고 오래도록 소리내어 운다네.

 

予亦安知其然哉(여역안지기연재) : 나도 그러함을 어찌 알겠는가

聊爲樂以自喜(료위락이자희) : 애오라지 즐기며 스스로 좋아할 따름이라네

方將考得失(방장고득실) : 막 득실을 생각하고

較同異(교동이) : 같고 다름을 따지는데

俄而雲陰復興(아이운음복흥) : 갑자기 구름이 검어져 다시 일어나고

雷電俱擊(뢰전구격) : 천둥과 번개가 함께 치면서

大雨旣作(대우기작) : 큰 비가 내리니

蟬聲遂息(선성수식) : 매미 소리 마침내 그치고 말았구나.

출처 : 漢詩 속으로
글쓴이 : 巨村 원글보기
메모 :

○ 滕王閣序 ○
王勃
南昌 故郡 洪都 新俯 星分翼軫 地接衡廬 襟三江而帶五湖 控蠻荊而引甌越 物華天寶 龍光射牛斗之墟 人傑 地靈 徐孺下陳蕃之榻 雄州霧列 俊彩星馳 臺隍枕夷夏之交 賓主盡東南之美 都督閻公之雅望 棨戟遙臨 宇文新州之懿範 襜帷暫駐 十旬休暇 勝友如雲 千里逢迎 高朋滿座 騰蛟起鳳 孟學士之詞宗 紫電淸霜 王將軍之武庫 家君作宰 路出名區 童子何知 躬逢勝餞 時維九月 序屬三秋 潦水盡而寒潭淸 煙光凝而暮山紫 儼驂騑 於上路 訪風景於崇阿 臨帝子之長洲 得仙人之舊館 層巒聳翠 上出重霄 飛閣流丹 下臨無地 鶴汀鳧渚 窮嶋嶼之縈廻桂殿蘭宮 列岡巒之體勢 披수綉闥 俯雕甍 山原曠其盈視川澤盱其駭矚 閭閻撲地 鍾鳴鼎食之家 舸艦迷津 靑雀黃龍之舳 虹銷雨霽 彩徹雲衢 落霞與孤騖齊飛 秋水共長天一色 魚舟唱晩 響窮彭蠡之濱 鴈陣驚寒 聲斷衡陽之浦 遙吟俯暢 逸興遄飛 爽籟發而淸風生 纖歌凝而白雲遏 睢園綠竹 氣凌彭澤之樽 鄴水朱華 光照臨川之筆 四美具 二難幷 窮睇眄於中天 極娛遊於暇日 天高地逈 覺宇宙之無窮 興盡悲來 識盈虛之有數 望長安於日下 指吳會於雲間 地勢極而南溟深 天柱高而北辰遠 關山難越 誰悲失路之人 萍水相逢 盡是他鄕之客 懷帝閽而不見 奉宣室以何年 嗚呼 時運不齊 命途多舛 憑唐易老 李廣難封 屈賈誼於長沙 非無聖主 竄梁鴻於海曲 豈乏明時 所賴君子安貧 達人知命 老當益壯 寧知白首之心 窮且益堅 不墮靑雲之志 酌貪泉而覺爽 處涸轍以猶懽 北海雖賖扶搖 可接 東隅 已逝 桑楡非晩 孟嘗 高潔 空懷報國之心 阮籍猖狂 豈效窮途之哭 勃三尺微命 一介書生 無路請纓 等終軍之弱冠 有懷投筆 慕宗慤之長風 舍簪笏於百齡 奉晨昏於萬里 非謝家之寶樹 接孟氏之芳隣 他日趨庭 叨陪鯉對 今晨捧袂 喜托龍門 楊意 不逢撫凌雲而自惜 鍾期 旣遇奏流水以何慙 嗚呼 勝地不常 盛筵難再 蘭亭已矣 梓澤丘墟 臨別贈言 幸承恩於偉餞 登高作賦 是所望於群公敢竭鄙誠 恭疎短引 一言均賦 四韻俱成 滕王高閣 臨江渚 佩玉鳴鑾罷歌舞 畵棟朝飛南浦雲 朱簾 暮捲西山雨 閑雲潭影日悠悠 物換星移度幾秋閣中帝子 今何在 檻外長江空自流

星分翼軫(성분익진)- 별의 28宿에 의하여 중국의 全土를 配當하고, 각 별은 자신에게 배당된 땅을 관장한다는 설에 의해, 洪州는 남쪽을 관장하는 井, 鬼, 星, 張, 翼, 軫의 일곱 개 별 중 翼과 軫이 관장하는 땅이라는 것.

衡廬(형려)- 西南의 衡山과 北境의 廬山.

襟三江(금삼강)- 荊江, 松江, 浙江의 세 강이 홍도의 주위를 옷깃처럼 두르고 있음.

帶五湖(대오호)- 태호, 파양호, 청초호, 단양호, 동정호의 다섯 호수가 홍주의 허리 부분에 허리띠를 맨 것처럼 둘리어 있음.

控蠻荊(공만형)- 홍주가 楚에 連해 있음. 楚는 본디 남쪽 野蠻國이었으므로 蠻荊이라 한 것임.

引구(區+瓦)越- 越나라와 連해 있음. 越나라에 구(區+瓦)라고 하는 川이 있어 구월이라 한 것임.

物華千寶(물화천보)- 홍주는 신령스럽고 기이한 곳이어서, 그 곳에서 나는 물건은 모두 光華가 어리어 하늘의 보배라는 뜻.

龍光射牛斗之墟(용광사우두지허)- 龍泉이라는 劍의 빛이 북두성과 견우성 사이를 쏨. 墟는 큰 언덕이라는 뜻이나 여기서는 북두성, 견우성 두 별이 있는 곳을 가리킨다.

人傑地靈(인걸지령)- 홍주에 뛰어난 사람이 나는 것은 그 땅이 신령스럽기 때문이라는 뜻.

徐孺(서유)- 後漢의 徐穉. 字는 孺子로 南昌사람이다. 有德하여 만민의 존경을 받았다.

下陳蕃之榻(하진번지탑)- 陳蕃의 걸상을 내려놓음. 진번은 홍주의 太守로, 평소에 쉽사리 賓客을 접대하는 일이 없었다. 다만 서치에게만은 예외로, 그의 덕을 흠모하여, 그가 오면 내려서 앉히려고 특별히 걸상을 준비하여 걸어 놓았다.

雄州霧列(웅주무열)- 안개가 자욱히 깔리듯, 뛰어난 고을이 줄지어 늘어서 있음.

