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의 중용장구서(中庸章句序)


中庸何爲而作也오.

중용은 하위이작야오.

중용은 어찌해서 지음인고


[해설]

중용장구서는 자사가 중용을 지은 뜻에 대하여 주자가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답해 나가는 글이다. 자사(기원전 483년~기원전 402년)는 춘추시대 때의 학자로 공자의 제자인 증자의 제자이자 공자의 손자이다. 자사는 字이며 이름은 급(伋)이다.


주자(1130~1200)는 남송시대의 학자로 이름은 희(憙), 호는 회암(晦庵)으로 정자 형제의 학문을 계승하고, 공자의 학문을 더욱 발전시켜 ‘주자학’이라는 一家를 이루었으며 조선시대의 정치와 학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경전에 대해 꼼꼼한 해설을 달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그의 해설을 통하지 않고는 경전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정통 유학의 큰 스승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少年易老學難成 一寸光陰不可輕’이라고 시작되는 그의 권학문(勸學文)이 잘 알려져 있다.


子思子 憂道學之失其傳而作也시니라.

자사자  우도학지실기전이작야시니라.

자사선생이 도학의 그 전함을 잃을까 근심이 되어서 지으심이니라

: 근심 우

[해설]

자사라는 이름 뒤에 붙인 子는 孔子, 孟子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선생이란 뜻으로 붙인 것이다. 즉 일정 단계의 공부를 마치고(了 : 마치고) 다시 一家를 이룰 정도의 학문이 있는 큰 스승을 뜻한다.


蓋自上古聖神繼天立極하야 而道統之傳有自來矣라.

개자상고로 성신이 계천위극하야 이도통지전이 유자래의라.

대개 상고로부터 성신(성인으로서 신비로운 분이라는 뜻)이 하늘을 잇고 극을 세우니 도통의 전함이 이로부터 옴이 있느니라.

: 대개 개, 盖는 俗字 繼 : 이을 계

[해설]

오랜 옛날부터 성인이라 일컫는 복희, 신농, 황제, 요, 순, 우, 탕, 문왕, 무왕은 하늘의 명을 받아(繼天) 나라를 세우고 임금으로 등극(登極)하셨으니(立極) 그분들로 도의 계통이 이어져 왔음을 설명하였다. 비록 왕위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무왕을 도와 선정을 베푼 주공과 주역의 도를 완성한 공자까지를 성인이라 일컫는다.


其見於經則允執厥中者堯之所以授舜也오.

기견어경즉윤집궐중자는 요지소이수순야오.

그 경(서경)에 나타난 즉 미덥게 그 중을 잡는다는 것은 요임금이 써 순임금에게 전수한 바요

: 나타날 현 : 진실로 윤, 미더울 윤 : 잡을 집 : 그 궐

[해설]

요임금이 나이 70이 되어 정신이 혼미해 정치를 하기 어려우니 신하들에게 뒤를 이를 사람을 찾으라 하였다. 이에 신하들이 요임금의 아들인 단주(丹朱)를 추천하였다. 그러자 요임금은 ‘내 아들은 모질고 사나워서 아니된다’라고 하며 다른 이를 찾도록 하였다. 이때 추천된 이가 순(舜)이었다. 신하들이 이구동성으로 순을 추천하자 요임금은 두 딸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을 시집보내면서까지 순을 두루 관찰하고 시험해 본 뒤에야 비로소 제위를 선양하였다. 그때 전한 말이 윤집궐중(允執厥中)이다. 즉 요임금이 순에게 윤집궐중의 자세 즉 중용지도로 정치할 것을 전한 것이다.


