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笠與空虛僧共作 應酬詩六首

: 朝登立石雲生足(조등립석운생족)

: 暮飮黃泉月掛脣(모음화천월괘순)

: 潤松南臥知北風(윤송남와지북풍)

: 軒竹東傾覺日西(헌죽동경각일서)

아침에 '입석대'에 오르니 구름이 발밑에서 일고

저녁에 '황천샘' 물을 마시니 달그림자 입술에 걸렸도다.

소나무가 남쪽으로 누우니 북풍 심한 줄 알고

대나무 그림자 동으로 기우니 석양임을 알 수 있다.

 

: 絶壁雖危花笑立(절벽수위화소립)

: 陽春最好鳥啼歸(양춘최호조제귀)

: 天上白雲明日雨(천상백운명일우)

: 岩間落葉去年秋(암간낙엽거년추)

절벽은 무너질 듯 위태로우나 꽃은 웃으며 서 있고

봄은 더없이 좋은데도 새는 울며 돌아가네.

하늘 위에 흰 구름은 내일 비를 예고하고

바위틈의 낙엽은 지난 가을에 쌓였으리.

 

: 兩姓作配己酉日最吉(양성작배기유일최길)

: 半夜生孩玄子時難分(반야생해현자시난분)

: 影浸綠水衣無濕 (영침록수의무습)

: 夢踏靑山脚不苦 (몽답청산각불고)

남녀가 짝을 지으려면 기유일(己酉日)이 가장 좋고

야밤에 아이를 낳으려면 해시(孩時)가 가장 어렵도다.

그림자가 물에 잠겨도 옷은 젖지 않고

꿈에 청산을 올라가도 다리가 아프지 않다네.

 

: 群鴉影裡千家夕(군아영리천가석)

: 一雁聲中四海秋(일안성중사해추)

: 假僧木折月影軒(가승목적월영헌)

: 眞婦菜美山姙春(진부채미산임춘)

떼 까마귀 나는 그림자 아래 모든 집은 저물어 가고

외기러기 우는소리에 온 세상은 가을이더라.

'가중나무' 부러짐에 달그림자 난간에 어리고

'참며느리나물' 맛이 좋아 산은 봄을 잉태했도다.

 

: 石轉千年方倒地(석전천년방도지)

: 峰高一尺敢摩天(봉고일척감마천)

: 靑山買得雲空得(청산매득운공득)

: 白水臨來魚自來(백수임래어자래)

산 위의 돌은 천년을 굴러야 땅에 닿을 듯하고

봉우리 한 자만 더 높았더라면 하늘에 닿았을 것을,

청산을 사들이니 구름은 공짜로 따라오고

맑은 물이 임해오니 고기는 저절로 따라오네.

 

: 秋雲萬里魚鱗白(추운만리어린백)

: 枯木千年鹿角高(고목천년록각고)

: 雲從樵兒頭上起(운종초아두상기)

: 山入漂娥手裡鳴(산입표아수리명)

만리나 뻗은 가을 하늘 구름은 고기의 흰 비늘 같고

천년이나 묵은 고목은 사슴뿔처럼 높도다.

구름은 나무하는 아이 머리 위에서 일고

산은 빨래하는 아낙네 방망이 쥔 손에서 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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