俊彩星馳(준채성치)- 俊彩는 준수하고 광채 있는 사람, 星馳는 성좌처럼 찬란하게 빛남. 뛰어난 인물들이 크게 활약함을 뜻한다.

臺隍(대황)- 樓臺와 성 둘레에 판 못.

枕夷下之交(침이하지교)- 枕은 臨해 있음. 夷는 蠻夷의 땅, 여기서는 楚를 뜻함. 夏는 文明國인 中國, 交는 間.

東南(동남)- 동남에 자리한 홍주 땅을 가리킨다.

都督(도독)- 군사를 지휘하는 長官. 당시 刺史는 兵權을 쥐고 있었다. 여기서는 洪州知事 염백서를 가리킨다.

雅望(아망)- 高尙한 人望.

棨戟(계극)- 의장용 기구로, 관리가 出行할 때 맨 앞에 선 병사가 들고 감.

新州(신주)- 새로 고을의 長官이 된 사람을 일컬음.

懿範(의범)- 눈에 뜨이는 훌륭한 威儀.

十旬休暇(십순휴가)- 십순은 백일. 唐制에 있어, 관리는 主君으로부터 10일에 이틀씩 휴가를 받았다. 십순의 휴가는 20일이 된다.

勝友(승우)- 훌륭한 벗들.

千里逢迎(천리봉영)- 천리 먼 곳 사람들까지 맞이하여 접대함.

騰蛟起鳳(등교기봉)- 하늘로 날아오르는 蛟龍의 光彩와, 깃을 펴고 일어나는 봉황의 五色 날개. 文才가뛰어나게 빛남을 형용한 것.

孟學士(맹학사)- 猛은 姓, 이름은 不詳, 學士는 翰林院 學士. 문인의 최고 직위.

詞宗(사종)- 문장의 대가.

紫電淸霜(자전청상)- 번개같이 빛나는 칼과, 서릿발같이 번득이는 창. 무장한 병사들을 형용한 말.

王將軍(왕장군)- 문인으로 든 맹학사에 對하여 무인으로 王氏를 든 것인데,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지 확실치 않다.

武庫(무고)- 武器庫에는 없는 것이 없이 갖추어져 있으므로, 才智와 武勇을 갖춤이 무기고에 무기를 갖추어 놓은 것 같다는 뜻.

家君(가군)- 왕발이 자기의 家親인 왕복치를 일컬은 것.

宰(재)- 主宰, 곧 令官이 됨을 말한다. 名區(명구)- 유명한 곳. 곧, 홍주를 말한다.

童子(동자)- 작자가 年少한 자신을 가리킨 말이다.

勝餞(승전)- 훌륭한 잔치. 곧, 등왕각에서의 宴會.

序屬三秋(서속삼추)- 序는 춘하추동 사시의 서차요, 三秋는 7,8,9월의 가을의 석달.

요水(요수)- 비 온 다음 길바닥에 괸 물. 寒潭(한담)- 가을의 쓸쓸한 연못.

煙光凝(연광응)- 안개와 구름이 어우러짐. 儼(엄)- 엄숙히 함.

참(馬+參)비(馬+非)- 사두 마차의 바깥쪽에 있는 두 말. 訪(방)- 풍경을 찾아 玩賞함.

崇阿(숭아)- 높은 언덕. 臨(림)- 내려다보다.

仙人之舊館(선인지구관)- 등왕각의 좌우에 舊館이 있는데, 閣에 오르려는 사람들은 먼저 여기에 와서 쉰다. 구관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을 선인과 같이 보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層巒(층만)- 겹겹이 연해 있는 산봉우리. 重소(雨+肖)- 높은 하늘.

飛閣(비각)- 등왕각이 하늘 높이 솟아 나는 듯한 모양을 했으므로 비각이라 한 것임.

流丹(유단)- 붉게 칠한 등왕각의 丹靑빛이 강물에 비치어, 마치 붉은 빛이 흐르는 것 같음.

無地(무지)- 땅이 보이지 않음. 등왕각이 매우 높이 있고, 그 밑으로 흐르는 강은 매우 깊음을 뜻함.

鶴汀鳧渚(학정부저)- 학이 사는 물가와 물오리가 노는 물가.

窮島嶼之영廻(궁도서지영회)- 학과 물오리가 섬을 빙 둘러싸 빈틈이 없음. 영廻는 조금의 틈도 없이 빙 둘러싸고 있는 것.

桂殿(계전)- 계수나무로 지은 전각. 列岡巒之體勢(열강만지체세)- 누각과 궁전이 언덕과 봉우리의 높고 낮은 지세에 따라 줄지어 늘어서 있음

披(피)- 開와 같은 뜻. 繡달(門+達)(수달)- 그림을 새긴 문. 盈視(영시)- 시야에 꽉 참.

駭촉(目+屬)(해촉)- 눈을 놀라게 함. 駭는 驚의 뜻, 目+屬는 視의 뜻.

撲地(박지)- 비어 있는 곳 없이 民家가 꽉 들어서 있음. 撲은 盡의 뜻.

鍾鳴鼎食之家(종명정식지가)- 大家를 말함. 大家에는 가족도 많거니와 식객도 많으므로, 종을 울려 식사 때임을 알리고, 식탁에 식기를 많이 늘어놓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가(舟+可)艦(가함)- 큰 배와 전함. 여러 종류의 많은 배.

迷津(미진)- 배들이 꽉 들어찬 나루에서, 배들이 배댈 곳을 찾아 헤맴.

虹銷雨霽(홍소우제)- 무지개 사라지고 비가 갬.

彩徹雲衢(채철운구)- 비 갠 뒤의 맑은 광채가 허공에 빛남. 落霞(낙하)- 스러져 가는 놀.

孤鶩(고목)- 외로운 들오리.

響窮彭려之濱(향궁팽려지빈)- 노래 소리가 팽려의 물가에까지 울려퍼짐.

聲斷衡陽之浦(성단형양지포)- 홍주 가까이에 형산이 있어, 그 산이 있는 縣을 衡陽이라 한다. 형산 남쪽에 회안봉이 있는데, 기러기는 이 봉우리보다 남쪽으로는 가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기러기의 우는 소리가 형양의 포구에서 그치고 더 이어지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遙音俯暢(요음부창)- 아득히 먼 곳을 바라보며 읊고, 고개 숙여 생각을 폄.