人心惟危하고 道心惟微하니 惟精惟一이라사 允執厥

인심은 유위하고 도심은 유미하니 유정유일이라사 윤집궐

中者舜之所以授禹也

중자는 순지소이수우야이니

사람의 마음은 오직 위태하고 도의 마음은 오직 미미하니 오직 정미롭고 오직 한결 같이 하여 미덥게 그 중을 잡는다는 것은 순임금이 써 우임금에게 전수하신 바니

[해설]

순임금 또한 요임금처럼 왕위를 우임금에게 선양하였는데 이때 순임금은 요임금으로부터 전해받은 윤집궐중에다 인심유위(人心惟危) 도심유미(道心惟微) 유정유일(惟精惟一)을 덧붙여 하나라를 세운 우임금에게 전해 중부(中孚)의 뜻을 더욱 정미롭게 하였다.


堯之一言至矣(而)盡矣어시어늘

요지일언이 지의(이)진의어시어늘

요임금의 한 말씀(윤집궐중)이 지극하고 다하셨거늘


而舜 復益之以三言者

이순이 부익지이삼언자는

순임금이 다시 세 가지 말(인심유위 도심유미 유정유일)로 더한 것은

: 다시 부


則所以明夫堯之一言必如是而後可庶幾也라.

즉소이명부요지일언이 필여시이후에 가서기야니라.

즉 무릇 요임금의 한 말씀이 반드시 이와 같이 한 뒤에 가히 거의 밝힘이니라.

[해설]

요임금의 윤집궐중이라는 한 마디에 순임금의 세 마디 말(인심유위 도심유미 유정유일)이 덧붙여져 더욱 그 뜻이 밝아졌다. 여기서 ‘무릇 부(夫)’ 이하의 글은 모두 明의 보어로 해석해야 한다.


蓋嘗論之컨대 心之虛靈知覺一而已矣로대 而以爲有人心

개상논지컨대 심지허령지각이 일이이의로대 이이위유인심

道心之異者則以其或生於形氣之私하며 或原於性命之正

도심지이자는 즉이기혹성어형기지사하며 혹원어성명지정

하야 而所以爲知覺者不同일새是以或危殆而不安하고

하야 이소이위지각자이 부동일새시이로 혹위태이불안하고

或微妙而難見耳라. 

혹미묘이난견이라.

대개 일찍이 논하건대 마음의 허령(虛靈 ; 마음이 잡념 없이 영묘함)하고 지각(知覺 ; 알아서 깨달음)함이 하나일 따름이로되 써 사람 마음과 도의 마음이 다름이 있는 것은 곧 써 형기의 사사로움에서 나오며 혹 성명의 바른 데서 근원해서 써 한 바 알아서 깨닫는 것이 같지 않기 때문에 이로써 혹 위태롭고 불안하고 혹 미묘해서 (道心을) 보기가 어려우니라.

: 뿐 이

[해설]

대개가 허령이니 지각이라는 것은 모두 태극에서 나와서 하나이겠지만 각각의 몸뚱들이 있으므로 다르다. 형기지사(形氣之私)는 형체와 기질의 사사로움으로 인심(人心)을 가리키는 말이고, 원래 바르게 타고난 성명지정(性命之正)은 근원적인 것으로 도심(道心)을 말한다. 그러나 근원적인 도심은 사사로운 인심에 가려 보기가 쉽지 않다.


이나 人莫不有是形이라 雖上智라도 不能無人心

연이나 인막불유시형이라 고로 수상지라도 불능무인심하

亦莫不有是性이라 雖下愚라도 不能無道心하니

고 역막불유시성이라 고로 수하우라도 불능무도심하니 이

雜於方寸之間하야 而不知所以治之則危者 愈危하고

자 잡어방촌지간하야 이불지소이치지면 즉위자는 유위

微者 愈微하고 而天理之公卒無以勝夫人欲之私矣라.

미자 유미하고 이천리지공이 졸무이승부인욕지사의라.

그러나 사람이 이 형체를 두지 않음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비록 상지(성현)라도 능히 인심이 없지 아니하고 또한 이 성품(성명지정 ; 도심)을 두지 않음이 없느니라. 그런고로 비록 아래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능히 도심이 없지 아니하니 두 가지가 한 치 사이에 섞여 있으면서 써 다스리는 바를 알지 못하면 곧 위태로운 자는 더욱 위태로워지고 미미한 자는 더욱 미미해져 천리의 공변됨이 마침내 써 무릇 인욕의 사사로움을 이기지 못하느니라.