逸興천(책받침+山+而)飛(일흥천비)- 아취 있는 즐거움이 쉬 날아감. 즐거움은 금방 사라진다는 뜻.

爽뢰(竹+賴)(상뢰)- 상쾌한 피리소리.

白雲알(책받침+曷)(백운알)- 미인의 가냘픈 노래 소리가 너무나 아름다워, 하늘에 떠가던 구름마저 멈춤.

氣凌彭澤之樽(기릉팽택지준)- 그 대나무의 푸른색과 향기는, 팽택의 현령 도연명의 국화를 띄운 술의 향기보다도 높다는 뜻.

업(業+邑)水朱花(업수주화)- 업은 위의 조조가 일으킨 군현의 이름이요, 주화는 조조의 둘째 아들이 언론과 문장에 뛰어난 재주가 있어 업수의 연꽃을 시로 읊은 데서 등왕각의 연꽃을 업수의 연꽃에 견주어 말한 것이다.

光照臨川之筆(광조림천지필)- 임천(臨川)의 내사(內史)의 관이 된 왕희지의 붓. 왕희지는 서예의 명인이므로, 업수의 연꽃의 광채는 왕희지가 쓴 글씨에 비쳐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듯하다고 하였다.

四美(사미)- 좋은 날, 아름다운 풍경, 풍경을 완상하는 마음, 그리고 술과 음식과 시가와 음악연주 등 환락할 만한 일, 이 네 가지 좋은 일.

二難(이난)- 현주(賢主)와 가빈(嘉賓)이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므로 그렇게 말한 것이다. 여기서 현주는 주인 염백서요, 가빈은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빈객을 가리킨다.

窮제(目+弟)眄(궁제면)- 제(目+弟)는 실눈을 뜨고 보는 것, 면(眄)은 곁눈질하는 것, 곧 아득히 멀리 바라본다는 뜻.

盈虛之有數(영허지유수)- 차고 기울고 쇠하고 흥하는 것은 다 반드시 정해진 명이 있다. 수(數)는 정해진 것, 곧 명을 뜻한다.

望長安於日下(망장안어일하)- 이 대문은, 왕발이 자신이 쓴 투계(鬪鷄)의 격문(檄文)으로 말미암아 고종의 노여움을 얻어 부자(父子)가 다같이 교지(交趾)로 가는 길에 북녘 장안의 도읍을 멀리 태양 아래서 바라본다고 하는 그의 연연한 마음을 나타낸 것이다.

吳會(오회)- 오(吳)나라는 동남쪽의 한 도회이므로 오회(吳會)라 하였으니 오도(吳都)와 같은 말이다.

南溟(남명)- 남쪽 바다. 天柱(천주)- 끝없이 높은 하늘을 가리킨 말이다. 하늘을 고이고 있는 기둥이 있을 것을 상상한 데서 나온 말이다.

關山(관산)- 관문(關門)이 있는 산. 이 대문은 작자가 자기 자신을 말하는 것이다.

萍水相逢(평수상봉)- 길 가다가 우연히 서로 만나게 되는 일.

帝혼(門+昏)(제혼)- 대궐 문지기. 奉宣室(봉선실)- 한(漢)나라 가의(賈誼)는 참소를 만나 장사(長沙)로 쫓긴 몸이 되었으나 문제가 그의 재주를 아껴 다시 불러 선실에서 봉사하였는데 나는 어느 해나 다시 풀려 천자를 받들어 볼 건가, 하는 말이다.

命途多舛(명도다천)- 명도(命途)는 하늘이 정한 빈궁(貧窮)과 영달의 길 곧 천운(天運)을 말한다. 천(舛)은 어긋남. 이 대목은 작자가 자신의 불우함을 말한 것이다.

馮唐(풍당)- 전한(前漢) 사람으로 90세가 되도록 낭관(郎官)이란 낮은 벼슬아치로 있었다고 한다.

李廣(이광)- 문제 때 흉노를 쳐서 70여 회나 공을 쌓았으나 끝내 제후로 봉해받지 못하였다.

梁鴻(양홍)- 위나라 사람으로 양곡이라고도 한다. 위나라 무제에게 중용되었으나 참소를 만나 북해(北海)의 양곡(陽曲)으로 내쫓겼다.

君子安貧, 達人知命(군자안빈, 달인지명)- 군자는 빈천한 데 처해도 마음을 편안히 가져 근심하지 아니하고, 도리에 통달한 사람은 천명을 알아서 불우에 처해도 괴로워하지 않는다.

寧知白首之心(영지백수지심)-백발의 노인이 되어도 오히려 더욱 굳건하게 임금에 충성하고 백성들에 은택을 베풀고자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靑雲之志(청운지지)- 높이 되어 공명을 떨치는 대망(大望).

處학(水+固)철(처학철)- 학철이란 수레바퀴가 지나간 자리에 고인 물에 사는 붕어이니, 몹시 곤궁한 경우에 처한 것을 말한다.

北海雖사(貝+余), 扶搖可接(북해수사, 부요가접)- 북해는 조정에 비유한 말, 사(貝+余)는 원(遠)의 뜻. 부요(扶搖)는 풍세(風勢), 접(接)은 접속의 뜻이다. 북해 곧 조정이 비록 멀기는 하지만 붕새(鵬)처럼 풍세를 타고 높이높이 날아 오르면 닿을 수 있다 하니, 이는 작자 왕발이 자신의 청운의 뜻을 이루는 것에 비유한 말이다.

東隅(동우)- 동쪽 모퉁이, 곧 동녘 해 뜨는 곳을 말한다. 이것은 작자가 자신의 소장기에 비유한 말이다.

桑楡(상유)- 나무 이름으로, 해 떨어지는 곳에 있다고 한다. 이것은 노년기에 비유한 말이다.

孟賞高潔(맹상고결)- 맹상은 후한(後漢) 사람으로 자를 백주(伯周)라 한다. 순제(順帝) 때에 합포군(合浦郡)의 태수가 되어 치적이 있었고 또 성행(性行)이 고결하였으나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국할 생각을 안은 채 70세에 졸하였다고 한다.

阮籍(완적)- 진나라 사람으로 자를 사종(嗣宗)이라 하며, 당시 노자, 장자의 허무사상을 즐겨 죽림(竹林)에 모여 청담을 일삼던 죽림칠현 가운데 한 사람이다. 술을 즐겨 예법에 구애받지 아니하므로 창광(猖狂)이라고 하였다.

窮途之哭(궁도지곡)- 완적이 때로 혼자서 수레를 타고 인적이 없는 깊은 산 속에 들어가 세상을 비관하며 통곡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三尺微命(삼척미명)- 삼척의 작고 보잘 것 없는 몸이라는 말이다.

日介書生(일개서생)- 한낱 글공부하는 학생에 지나지 않다는 뜻이다. 纓(영)- 갓끈

終軍之弱冠(종군지약관)- 20세를 약관이라 한다. 한(漢)나라 종군(終軍)이 무제에게 청하기를, 긴 갓끈을 내려주면 그것으로 무엄한 남월왕(南越王)을 묶어 계단 아래에 무릎을 꿇리겠다고 하였다. 이때 종군의 나이 바로 자기(勃)와 같은 20세의 약관이었다. 왕발 또한 종군과 그 뜻이 다를 것이 없건만 자신은 죄를 입은 몸이라 갓끈을 청할 길조차 없다고, 자신의 불우를 탄식한 말이다.

投筆(투필)- 후한(後漢)의 반초가 문필을 업으로 삼다가 큰 뜻을 품고서 붓을 던지며 탄식하며 말하였다. "이국에 공명을 세워 제후가 되리라."고. 그리하여 마침내 서역에 나가 60여국을 정벌하여 정원후(定遠候)에 봉해받았다고 한다.

宗慤之長風(종각지장풍)- 남양(南陽) 사람으로 자는 원간(元幹)이라 한다. 어릴 때 숙부가 그에게 뜻한 바를 물었을 때 대답하기를, 원컨대 장풍을 타고서 만 리의 물결을 부수어 공을 세우고 싶다고 하였다. 뒤에 조양후에 봉함을 받았다.

簪笏(잠홀)- 잠(簪)은 관(冠)에 꽂은 비녀 같은 것. 홀(笏)은 벼슬아치가 지니는 홀로서, 신분에 따라 옥(玉), 상(象), 죽(竹) 등으로 구별된다. 여기서는 관리의 예복을 뜻한다.

百齡(백령)- 백세. 晨昏(신혼)- 「예기」곡례(曲禮)편에 '무릇 남의 자식이 된 예는,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서늘하게 하며, 저녁(昏)에는 정(定), 곧 어버이의 잠자리를 보살피고 아침(晨)에는 성(省), 곧 어버이의 안부 여하를 묻는다.' 고 하였다. 勃은 이제 잠홀의 예복을 버리고 만 리 밖 교지에 계신 아버지를 따라 평생을 어버이께 예양(禮養)을 극진히 하겠다는 말이다.

謝家之寶樹(사가지보수)- 사가(謝家)는 진(晋)나라 사현(謝玄).숙부(謝安)이 마치 보옥을 귀중히 여기듯 사현의 기량을 귀중하게 여기던 차 하루는 그에게 그의 염원하는 바를 물었다. 이에 현이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비유하자면 영지와 난초 등 향기로운 옥수(玉樹)를 뜰 안 층계 아래 나게 하고 싶습니다"라고. 곧 훌륭한 자제가 나기를 원하는 것이니,이것은 사씨 집안의 보수(寶樹)라고 할만한 현능한 자제를 가리킨 말이다.

孟氏之芳隣(맹씨지방린)-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의 교육을 위하여 세 번이나 거처를 옮기며 이웃을 가려 앉았다고 하는, 이른바‘맹모삼천(孟母三遷)’의 고사를 말한다. 곧‘맹모삼천’의 고사처럼 자신[勃]도 교지에 가면 좋은 이웃을 사귀어 가까이 지내리라는 것을 뜻한다. 趨庭宕陪鯉對(추정도배리대)-추(趨)는 어른 앞에서 종종 걸음을 치는 것, 도(宕)는 분수에 넘치는 듯 몹시 겸손한 모양, 배(陪)는 시(侍) 곧 모신다는 뜻, 이(鯉)는 공자의 아들 백어(伯魚)의 이름, 대(對)는 대답이란 말이다. 이 대문은「논어」계씨편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에 근거한 것이다. 공자의 제자 진항(陳亢)이 공자의 아들 백어에게 물었다. "그대는 선생님의 아들이라 특별히 배운 것이 있겠습니다"고. 이때 백어가 대답하였다. "특별히 배운 것이라곤 없습니다. 다만 언젠가 아버님께서 혼자 뜰에 계실 때 종종걸음으로 뜰 앞을 지나가려 하자 아버님께서 ‘「시경」과 「예기」를 배웠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아직 배우지 못하였습니다’고 여쭈었더니, 아버님은 말씀하셨습니다.‘사람으로서 「시경」을 배우지 않는다면 그 누구와도 말을 할 수가 없고, 「예기」를 배우지 않는다면 사람 노릇을 할 수가 없다’고. 그래서 돌아와 「시경」과 「예기」를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捧袂(봉몌)- 옷소매를 받든다는 말은 곧 위의를 바로 잡는 것을 뜻한다.

託龍門(탁룡문)- 후한(後漢)의 이응(李膺)이 성품이 고결한 것으로 이름이 높으며 또 스스로 높은 체 뽐내어 웬만한 사람과는 사귀지를 않았다. 그래서 당시 선비들은 모두가 이응의 접대를 받는 것을 퍽 영광스럽게 여겨 이것을 일러 등용문(登龍門)이라고 하였다. 용문이란 황하(黃河)의 상소에 있는 급류로 어쩌다 큰 잉어가 여기를 올라가게 되면 곧 용으로 화한다고 한다. 여기서 뜻을 얻어 크게 영달함을 등용문에 비유하게 된 것이다. 이 대문은 염백서(閻伯嶼)를 비유하고, 발 자신을 용문에 오른 잉어에 비유하여 그날, 등왕각의 연회에 참석하여 백서를 만나게 됨을 영광스럽게 여기며 그지없이 기쁘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楊意不逢(양의불봉)- 한(漢)나라 양득의(楊得意)에 얽힌 고사. 무제가 사마상여(司馬相如)의 자허(子虛)의 부(賦)를 읽고 칭찬하여 상여와 때를 함께 하지 못함을 탄식하였다. 이에 양득의는 상여가 자기의 벗임을 아뢰고 곧 추천하니, 뒤에 상여가 크게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 곧 작자 자신은 양득의와 같은 사람의 추천을 만나지 못함을 한한 말이다.