: 더욱 유 : 마침내 졸

[해설]

성현도 형체를 타고 났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이 있고 우매한 사람이라도 성품을 타고 났기에 도심이 있다. 그러면 성인이냐 우매한 사람이냐 하는 것은 한 치의 차밖에 되지 않는다. 인심을 잘 다스리면 성인이 될 수 있고, 도심을 타고 났더라도 잘 다스리지 못하면 우매해진다. 천리의 공변된 가운데서 사람이 나왔음에도 사람들 스스로가 인욕의 사사로움을 이기지 못하면 도심이 미미해져 위태로워진다.


精則察夫二者之間而不雜也이오 一則守其本心之正而不離也

정즉찰부이자지간이부잡야이오 일즉수기본심지정이부리야

이니 從事於斯하야 無小間斷하야 必使道心으로 常爲一身

이니 종사어사하야 무소간단하야 필사도심으로 상위일신

之主하고 而人心每聽命焉則危者 하고 微者

지주하고 이인심이 매청명언즉위자는 안하고 미자는 저하

而動靜云爲 自無過不及之差矣리라.

야 이동정운위이 자무과불급지차의리라.

정은 즉 무릇 두 가지 사이에서 잘 관찰하여 섞이지 않는 것이고 한결 같이 하면 그 본심을 바르게 지켜 떠나지 아니하니 일을 이에 따라 해서 조금도 간단이 없어서 반드시 도심으로 하여금 한 몸의 주장을 삼고 인심이 매양 명(천명)을 들으면 위태로운 자는 편안해지고 미미한 자는 밖으로 (크게) 나타나서 움직이고(動) 고요하고(靜) 말하고(云) 행동하는(爲) 것이 스스로 지나치거나 미치지 못하는 차이가 없느니라.

[해설]

정일(精一) 곧 유정유일(惟靜惟一)을 가지고 설명한 글로, 인심과 도심을 잘 닦아야 도심 속에 인심이 함부로 파고들지 못함을 설명하고 있다. 천명에 항상 귀 기울이면 인심이 도심을 넘지 못해 편안해지고, 도심은 더욱 확연해져 일동일정 하나하나와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도심으로써 움직여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夫堯舜禹天下之大聖也시고 以天下相傳天下之大事

부요순우는 천하지대성야이시고 이천하상전은 천하지대사

시니 以天下之大聖으로 行天下之大事하샤대 而其授受

야이시니 이천하지대성으로 행천하지대사하샤대 이기수수

之際丁寧告戒 不過如此하시니 則天下之理 豈有以

지제에 정녕고계이 불과여차하시니 즉천하지리이 기유이

加於此哉리오.

가어차재리오.

무릇 요임금 순임금 우임금은 천하의 큰 성인이시고 천하로써 서로 전하는 것은 천하의 큰일이시니 천하의 대성으로서 천하의 큰일을 행하시되 그 전수하고 전수받는 즈음에 분명히 가르치고 경계하심이 이와 같은 데서 넘지 않으시니 즉 천하의 이치가 어찌 써 이(윤집궐중 유정유일)에 더함이 있으리오.

: 즈음 제 (사이 제. 두 사물의 중간. 교제 등)


自是以來聖聖相承하시니 若成湯文武之爲君皐陶

자시이래로 성성이 상승하시니 약성탕문무지위군과 고요

伊傅周召之爲臣旣皆以此而接夫道統之傳하시고 若吾夫

이전주소지위신이 기개이차이접부도통지전하시고 약오부

則雖不得其位시나 而所以繼往聖開來學하시니 其功

자는 즉수부득기위시나 이소이계왕성개래학하시니 기공이

反有賢於堯舜者시니라.

반유현어요순자시니라.

이로부터 써 옴으로 성인과 성인이 서로 계승하시니 성탕문무 같은 인군과 고요 이부 주소 같은 신하가 이미 다 이로써 무릇 도통의 전함을 접하시고 그러나 우리 부자(공자)같으신 이는 비록 그 위(천자)는 얻지 못하셨으나 지나간 성인을 이으시고 후학들을 열어주셔서 그 공이 도리어 요임금 순임금보다 나으셨느니라.

; 언덕 고 : 사람 이름 요(질그릇 도) : 스승 부

[해설]

요임금과 순임금과 하나라를 세운 우임금으로 이어지는 윤집궐중과 유정유일의 도로써 정치를 이어간 인군으로는 은나라를 세운 탕 임금(흔히 成湯이라고도 부른다.)과 주나라를 세운 문왕과 무왕이 있으며, 신하로는 순임금을 도와 공평무사한 법치를 실현한 고요와 은나라 탕 임금 때의 신하인 이윤(伊尹)과 고종의 신하인 부열(傅說), 그리고 주나라를 세운 무왕의 아우인 주공과 소공이라는 성인들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왕의 자리에 오르지 못해 정치를 하지 않았지만 앞서간 성인들을 이으시고 뒤에 올 후학들을 위해 크게 학문을 연(繼往聖開來學) 이는 공자이시다. 계왕성개래학을 한 공자야말로 오히려 요순보다 나음을 주자는 강조하고 있다.


이나 當是時하야 見而知之者惟顔氏曾氏之傳得其

연이나 당시시하야 견이지지자는 유안씨증씨지전이 득기

하시고 及曾氏之再傳하야 而復得夫子之孫子思하니 則去

종하시고 급증씨지재전하야 이부득부자지손자사하니 즉거

遠而異端起矣

성이 원이이단이 기의니라.

그러나 이때를 당해서 보고 아는 자는 오직 안 씨와 증 씨의 전함이 그 종(높음)을 얻으시고 증 씨의 두 번 전함에 미처 다시 공자의 손자 자사를 얻으시니 곧 앞서 가신 성인이 멀어지고 이단이 일어났느니라.

[해설]

자사가 중용을 왜 지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견이지지(見而知之)란 선생의 하는 일동일정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배우는 것을 말하는데 이렇게 한 공자의 3천 제자 중 72인을 신통귀재(神通鬼才)라 하고 그중 수제자는 안자와 증자가 그 종을 얻었다. 하지만 안자(顔回)는 32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돌아가시어 스승인 공자를 매우 애통하게 했다. 그리하여 증자가 공자가 돌아가신 뒤 그 도를 전한 증자를 일컬어 재전제자(再傳弟子)라 한다. 공자가 증자를 얻듯이 증자 역시 자사를 얻었다. 하지만 공자가 돌아가시고 오랜 세월이 흐르자 여기저기서 이단이 일어나기 시작했음을 말하고 있다.