凌雲(능운)- 능운(凌雲)이라고 하는 부로서 사마상여의 지음이다. 이 대문은 작자가 자기를 추천해 줄 만한 사람을 만나지 못하므로, 헛되이 상여의 능운의 부를 외며 자신의 불우를 슬퍼하는 것을 뜻한다. 종기기우(鍾期旣遇)…- 「열자」탕문편(湯問篇)에 있는 글이다. 백아(伯牙)는 거문고를 잘 타고 종자기(鍾子期)는 이것을 잘 들을 줄 알았다. 백아가 거문고를 타면서 그 뜻이 고산(高山)에 있으면 자기가 입을 열어, "참말 좋구나! 높고도 험한 것이 태산과 같구나!" 하였고, 또 백아의 뜻이 유수(流水)에 있으면, 자기 또 말하기를 "참 좋구나! 넓고도 큰 물이 강하와 같구나!"고 하였다. 백아가 생각하는 것은 자기가 그대로 다 알아내었다. 말하는 뜻은, 백여를 종기에 비유하고 자신을 백아에 비유하여, 이제 내 마음을 알아 줄 백서를 만났으니, 백아가 거문고로 유수의 곡을 연주하듯, 내가 이 글을 지어 내 마음을 백서에게 보여줌이 무엇이 부끄러운 일이겠는가 하는 말이다.

勝地不常(승지불상)- 절승(絶勝). 곧 아주 뛰어나게 좋은 경치는 흔하게 많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蘭亭(난정)- 진(晋)나라 왕희지가 명사들을 모아 주연을 베풀고 시를 짓던 곳. 재택(梓澤)- 진(晋)나라 석숭(石崇)이 환락을 누리던 곳, 곧 금곡원(金谷園)이다. 贈言(증언)- 말을 준다 함은, 바로 이 한편의 서를 지어 준다는 말이니, 그것은 다행히도 백서가 베푼 성대한 잔치의 은혜를 입었기 때문임을 뜻한다. 鄙誠(비성)- 보잘것 없는 성의. 자기를 낮추어 한 말이다. 疏短引(소단인)- 소(疏)는 조리를 따라 글을 쓰는 것, 인(引)은 문체의 하나로서 바로 이 서를 가리킨다. 一言均賦(일언균부)- 일언(一言)이란 곧 이 시를 뜻하는 말, 균부(均賦)는 서문과 아울러 시를 함께 짓는다는 말이다. 四韻(사운)- 다음의 시가 무(舞)·우(雨)·추(秋)·유(流) 등 네 개의 운각(韻脚)으로 된 칠언고시이다.

佩玉(패옥)- 관복 좌우에 길게 늘여 차는 옥(玉). 鳴?(명란)- 수레에 다는 방울. 방울 소리에 맞추어 수레의 행보를 조절한다. 罷歌舞(파가무)- 옛날 등왕이 살아 있을 때의 기녀들의노래와 춤. 파(罷)는 다하여 없어지다, 그치다라는 뜻이다. 화동(畵棟)- 곱게 단청한 기둥.

南浦(남포)- 광윤문(광윤문)밖에 있는 곳으로, 남포정이 있다. 珠簾暮捲(주렴모권)- 구슬을 꿰어 꾸민 발. 권(捲)은 렴(斂), 곧 걷는다는 뜻이다. 이것은 석양의 비 오는 풍경을 나타낸 말이다. 悠悠(유유)- 매우 한가로운 모양. 物換星移(물환성이)- 인물의 바뀜과 성이(星移), 곧 세월의 옮김. 閣中帝子(각중제자)- 이 전각을 세운 주인, 곧 등왕.

1997년자료입니다









출처 : 이보세상
글쓴이 : 이보 원글보기
메모 :

등왕각서(滕王閣序)-왕발(王勃)

南昌故郡(남창고군)이오 : 옛 남창군(南昌郡)이었던 이곳은
洪都新俯(홍도신부)라 : 새로이 홍도(洪都)가 되었다
星分翼軫(성분익진)하고 : 별자리로는 익(翼),진(軫)에 해당하는 땅으로,
地接衡廬(지접형려)하니 : 서쪽으로는 형산(衡山)에 접해 있고, 북쪽으로는 여산(廬山)에 접해 있다.
襟三江而帶五湖(금삼강이대오호)하고 : 세 강이 옷깃처럼 두르고 다섯 호수가 띠처럼 둘러져 있다.
控蠻荊而引甌越(공만형이인구월)이라 : 이 곳은, 형만을 누르고 구월을 끌어 닫기는 위치이기도 하다
物華天寶(물화천보)니 : 이곳 물산의 정화는 하늘이 내린 보배이니
龍光射牛斗之墟(용광사우두지허)하고 : 용천검의 광체가 견우성과 북두성 사이를 쏘았고
人傑地靈(인걸지영)이니 : 인물 걸출하고, 땅은 영기가 있어
徐孺下陳蕃之榻(서유하진번지탑)이라 : 서유는 태수인 진번(陳蕃)이 걸상을 내려주며 맞아들였다
雄州霧列(웅주무열)하고 : 경치 좋은 주(州)와 군(郡)이 안개 처럼 즐비하고
俊彩星馳(준채성치)하니 : 문채가 뛰어난 인물들이 밤하늘의 뭇 별처럼 찬란하게 활약하니
臺隍枕夷夏之交(대황침이하지교)하고 : 이 곳 누대(樓臺)와 성 밑의 못은 초(楚)나라와 중화(中華)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데,
賓主盡東南之美(빈주진동남지미)라 : 이 곳 등왕각에 모인 많은 빈객(賓客)과 주인은 동남의 훌륭한 인물들이다.

都督閻公之雅望(도독염공지아망)은 : 도독 염공의 고상한 인망을 갖추어
棨戟遙臨(계극요임)하고 : 게극을 앞세우고 멀리서 부임해왔다
宇文新州之懿範(우문신주지의범)은 : 우문은 신임태수로 부임하던 중에
襜帷暫駐(첨유잠주)라 : 이곳에서 수레를 멈추었다
十旬休暇(십순휴가)하니 : 마침 십순의 휴가날이라
勝友如雲(승우여운)이오 : 훌륭한 벗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千里逢迎(천리봉영)하니 : 천리 먼 곳의 사람들도 맞아들이니
高朋滿座(고붕만좌)라 : 인품이 높은 친구들이 자리에 가득했다
騰蛟起鳳(등교기봉)은 : 솟아오르는 교룡같고 날아오르는 봉황새 같은 친구들은
孟學士之詞宗(은맹학사지사종)이오 : 맹학사는 문장의 대가이고
紫電淸霜(자전청상)은 : 자줏빛 번개같고 차가운 서릿발같은 지조를 갖춘 인물들은
王將軍之武庫(왕장군지무고)라 : 왕장군의 무기고처럼 유능하다

家君作宰(가군작재)하니 : 우리 아버님이 현령이 되시니
路出名區(로출명구)라 : 가시는 길에 유명한 이곳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童子何知(동자하지)하여 : 어린 제가 무엇을 알아서
躬逢勝餞(궁봉승전)리라 : 이 훌륭한 잔치를 만났겠습니까

時維九月(시유구월)이오 : 째는 구월
序屬三秋(서속삼추)라 : 계절은 가을이었다
潦水盡而寒潭淸(료수진이한담청)하고 : 길에 고인 빗물은 다 말라버리고 차가운 못물은 맑고
煙光凝而暮山紫(연광응이모산자)라 : 안개는 엉기고 저문 산은 자색으로 빛나는지라
儼驂騑於上路(엄참비어상로)하여 : 길가에 말 네필을 위엄있게 치장하여
訪風景於崇阿(방풍경어숭아)라 : 높은 산으로 풍광을 찾아간다
臨帝子之長洲(임제자지장주)하여 : 제자의 땅 장주에 임하니
得仙人之舊館(득선인지구관)이라 : 선인의 옛 관저가 있었다
層巒聳翠(층만용취)하니 : 중첩한 산봉우리들은 비취빛을 띠고 솟아있고
上出重霄(상출중소)하고 : 위로 솟아올라 높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飛閣流丹(비각류단)하니 : 나는 듯 한 누각에 단청빛이 흐르고
下臨無地(하임무지)라 : 아래를 보니 땅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었다
鶴汀鳧渚(학정부저)는 : 학이 노는 물가와 오리가 노니는 물가는
窮嶋嶼之縈廻(궁도서지영회)하고 : 섬을 둘러 끝없이 이어져 있고
桂殿蘭宮(계전란궁)은 : 계수나무 궁전과 목란 궁궐이
列岡巒之體勢(열강만지체세)라 : 언덕과 산봉우리의 형세를 따라 줄지어 있다
披綉綉闥(피수수달)하고 : 채색한 작은 문을 열고
俯雕甍(부조맹)하니 : 조각한 용마루 얹은 누각을 굽어보니
山原曠其盈視(산원광기영시)하고 : 산과 들은 광활하여 그것이 시야에 가득하고
川澤盱其駭矚(천택우기해촉)이라 : 시내와 못은 광대하여 보는이의 눈을 놀라게 한다
閭閻撲地(여염박지)하니 : 촌락이 땅에 늘어서 있어
鍾鳴鼎食之家(종명정식지가)오 : 종을 울려 모으고 솟을 걸어놓고 식사하는 큰 집안도 있다
舸艦迷津(가함미진)하니 : 큰 배와 전함들이 나루터에서 왔다갔다하니
靑雀黃龍之舳(청작황룡지축)이라 : 청작과 황룡을 그린 뱃고물이 보인다

虹銷雨霽(홍소우제)하니 : 무지개 사라지고 비도 개니
彩徹雲衢(채철운구)라 : 햇살이 구름 사이에서 드러난다
落霞與孤騖齊飛(낙하여고무제비)하고 : 저녘노을은 짝 잃은 기러기와 나란히 날고
秋水共長天一色(추수공장천일색)이라 : 가을 물빛은 높은 하늘과 같은 색이다
魚舟唱晩(어주창만)하니 : 고기잡이 배에서 저녘에 노래부르니
響窮彭蠡之濱(향궁팽려지빈)하고 : 그 울림이 팽려의 물가까지 들려오고
鴈陣驚寒(안진경한)하니 : 기러기떼 추위에 놀라
聲斷衡陽之浦(성단형양지포)라 : 그 소리가 형양의 포구까지 멀어진다
遙吟俯暢(요음부창)하니 : 아득히 읊조리며 구부리며 펴고하니
逸興遄飛(일흥천비)라 : 편안한 흥취가 제빨리 날 듯이 일어난다
爽籟發而淸風生(상뢰발이청풍생)하고 : 상쾌한 소리 들려오니 맑은 바람 일고
纖歌凝而白雲遏(섬가응이백운알)이라 : 고운 노랫소리 엉기어 흰 구름까지 닿는다

睢園綠竹(휴원록죽)은 : 휴원의 푸른 대나무
氣凌彭澤之樽(기릉팽택지준)이오 : 그 기상은 팽택령 도연명의 술잔을 능가하고
鄴水朱華(업수주화)는 : 업수가의 붉은 꽃은
光照臨川之筆(광조임천지필)이라 : 그 빛 임천내사의 붓을 비춘다

四美具(사미구)하고 : 오늘 이 자리가 네 가지 아름다움을 다 갖추고
二難幷(이난병)하니 : 두 가지 어려운 것도 함께 갖추었으니
窮睇眄於中天(궁제면어중천)하고 : 하늘 중천까지 눈길 다 주고
極娛遊於暇日(극오유어가일)이라 : 한가한 날에 마음껏 즐겨 논다
天高地逈(천고지형)하니 : 하늘은 높고 땅은 아득하니
覺宇宙之無窮(각우주지무궁)이오 : 우주가 무궁광대함을 깨닭았도다
興盡悲來(흥진비래)하니 : 흥이 다하면 슬픔이 오니
識盈虛之有數(식영허지유수)라 : 차고 비는 것에는 정해진 운명이 있다는 것 알았도다
望長安於日下(망장안어일하)하고 : 멀리 태양아래 있는 장안을 바라보며
指吳會於雲間(지오회어운간)이라 : 구름 사이에 있는 오군과 회계군을 가리켜본다