子思懼夫兪久而愈失其眞也하샤 於是推本堯舜以來相

자사가 구부유구이유실기진야하샤 어시에 추본요순이래상

傳之意하시고 質以平日所聞父師之言하사 更互演繹하야

전지의하시고 질이평일소문부사지언하사 경호연역하야 작

爲此書하야 以詔後之學者하시니 蓋其憂之也이라

위차서하야 이소후지학자하시니 개기우지야는 심이라 고

其言之也하고 其慮之也이라 其說之也

로 기어지야는 절하고 기려지야는 원이라 고로 기설지야

하니 其曰天命率性則道心之謂也ㅣ오 其曰擇善固

는 상하니 기왈천명솔성은 즉도심지위야리오 기왈택선고

則精一之謂也ㅣ오 其曰君子時中則執中之謂也ㅣ라

집은 즉정일지위야이오 기왈군자시중은 즉집중지위야니라

자사가 무릇 더욱 오래됨에 더욱 그 참을 잃을까봐 두려워하셔서 이에 요순으로써 옴으로 서로 전한 뜻을 미루어 근본으로 하시고 평일에 들은 바 아버지와 스승의 말씀을 바탕으로 하셔서 다시 서로 넓히고 이어서 이 글(중용)을 지어 만들어서 뒤의 학자에게 가르쳐 주시니 대개 그 근심하심이 깊었느니라. 그러므로 그 말이 간절하고 그 염려하심이 머니라(멀리까지 미침이라). 그러므로 그 설명이 상세하니 그 말한 천명 솔성은 곧 도심을 이름 이오 그 말한 택선고집(착한 것을 가려 굳게 잡으라 한 것)은 한결같이 함을 이름 이오 그 말한 군자시중(군자는 늘 때로 중을 한다)은 그 중을 잡음을 이름이라.

演; 넓힐 연 이을 역 : 가릴 택

[해설]

자사가 세월이 오래가면 오래갈수록 이단은 더욱 많아지고 도의 참됨을 잃을까봐 중용을 지었는데 요임금과 순임금을 근본으로 하여 평상시 아버지(공리, 孔鯉)와 스승에게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넓게 펼치고 서로 이어(演繹) 후학들에게 일깨워주었다. 그 중요한 내용이 천명솔성(天命率性)과 택선고집(擇善固執), 군자시중(君子時中)임을 주자는 들고 있다.


世之相後千有餘年이로대 而其言之不異如合符節이라

세지상후이 천유여년이로대 이기언지불이니 여합부절이라

歷選前聖之書하야 所以提挈綱維하며 開示蘊奧未有若是

역선전성지서하야 소이제설강유하며 개시온오이 미유약시

之明且盡者也ㅣ라. 

지명차진자야니라.

세대의 서로 뒤함이 천년을 넘었으되 그 말이 서로 다르지 않고 여합부절이라. 일일이 앞선 성인의 글을 가려 보건대 써한 바 벼리를 끌고 당겨서 온오함(깊이 쌓인 것)을 보여주니 이와 같이 밝고 또 다함이 이보다 더함이 있겠는가.

: 끌 제 : 이끌 설 : 벼리 강 : 벼리 유 : 쌓일 온 : 깊을 오

[해설]

세대란 늘 뒤로 이어지므로 세지상후(世之相後)로 표현했다. 공자(기원전 552년~기원전 479) 이후 주자(1130~1200)까지는 천여 년이 넘었음에도 그 말씀은 그때나 지금이나(주자가 살던 시대) 병가(兵家)의 부절처럼 이치에 잘 맞음(如合符節)을 주자는 확인하고 있다. 그리하여 주자가 앞선 성인들을 글을 가려 뽑아서 보건데 모두가 사람들이 사는 벼리를 끌어당겨서 그 속에 깊이 쌓인 도덕적 진리를 보여주고 있으니 이 중용보다 더한 글이 어디 있겠는가 하고 감탄하고 있다.


自是而又再傳以得孟氏하야 爲能推明是書하야 以承先聖之

자시이우재전이득맹씨하야 위능추명시서하야 이승선성지

이러시니 及其沒而遂失其傳焉하니 則吾道之所寄不越

통이러시니 급기몰이수실기전언하니 즉오도지소기이 부월

乎言語文字之間하고 而異端之說日新月盛하야 以至於老

호언어문자지간하고 이이단지설이 일신월성하야 이지어로

佛之道하야 則彌近理而大亂眞矣ㅣ라.

불지도이 출하야 즉미근리이대란진의니라.

이로부터 또 두 번 전해 맹자를 얻어 능히 이 글(중용)을 미루어 밝혀서 먼저 성인의 법통을 이으시더니 맹자가 돌아가심에 이르러 드디어 그 전함을 잃으니 즉 우리 도(공자의 도)의 부친 바가 언어 문자 사이를 넘지 못하고 이단의 말이 날로 새롭고 달로 성해서 노자 부처의 도가 모두 나오는데 이르러서는 더욱이 이치에 가까우면서 참을 어지럽히느라.

: 부칠 기 : 더욱 미


[해설]

비록 견이지지와 재전제자는 아니지만 자사가 맹자를 얻어 앞선 성인들의 도를 이었지만 돌아가시고 난 뒤에는 그 도가 전해지지 못했다. 자사의 문하생에게 배웠다는 맹자의 출생년도는 정확하지 않으나 전국시대 때의 인물로 공자의 도를 충실히 계승하여 『맹자』를 썼다. 하지만 맹자 사후 글을 배워 유식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글 잘 짓고 말은 잘하지만 실천에 옮기지 않고 이단만이 날로 성해짐을 설명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이단으로 노장사상과 불교를 들고 있는데 현실의 인륜도덕은 없어지고 사이비만이 판을 치고 있음을 주자는 한탄하고 있다.


然而尙幸此書之不泯이라 程夫子兄弟者하샤

연이상행차서지불민이라 고로 정부자형제자이 출하샤 득

有所考하야 以續夫千載不傳之緖하시고 得有所據하야 以斥

유소고하야 이속부천재부전지서하시고 득유소거하야 이척

夫二家似是之非하시니 蓋子思之功於是爲大而微程夫

부이가사시지비하시니 개자사지공이 어시위대요 이미정부

則亦莫能因其語而得其心也ㅣ리라.

자면 즉역막능인기어이득기심야이리라.

그런데 오히려 다행히도 이 글(중용)이 없어지지 않음이라. 그러므로 정명도 정이천 두 형제분이 나오셔서 상고하는 바를 얻어서 무릇 천년 동안을 전하지 못했던 단서를 이음으로써 근거하는 바를 얻어서 써 무릇 두 집(노불)의 옳은 것 같으면서도 그른 것을 배척하시니 대개 자사의 공이 이에 크고 정 선생 형제분이 아니면 즉 또한 능히 그 말로 인하여 그 마음을 얻지 못하리라.

: 망할 민 : 해 재 : 아닐 미

[해설]

정부자(程夫子)라 함은 북송시대를 살았던 정이(程頤, 1033~1107, 伊川先生이라 불림)와 그의 형인 정호(程顥, 1032~1085, 明道先生이라고도 불림)를 높여 일컫는 말로 흔히 이정(二程)이라 부른다. 주돈이(周敦頤 : 호는 濂溪)의 제자로 정부자의 학설은 주자에게 이어져 주자학을 정주학(程朱學)이라고도 한다. 자사에게로 이어진 성인의 도가 천여년이 지난 뒤에야 정부자 형제분에게로 다시 이어짐을 밝혔다.


惜乎ㅣ라 其所以爲說者不傳而凡石氏之所輯錄僅出於

석호니라 기소이위설자가 부전이범석씨지소집록이 근출어

其門人之所記하니 是以大義雖明而微言未析하고

기문인지소기하니 시이로 대의는 수명이미언이 미석하고

至其門人之所自爲說하야는 則雖頗詳盡而多所發明이나

지기문인지소자위설하야는 즉수파상진이다소발명이나 연

이나 倍其師說而淫於老佛者亦有之矣ㅣ라.

이나 패기사설이음어노불자니 역유지의리라.

아 아깝도다. 그 설명한 바가 전하지 못하고 무릇 석씨가 모아서 기록한 바가 겨우 그 문인의 기록한 바에서 나왔으니 이로써 큰 뜻은 비록 밝으나 은미한 말이 따개지지 못하고 그 문인이 스스로 말을 한 곳에 이르러서는 즉 비록 자못 자세하고 다해서 발명한 바가 많으나 그러나 그 스승의 말씀을 거스르고 노불에 빠진 자가 또한 있느니라.