地勢極而南溟深(지세극이남명심)하고 : 지세가 다하니 남쪽 바다가 깊고
天柱高而北辰遠(천주고이북신원)이라 : 하늘기등은 높고 부극성은 멀리도 하다
關山難越(관산난월)하니 : 관산은 넘기가 어려우니
誰悲失路之人(수비실로지인)고 : 누가 길 잃은 사람을 슬퍼해주리오
萍水相逢(평수상봉)하니 : 부평초와 물이 만났으니
盡是他鄕之客(진시타향지객)이라 : 이들 모두가 타향의 길손이로다
懷帝閽而不見(회제혼이불견)하니 : 제왕의 궁문을 그리워해도 보이지 않으니
奉宣室以何年(봉선실이하년)가 : 어느해라야 선실에서 봉명할까
嗚呼(오호)라 : 아아
時運不齊(시운불제)하고 : 시운이 고르지 못하고
命途多舛(명도다천)하여 : 운명은 어긋나는 일이 많구나
馮唐易老(풍당이노)하고 : 풍당은 등용되기 전에 늙기 쉬웠고
李廣難封(이광난봉)이라 : 이광은 공적이 있어도 봉해지기 어려웠다
屈賈誼於長沙(굴가의어장사)는 : 굴원과 가의가 장사에 지내야 했음은
非無聖主(비무성주)요 : 성군이 없었음이 아니도다
竄梁鴻於海曲(찬양홍어해곡)은 : 양홍의 바닷가에서 숨어산 것은
豈乏明時(기핍명시)아 : 어찌 밝은 시대가 부족한 것이겠는가

所賴君子安貧(소뢰군자안빈)하고 : 내가 믿는 바, 군자는 가난을 편안히 여기고
達人知命(달인지명)이라 : 달인은 자긴의 천명을 안다
老當益壯(로당익장)하니 : 늙어질수록 더욱 강해진다면
寧知白首之心(영지백수지심)고 : 어찌 노인의 마음을 알겠는가
窮且益堅(궁차익견)하니 : 가난할수록 더욱 굳세어진다면
不墮靑雲之志(불타청운지지)라 : 청운의 뜻을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다
酌貪泉而覺爽(작탐천이각상)하고 : 탐천의 물을 마셔도 상쾌함을 느끼고
處涸轍以猶懽(처학철이유환)이라 : 곤궁함에 처해도 오히려 기쁠 것이다
北海雖賖(북해수사)나 : 북해가 비록 아득하여도
扶搖可接(부요가접)이오 : 회오리 바람을 타면 닿을 수 있을 것이다
東隅已逝(동우이서)나 : 젊은 시절은 이미 지나갔지만
桑楡非晩(상유비만)이라 : 노년기는 아직 아니도다
孟嘗高潔(맹상고결)은 : 맹상은 성품이 고결하나
空懷報國之心(공회보국지심)이오 : 공연히 나라에 보답할 마음만 가졌고
阮籍猖狂(원적창광)은 : 완적은 미친 듯이 행동하였으니
豈效窮途之哭(기효궁도지곡)가 : 어찌 길 끝난 시골에서의 통곡을 본받겠는가

勃(발)은 : 나 왕발은
三尺微命(삼척미명)이오 : 삼척의 미천한 사람으로
一介書生(일개서생)이라 : 일개 서생에 지나지 않는지라
無路請纓(무로청영)하니 : 벼슬을 청할 길 하나 없으니
等終軍之弱冠(등종군지약관)이오 : 종군의 약관 때의 일을 기다렸다
有懷投筆(유회투필)하니 : 붓을 던질까 생각해 보았으니
慕宗慤之長風(모종각지장풍)이라 : 종각의 장풍을 부러워도 했다
舍簪笏於百齡(사잠홀어백령)하고 : 백 살이 될 때까지 벼슬할 생각 버리고
奉晨昏於萬里(봉신혼어만리)라 : 만리 먼 곳에 계신 부모님 안부를 받들리라
非謝家之寶樹(비사가지보수)나 : 나는 사씨 집안에서 받드는 보배로운 나무는 아니지만
接孟氏之芳隣(접맹씨지방린)이라 : 맹자처럼 좋은 이웃은 만나리라
他日趨庭(타일추정)하야 : 훗날 뜰을 종종걸음으로 지날 때
叨陪鯉對(도배리대)라 : 공자의 아들인 이가 배운 것처럼 나도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으리라

今晨捧袂(금신봉몌)하니 : 오늘 소매를 받쳐 들고
喜托龍門(희탁용문)이라 : 용문에 기탁하니 기쁘도다
楊意不逢(양의불봉)하니 : 양운을 만나지 못해여
撫凌雲而自惜(무릉운이자석)이오 : 능운부를 어루 만지며 스스로 애석해한다
鍾期旣遇(종기기우)하니 : 종자기는 이미 만났으니
奏流水以何慙(주류수이하참)고 : 흐르는 강물을 연주하여 무엇이 부끄러운가
嗚呼(오호)라 : 아아
勝地不常(승지불상)이오 : 명승지는 항상 있지 않고
盛筵難再(성연난재)니 : 성대한 잔치는 다시 맞기 어렵나니
蘭亭已矣(난정이의)오 : 난정은 이이 버려졌고
梓澤丘墟(재택구허)라 : 재택은 페허가 되었도다

臨別贈言(임별증언)하니 : 이별에 임하여 말씀을 올림은
幸承恩於偉餞(행승은어위전)이오 : 다행히 큰 잔치에 은혜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登高作賦(등고작부)하니 : 높은 곳에 올라 부를 짓는 것
是所望於群公(시소망어군공)이라 : 이것이 여러 공들에게 바라는 바이니
敢竭鄙誠(감갈비성)하여 : 감히 저의 보잘것 없는 정성을 다하여
恭疎短引(공소단인)이라 : 공손히 짧게 지으니
一言均賦(일언균부)하니 : 한 마디 부를 고루어
四韻俱成(사운구성)이라 : 사운으로 서문가 함께 완성하였습니다

滕王高閣臨江渚(등왕고각임강저)하니 : 등왕각 높은 누각 강가에 있는데
佩玉鳴鑾罷歌舞(패옥명란파가무)라 : 패옥 소리, 방울 소리 노래와 춤도 끝났구나
畵棟朝飛南浦雲(화동조비남포운)이오 : 화려한 누각 기둥에 아침에 날아오른 것은 남포의 구름
朱簾暮捲西山雨(주렴모권서산우)라 : 붉은 발 저녁에 걷히니 서산에 내리는 비
閑雲潭影日悠悠(한운담영일유유)하니 : 한가한 구름 못에 비치고 해 아득하니
物換星移度幾秋(물환성이도기추)아 : 해 바뀌고 별 지니 몇해가 지났는가
閣中帝子今何在(각중제자금하재)오 : 누각 안 왕자는 지금 어느 곳에 있는가
檻外長江空自流(함외장강공자류)라 : 난간 밖 긴 강물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麟社漢詩學會通文

時屆三伏之節 貴體萬旺 仰祝耳

炎炎紅鏡 開彙東方 擧天地如在紅爐中 令人鬱蒸 甚殊煩悶

褰衫坐亭 閑誦唐音 而感於李杜之緖 誰不羨哉乎 麟社漢詩學會 如下爲計 無缺滿座 敬望已

下 記

詩題 : 誦槐下唐音

韻字 : 郊. 交. 敲. 茅. 肴 (肴)

日時 : 2011年 7月 23日(土) 午後3時

場所 : 玄岩書堂

其他問議 : 總務 素潭 許甲均 010-3746-0391

                                                                    麟社漢詩學會 會長 徐明澤

※ 청(淸)나라 초기 궁정화가 검암(劍庵) 황응심(黃應諶)의 <누실명도(陋室銘圖)>

 

山不在高  有僊則名 

水不在深  有龍則靈
斯是陋室  惟吾德馨 

苔痕上階綠  草色入簾靑
談笑有鴻儒  往來無白丁
可以調素琴  閱金經
無絲竹之亂耳  無案牘之勞形
南陽諸葛廬  西蜀子雲亭
孔子云 何陋之有
(산부재고 유선즉명

 수부재심 유룡즉령
 사시누실 유오덕형

 태흔상계록 초색입렴청
 담소유홍유 왕래무백정
 가이조소금 열금경
 무사죽지란이 무안독지로형
 남양제갈려 서촉자운정
 공자운 하루지유)


산은 높지 않아도 신선이 있으면 이름난 산이요
물은 깊지 않아도 용이 서려있으면 신령한 물이라지
이곳은 비록 누추한 집이나 오직 나의 덕으로 향기 가득하다네
이끼의 흔적은 섬돌을 녹색으로 물들였고 풀빛은 발 속으로 비쳐 들어오네
담소 나누는 선비는 있으나 왕래하는 백성은 없네
소박한 거문고를 타고 금강경 뒤적이니
음악소리 귀를 어지럽히지 않고 관청의 서류로 몸을 수고롭게 하지 않아
남양 제갈량의 초당이나 서촉 양자운(揚子雲)의 정자와 다름없으니
공자께서도 "(군자가 거처함에) 무슨 누추함이 있으리오" 하셨노라

 

☞ 유우석(劉禹錫), <누실명(陋室銘)>

 

※ 근현대 중국화가 누백안(樓伯安)의 <누실명(陋室銘)>(1990年作)

 

※ 鴻儒: 학식이 높고 이름 높은 유학자
※ 白丁: 당시에는 일반 백성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 素琴: 아무 장식이 없는 소박한 거문고. 또는 줄이 없는 거문고(無絃琴)
※ 絲竹: 현악기와 죽관악기.
※ 諸葛廬: 형주 남양의 제갈공명 초당.
※ 子雲亭: 전한 시대의 학자이자 문장가인 양웅[揚雄/자(字)가 자운(子雲)]의 정자.


※ 何陋之有: 공자(孔子)가 구이(九夷)에서 살고싶다고 하자 어떤 사람이 "누추한 곳인데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하였다. 이에 공자가 "군자들이 살고 있는데 무슨 누추함이 있겠는가?"(子欲居九夷 或曰 陋如之何 子曰 君子居之 何陋之有)하였다. ≪논어(論語)≫ <자한(子罕)>편 제13장에 나오는 얘기다. 何陋之有는 이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 명대(明代) 서화가 동기창(董其昌)의 행서(行書) <陋室銘>

 

※ 청말근대 서법가 정불언(丁佛言)의 전서(篆書) <陋室銘>


출처 : 청경우독(晴耕雨讀)
글쓴이 : 경화수월鏡花水月 원글보기
메모 :

 

오언고시 -生年不滿百

 

 

 

生年不滿百 [생년불만백] 살아도 백년을 못 채우면서

 

常懷千歲憂 [상회천세우] 어찌 늘 천년 근심을 품는가

 

晝短苦夜長 [주단고야장] 낮은 짧고 밤이 길어 괴로우면

 

何不秉燭遊 [하불병촉유] 어찌 촛불을 밝히지 않겠는가

 

爲樂當及時 [위락당급시] 인생을 즐김에도 때가 있는 것

 

何能待來玆 [하능대래자] 어찌 내년을 기다릴 건가

 

愚者愛惜費 [우자애석비] 어리석은 자는 드는 돈을 아끼느라

 

俱爲塵世嗤 [구위진세치] 그 또한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지

 

仙人王子喬 [선인왕자교] 선인의 왕자교는 불로장생 했다지만

 

難可以等期 [난가이등기] 그처럼 하기는 어려운 일인걸

 

 *(王子喬) - 주나라 태자로 후에 도사를 만나 신선이 되여 불로장생 하였다 함

 

 (漢)나라 시대의 악부인 서문행(西門行)에 나오는 말입니다..

 人生不滿百,  常懷千歲憂   란 인생은 백살을 다 채우지 못하는데 사람들은 항상 천살만큼 살것처럼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머 그런 뜻입니다..

 

出西門步念之(출서문보염지) 서문을 나와 걸으며 생각하노니

今日不作樂(금일부작락) 오늘 즐기지 못하면

當待何時(당대하시) 다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夫爲樂(부위락) 무릇 즐거움을 누리려면

爲樂當及時(위락당급시) 마땅히 때가 왔을때 즐길지어다.

何能坐?鬱(하능좌불울) 어찌 앉아서 걱정 근심하며

當復待來玆(당부대래자) 다시 오는 시간을 기다리려 하는가.

飮醇酒炙肥牛(음순주자비우) 술 마시자, 살찐 소 구워라.

請呼心所歡(청호심소환) 마음 속 기뻐 할 친구들 불러야만

可用解愁心(가용해수심) 근심 걱정 풀 수 있으리.

人生不滿百(인생불만백) 백 년도 못 사는 인생이

常懷千歲憂(상회천세우) 천 년 근심 늘 안고 있어라.

晝短苦夜長(주단고야장) 낮 짧고 밤 길어 괴로우니

何不秉燭遊(하불병촉유)  어찌 촛불 밝혀 놀지 않으리.

自非仙人王子喬(자비선인왕자교) 선인 왕자교도 아닌 우리가

計會壽命難與期(계회수명난여기) 수명 따위 헤아려도 기약하기 어렵도다.

人壽非金石(인수비금석) 우리의 수명 쇠나 돌 같지 않으니

年命安可期(연명안가기) 일년의 목숨인들 어찌 기약할 수 있겠는가.

貪財愛惜費(탐재애석비) 재물에 마음 두어 비용을 아낀다면

但爲時世嗤(단위시세치) 다만 세상의 비웃음거리가 될 뿐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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