: 모을 집 : 거스를 패 : 빠질 음 ; 자못,치우치다 파

[해설]

주자는 정부자 두 형제분보다 백여년 뒤의 사람으로 그 사이 정씨 형제의 도가 석씨(이름은 돈으로, 정확한 이력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다)에게 전해졌지만 그 문인들이 스승의 말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 도가와 불가의 가르침과 서로 뒤섞여 전해짐을 주자는 한탄하고 있다.


熹自蚤歲卽嘗受讀而竊疑之하야 沈潛反復蓋亦有年

희자조세로 즉상수독이절의지하야 침잠반복이 개역유년이

러니 一旦恍然하야 似有得其要領者

러니 일단에 황연하야 사유득기요령자나

내(熹 : 주자의 이름)가 일찍부터 이 글(중용)을 읽다보니 그윽이 의심하여 푹 잠겨 반복함이 대개 몇 해가 되던 하루아침에 황홀해져 그 요령을 얻었느니라.

: 일찍 조 : 그윽할 절 : 잠길 침 : 잠길 잠


然後乃敢會衆說而折其衷하야 旣爲定著章句一篇하야

연후에 내감회중설이절기충하야 기위정저장구일편하야 이

俟後之君子하고 而一二同志復取石氏書하야 刪其繁亂

사후지군자하고 이일이동지로 부취석씨서하야 산기번란하

名以輯略하고 且記所嘗論辨取舍之意하야 別爲或問하야

야 명이집략하고 차기소상론변취사지의하야 별위혹문하야

以附其後하니 然後此書之旨支分節解하야 脉絡貫通

이부기후하니 연후에 차서지지이 지분절해하야 맥락관통

하며 詳略相因하고 巨細畢擧하야 而凡諸說之同異得失

하며 상략상인하고 거세필거하야 이범제설지동이득실이

亦得以曲暢旁通하야 而各極其趣하니 雖於道統之傳不敢

역득이곡창방통하야 이각극기취하니 수어도통지전에 불감

妄議이나 初學之士或有取焉이면 則亦庶乎行遠升

망의나 연이나 초학지사가 혹유취언이면 즉역서호행원승

高之一助云爾라.

고지일조운이라.

그런 뒤에 이에 감히 중설을 모으고 그 가운데를 끊어서(절충) 이 ‘장구’라는 한 편을 지어서 뒤에 군자를 기다리고 뜻이 같은 한 두 사람으로 하여금 다시 석씨의 글을 취해서 번거롭고 어지러운 것을 깎아내어 간결하게 하여 ‘집략’이라 하고 또한 일찍부터 논란하고 변론한 것을 취사하여 뜻을 다 기록하여 분별하여 ‘혹문’을 만들고 그 말미에 붙여놓으니 그런 후에 이 책의 큰 뜻이 나눠지고 마디가 풀리었으며(支分節解) 맥이 이어지고(脉絡貫通) 자세하고 간략함이 서로 인해서 크고 작은 것이 다 들어져 무릇 저 설명의 같고 다름, 얻음과 잃음이 또한 얻어 써 곡진히 펴고 두루 통(曲暢旁通)하야 각각의 취지를 극하게 하니 비록 도통의 전함에 있어 감히 망령되이 의논을 못하지만 그러나 처음 공부하는 이가 또한 취할 바가 있다면 곧 또한 행원승고(먼 길을 가고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하는 공부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리라.

: 맥 맥, 脈과 같음 : 다시 부

[해설]

주자가 장구본을 짓고 집략과 혹문을 쓴 뜻을 상세히 서술해 놓은 글이다.


淳熙 己酉 春三月 戊申 新安 朱熹하노라

순희 기유년 춘삼월 무신일에 신안 주희는 서하노라.

[해설]

순희는 남송 효종(孝宗)의 연호이며 신안은 주자가 살던 지명이다. 기유년은 주자가 60세 되던 해이니까 1189년 3월 무신일 즉 3월 18일에 서문을 쓴 것으로 대학장구서와 불과 1개월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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